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내달12일까지 진학지도''깜깜''채점 결과 발표일 앞당겨 수험생 불안 덜어

설경. 2007. 11. 22. 14:11

수능등급제 시행으로 진학지도가 어려워지면서 수험생들이 지원할 대학조차 정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등급제에서는 성적을 점수가 아닌 등급으로만 매겨 특정 1∼2개 영역에서 점수가 낮은 학생이 전체적인 등급은 더 높아지는 불합리한 상황이 초래되는 등 섣불리 자신의 위치를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1일 일선 고교와 학원 등에 따르면 등급별 커트라인 등의 추출이 불가능한 학교 현장에서 진학지도를 사실상 할 수 없게 되면서 진학상담을 위해 학원을 찾는 수험생이 급증하고 있다. 또 논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값비싼 논술 과외에 ‘올인’하는 사교육 의존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채점 결과 발표일 앞당겨 수험생 불안 덜어줘야=채점 결과 발표일이 다음달 12일이어서 수험생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새로 도입된 등급제로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 채점 발표일까지 거의 한 달을 기다려야 해 그동안 ‘맹탕’ 입시전략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을 치른 재수생 김효원(19)양은 “수능등급제로 바뀌면서 어느 대학을 지원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며 “일단 확실한 성적이 나와 봐야 지원 전략을 짤 수 있는 만큼 올해는 성적발표일을 좀 앞당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능등급제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했지만 오히려 증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교 현장에서는 수능등급별 커트라인 등 진학지도를 위한 기본적인 자료조차 없어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사설학원을 찾아 입시컨설팅을 받는 수험생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논술학원에는 수험생들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입시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수능 영향력 약화 위한 등급제 ‘역효과’=교육인적자원부는 수능을 등급제로 전환함으로써 입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낮추고 내신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했다.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해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이 같은 의도와는 달리 대학에서는 등급제 내신의 변별력을 담보하기 위해 수능의 반영영역을 더 늘리고 일부 인원을 수능성적으로만 선발하는 등 오히려 수능의 영향력을 높였다.

교육부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청솔학원 학력평가연구소 오종운 소장은 “평가나 교육 측면으로 볼 때 1점이라도 많이 받은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성적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방식이 상식인데, 등급제 하에서는 영역별 점수 합계가 높아도 등급이 떨어지는 경우가 10명 중 3명꼴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매우 불합리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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