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돌파했다. 이날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급등세가 다소 수그러져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28.30원 오른 1188.80원으로 마감됐다. 은행 외환딜러들 사이에 “최소한 외환딜링룸에는 외환 위기가 다시 온 것 같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라고 하니, 시장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장 초반만 해도 미국 정부와 의회가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타던 주가도 환율 폭등으로 인해 급락세로 돌아섰다.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평온한 날이 하루도 없을 만큼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금 경색으로 돈줄이 막히면서 시중금리가 연일 뛰어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엇보다 빚이 많은 가계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벌써 연 10%대를 육박하고 있다. 은행 돈을 빌려 집을 사둔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려한 대로 금융불안이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지는 징조도 뚜렷하다. 전경련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한 결과 경기전망이 84.9로 기준치 100을 훨씬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뜻이다. 통화옵션상품인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환율 폭등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데에도 숨이 찰 지경이다.
그러나 금융불안 사태를 대하는 정부 태도는 안일하기 짝이 없다. 외환시장이 요동친 어제 오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했다.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 장관의 행보치고는 한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금융불안은 전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오로지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만 매달리고 있다. 정부는 엊그제도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을 적용하는 시점을 내년 초에서 10월 초로 앞당기는 조치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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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평온한 날이 하루도 없을 만큼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자금 경색으로 돈줄이 막히면서 시중금리가 연일 뛰어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무엇보다 빚이 많은 가계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벌써 연 10%대를 육박하고 있다. 은행 돈을 빌려 집을 사둔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려한 대로 금융불안이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지는 징조도 뚜렷하다. 전경련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한 결과 경기전망이 84.9로 기준치 100을 훨씬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뜻이다. 통화옵션상품인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환율 폭등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데에도 숨이 찰 지경이다.
그러나 금융불안 사태를 대하는 정부 태도는 안일하기 짝이 없다. 외환시장이 요동친 어제 오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했다.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 장관의 행보치고는 한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금융불안은 전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오로지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만 매달리고 있다. 정부는 엊그제도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을 적용하는 시점을 내년 초에서 10월 초로 앞당기는 조치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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