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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났다. 정시 논술을 준비할 시간은 채 두 달이 되지 않는다. 통합논술은 수험생의 사고력을 측정한다. 하지만 사고력이 불과 두 달 만에 비약적으로 신장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해도 수험생들은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최선의 준비는 역시 더 많이 써보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써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아래 소개하는 8가지 준비방법들은 서로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방법만 실행에 옮겨서는 효과를 볼 수가 없다. 남은 기간을 고려해 8가지 방법들을 얼마나 또는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전적으로 학생들 각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이다.
1.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이 실제 논술고사와 같은 시험을 경험하라
실전 같은 연습만큼 좋은 것은 없다. 써보면 써볼수록 느는 것이 글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흔히 글이 손끝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이 모의 논술시험에 응시해볼 것을 권한다. 다만 출제유형은 물론이고 시험시간이나 답안지의 형태 등의 사소한 것까지 가급적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서 실시하는 논술고사와 유사한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혼자서 판단하기 힘들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라. 첨삭지도를 받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시험만 치르고 첨삭을 받지 못하면 모의 논술시험을 보는 의미가 없다. 물론 남은 기간 동안 매일 모의논술시험을 보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이 몇 번이나 모의 논술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지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 그 다음 그 일정에 맞추어 그 밖의 방법들의 실행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첨삭을 받은 후 반드시 다시 써보고 처음 쓴 답안과 비교해 보라
너무 당연한 것인데도 또 가장 지켜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첨삭을 받은 후 다시 쓰는 과정이다. 첨삭을 받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논술실력이 생각만큼 늘지 않았던 이유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첨삭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잘 썼는지 못썼는지를 평가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또한 자신의 글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이해했다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써야겠다고 결심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의식적으로 계속 떠올리면서 온 신경을 집중해서 답안을 다시 작성해보라. 그 다음 처음 썼던 답안과 다시 쓴 답안을 반드시 비교해보아야 한다. 만일 의식하지 않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그제야 비로소 자신의 문제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다. 실패에서 더 많이 배운다는 말은 진리에 가깝다.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는 것이 새로운 문제를 푸는 것보다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다.
3. 교과서는 통합논술을 준비하는 가장 안전하고 좋은 재료이다
통합논술에서 교과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많은 대학들이 교과서의 지문을 제시문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통합논술의 논제들이 고교교육과정 내에서 학생들이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할 가치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들과 원리들을 교과서에 설명된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교과서의 ‘학습활동 문제’나 ‘생각해볼 문제’는 통합논술을 준비하기에 더 없이 좋다. 이 문제들은 학생들 스스로 교과과정에서 배운 내용들을 심화 또는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문제들이다. 보통 ‘의견을 구술해보자’, ‘반론을 서술해보자’, ‘입장을 정리해보자’ 등과 같이 표현되는데, 통합논술의 논제에서 요구하는 것들과 상당히 유사하다. 교과서 지문의 활용 비중이 높은 대학들은 교과서를 바탕으로 준비하면 짧은 시간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4. 주요대학 모의 논술고사 모범답안보다 더 나은 답안을 작성하려고 시도하라
이전의 논술고사 기출 문항들과 통합논술 문항들은 문항을 구성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의 기출 문제들을 살펴보는 것보다는 올해 치러진 모의 논술고사 문항들을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보는 것이 좋다.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한 주요 대학들의 계열별 출제경향이 상당히 유사해졌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대학의 모의 논술고사 문항들을 다시 풀어보기를 권한다. 고려대, 동국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의 경우처럼 논제의 유형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경우라 하더라도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의 모의 논술고사 문항만으로는 통합논술 논제 유형에 익숙해지기에는 다소 부족하다.이때 대학들이 발표한 모범 답안과 평가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모범 답안보다 더 나은 답안을 작성하려고 시도해보라. 모범 답안은 최선의 답안이 아니다.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 이상의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5. 모의 논술고사 문항들 중에서 평가 결과의 편차가 큰 문항들에 주목하라
올해 치러진 모의 논술고사 문제를 살펴보다 보면, 주요 대학들 중에는 문항별로 평가 결과와 최고점과 최저점, 표준편차 등을 함께 공개한 대학들이 있다. 여기서 평가점수의 편차가 큰 문항들에 주목해야 한다. 2008학년도 논술고사는 변별력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런데 답안의 편차가 크다는 것은 곧 그만큼 변별력이 있는 문항이라는 뜻이다. 특히 자연계열에서 몇몇 대학의 문제들 중에 말 그대로 극과 극의 평가 결과를 보인 문제들이 있었다. 어떤 종류의 문항들에서 평가 결과의 차이가 크게 나는지를 살펴보고, 자신이라면 어떻게 답했을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2008학년도 논술고사는 이런 종류의 문항들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이 크다.
6. 교과서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슈들을 따로 정리하라
통합논술에서는 교과지식의 현실적용 능력이 중요하다.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주제보다 구체적이고 시사적인 주제를 선호한다. 교과과정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활용해서, 현실적인 문제해결 능력과 대안제시 능력을 평가한다. 자연계열 논술고사에서도 익숙한 자연현상이나 원리들이 소재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교과과정에서 배운 기본 원리 및 개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문제해결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의도이다.
이런 경우에는 교과서의 주제와 시사적인 이슈가 결합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따라서 지난 몇 년 간 우리 사회에서 이슈로 떠올랐던 사안이나 사건들을 정리해보고, 그 중에서 특히 교과과정에 나오는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슈들을 따로 추려 이를 다시 심도 있게 살펴봐야 한다. 신문기사의 경우는, 여러 가지 신문들의 논조나 사실을 전달하는 방식 등을 비교해 관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짧게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이때 통계자료 등 이슈와 관련된 시각자료들을 모아 하나의 관점에서 자료들을 꼼꼼히 분석해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7. 대학별 빈출 주제로 출제될 논제를 예상해보라
빈출 주제는 논술 문항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주제를 말한다. 논술고사가 대학별로 실시되는 시험이기 때문에 문항 속에 대학의 특성과 고유한 관점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이전에 비해 통합논술에서는 대학별 특성이 다소 줄어든 편이지만, 여전히 대학별 빈출 주제를 살펴보는 것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빈출 주제는 논제를 예상하는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한국외대는 대학의 특성을 반영해 개방화 시대의 민족문화의 주체성과 특수성, 국제 관계나 문화적 상대성 등을 주제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이슈들 중에서 예의 빈출 주제와 관련된 이슈들을 추려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게 추려낸 이슈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보고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준비가 된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논제의 범위만 줄여도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서강대, 이화여대, 부산대 등의 대학들이 비교적 역대 논술고사와 유사한 주제를 선택하고 있으며, 교육대의 경우도 대학의 특성이 반영된 주제를 선택하는 편이다. 대학별 빈출 주제에 대해서는 자료가 풍부한 편이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서 주로 다루는 빈출 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이슈를 정리하거나 교과서와 연계해 논술을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8. 모의 논술시험 문항과 관련된 배경 지식을 쌓아라
통합논술에서는 확실히 배경지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문제해결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지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주어진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배경지식에 의존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풍부한 배경지식은 문제될 게 없다. 일단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독서목록을 만들어 따로 책을 읽는 방법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그보다는 모의 논술시험을 보고 난 다음 문항에 등장한 개념, 원리, 인물, 사건 등에 대해서 조금 더 찾아보는 방법으로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더 낫다. 모의 논술시험은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의 출제경향을 이미 반영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렇게 얻은 배경지식 또한 상당히 유용한 것일 수 있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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