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2009학년도 대입 통합교과형 논술 특징과 대비전략

설경. 2008. 10. 9. 11:11


[동아일보]

① 통합교과형 논술의 특징

② 통합교과형 논술의 대비책

《2009학년도 입시에서도 논술은 여전히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2009학년도는 입시를 대학의 자율에 맡긴 첫해이기 때문에 기존

논술 가이드라인은 폐지되고 대학별로 다양한 출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대입 수험생은 논술고사의 변화 방향을 예측하고 2008학년도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대학별 출제 경향을 살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 》

지원할 대학의 빈출주제 정리 → 맞춤형 쓰기 연습!

■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전략

논술이 처음 도입됐을 때는 관련 지식을 이해하고 암기하여 긴 호흡의 ‘통글’로 된 답안을 써내야 했다. 요즘 논술은 요약형, 비교 분석형, 자료 해석형, 찬반토론형, 견해 제시형, 대안제시형, 평가형 등 여러 가지 논제의 스타일에 맞춰 쓰는 통합교과형 논술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일면 복잡해 보이지만 크게 개념과 이해, 적용과 대안이라는 논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즉, 지식을 습득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보다는 제시문 속에 주어진 정보를 수험생이 어떻게 이해하고 재구성하여 자신의 의견을 일관된 논지로 펼치는가를 보는 것이다.

제시문의 주제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다름 아닌 학교에서 매일 공부하는 교과서다. 제시문은 자체가 교과서의 지문은 아니지만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은 이미 교과서에서 배운 적이 있는 것들이다. 학교 공부와 논술은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논술을 위해 교과서를 정독할 필요는 없다. 다만 교과서가 논술의 기본이라는 점은 기억하자. 교과 성적이 좋은 학생이라면 이미 논술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은 충분히 익혀 둔 셈이다. 이제는 기존에 공부한 교과서 단원을 가벼운 마음으로 음미하며 교과서 밖의 자료와 어떻게 연관시키고 적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교과서에서 학습한 개념을 적용할 만한 교과서 밖 지문에는 무엇이 있을까. 최근 논술에는 문학, 비문학, 미술, 영화, 통계 등 다양한 장르의 제시문이 출제되고 있다. 이 모든 제시문의 형태를 모두 아우르며 공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시문의 형태에 집착하기보다는 내용, 출제 교수가 제시문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집중해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자료를 골라 글을 써보는 것이 좋다.

아래는 논술에 출제될 만한 주제들이다. 모든 주제를 다 공부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기출문제를 살펴서 자주 출제되는 분야의 주제는 미리 연습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취약한 주제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고 관련된 논제로 글을 써보자.

각 대학이 발표하는 모의논술 문제와 채점평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주제가 예측할 수 있는 한도에서 선정됨을 알 수 있다. 미처 논술 준비를 하지 못해 배경지식이 빈약한 수험생이라도 남은 기간 동안 연습한다면 논술이 마냥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논제에서 묻는 핵심을 잘 파악해서 충실하게 답안을 작성한다면 논술 고득점이 결코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

■ 통합교과형 논술 어떤 논제를 준비할까?

【1】 고전

동서양 고전은 오랜 세월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으로, 각 대학이 즐겨 제시문에 출제하고 있다. 플라톤의 ‘국가론’, 밀의 ‘자유론’과 다윈의 ‘종의 기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전을 모두 섭렵할 수는 없겠지만, 논술 필독서로 꼽힌 고전은 어느 정도 내용을 접해두는 것이 좋다.

【2】 철학적 논제

철학적 논제는 그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워서 수험생의 사고력과 학습량을 가늠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제된다. 찬반이 극명히 갈리는 시사 문제에 비해 수험생의 사고의 깊이를 측정하기에 좋아서다. 철학적 논제는 어려운 주제라도 질문 자체는 보편적인 내용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문제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제의 깊이에 지레 겁먹지 말고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써 내려가면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3】 세계화

세계화는 매년 ‘올해 출제될 논제’로 손꼽히는 주제 중 하나다. 그러나 시험에 자주 출제된 주제는 아니다. 세계화는 현재도 진행 중인 현상으로, 활발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안이다. 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주제이기도 하다. 세계화와 민족주의, 세계화와 자유무역협정(FTA), 세계화와 인권 문제, 세계화와 환경 문제 등 세계화에 연관된 주제는 찾으려면 끝도 없이 많다. 이 논제와 관련해서 참고할 만한 필독서는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다. 같은 저자가 쓴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도 읽어볼 만하다.

【4】 정보화 사회

현재의 우리를 가장 잘 규정할 수 있는 주제 중 하나다. 개인정보 유출에 관련된 법적 문제, 지적 재산권 문제, 인권 문제, 지식격차, ‘구글’과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집단지성, 인간소외 문제 등 현대 사회에서 새로이 발견되는 다양한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5】 현대 사회의 합리성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정보가 국경 없이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현대 사회는 그 어느 시대보다 합리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사회 시스템의 이면에는 과학기술주의, 인간소외, 배금주의, 외모 지상주의 등 개인과 사회의 비합리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비합리성은 현대 사회가 과연 합리적인가라는 중대한 의문을 던지게 만든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과연 인간의 행복에 일방적으로 기여만 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6】 사회 갈등의 해결

민주 대 반민주의 단순한 갈등 구조는 이미 오래전 일이 됐다. 현대 사회에서는 다원주의에서 기인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갈등의 해결을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갈등 구조를 이해하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구성원 간 갈등이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 갈등을 관통하는 원리는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자유와 평등의 우선가치, 성장·분배 정책의 장단점 등은 꼭 챙겨봐야 할 주제다. 최근 쇠고기 수입 문제를 둘러싼 사회 갈등과 그 해법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7】 사회 정의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정치 변화와 함께, ‘읽어버린 10년’을 주장해온 보수 세력이 다시 정권을 잡은 2008년의 정치 지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어떤 사회적 의제가 형성되고 있으며 과연 올바른 사회 정의가 실현되고 있는지 시사 뉴스를 중심으로 돌아봐야 한다.

【8】 대중문화

수험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다. 대중문화의 의미와 영향, 미디어의 변화와 발전 등이 논제로 던져질 수 있다. 대중문화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고찰하는 논제도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9】 다양성과 다문화 사회

한국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단일민족국가’라는 인식이 지나치게 강해서 유엔 차별철폐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은 적이 있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초중고교의 교과서에는 ‘우리나라는 자랑스러운 단일민족국가’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외국인 근로자나 외국인 유학생이 부쩍 늘어나고 국제결혼으로 다문화 가정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젠 ‘단일민족국가’라는 정체성을 주장하기가 어려워졌다. 또 한국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려가 미흡한 편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도 논술에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세계화 시대의 민족주의 문제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이정선 엘림에듀 평가연구원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