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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 교과서 / 14. 이유 파악
■ 기출문제 유형 1 - 고려대 2008 모의 [난이도 수준-중2~고1]
※ 아래의 제시문들을 참고하여 1970년 이후 전력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와 의미를 사회변동과 관련시켜 논술하시오.
(가) (전략) 현대의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오히려 풍요로움이 상실되었으며 그 잃어버린 풍요로움은 생산성을 한없이 증대해도 새로운 생산력의 고삐를 풀어도 다시 찾아질 수 없다. 풍요로움과 부는 사회조직 안에서 구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회조직과 사회관계가 완전히 변화되어야만 생겨날 수 있다. 우리가 시장경제를 넘어 아낌없는 낭비로 돌아갈 날이 있을까? 우리에게는 낭비가 아니라 ‘소비’가 있다. 그것은 영구히 지속하는 강요된 소비요 희소성의 쌍둥이 자매다. 원시인들에게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풍요로운 사회를 체험하게 한 것은 그들의 사회적 논리였다. 우리를 호화스러운 빈곤 속에서 살도록 하는 것도 우리 자신의 사회적 논리다.
(나) (전략) 이성의 브레이크를 약간 느슨하게 만들고 감정의 엔진을 한껏 돌리면 구매가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산업화가 먼저 진행된 국가일수록 자본과 지식과 노동력의 더 많은 부분을 오로지 물건을 탐나도록 만드는 데 쓴다. 상품의 세계에서 소비자의 명백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물목의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선 물건에 대한 욕구를 일깨운 다음 소비자가 평생 그 욕구를 위해 지출하도록 만든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욕구를 일깨우는 것이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심지어는 충족시킬 경우 소비자가 해를 입게 되는 욕구조차 만들어진다. 소비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다) 빵집이 다섯 개 있는 동네
(전략)
우리 동네엔 빵집이 다섯
교회가 여섯 미장원이 일곱이다.
사람들은 뛰듯이 걷고
누구나 다 파마를 염색을 하고
상가 입구에선 영생의 전도지를 돌린다.
줄줄이 고기집이 있고
김밥집이 있고
두 집 걸러 빵 냄새가 나서
안 살 수가 없다.
그렇다.
살 수밖에 없다.
(라)
■ 해결 전략
주어진 제시문들의 전체 주제는 ‘소비의 의미와 구조’이다. 4개의 제시문은 각기 현대 경제학에서의 소비에 대한 이해를 비판하는 글, 소비의 조장 내지 조작에 관한 글, 그리고 이와 관련 있는 시 한 편과 에너지 소비 관련 통계적 수치의 추이 변화를 나타내는 도표로 이뤄져 있다.
제시문 (가)에서는 풍요로움과 부는 결국 사회 체제의 논리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소비 행위 자체마저도 교육받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현대 사회의 소비가 인간의 진정한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제사회적 구조를 설명한다.
제시문 (나)에서는 현대사회에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는 실질적인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광고에 의해 형성된 상품의 이미지가 소비를 창출한다는 소비의 왜곡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최정례의 시 ‘빵집이 다섯 개 있는 동네’이다. 이 시는 제시문 (나)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를 전한다. 시에는 대체로 널리 알려진 상표의 빵집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화자가 빵집에 가는 이유인 쿠폰이나 덤, 간판의 크기나 점원의 친절 등은 빵에 대한 필요나 빵 자체의 품질 등의 속성과 무관하다. 상표의 이미지와 판매 전략과 소문 등이 화자로 하여금 그 빵집에 드나들도록 하는 셈이다.
제시문 (라)는 국민총생산, 에너지소비량, 1인당 전력 소비량, 총광고비의 변화추이를 보여주는 도표이다. 도표를 분석하면 국민총생산의 증가가 에너지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성장이라는 사회변동이 국민 1인당 전력소비량을 증가시키는 원인임을 파악해낼 수 있다. 그리고 광고비 지출의 증가 현상이 소비의 증가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추론해낼 수 있다.
■ 자료 검색
새로운 대안, 재제조 산업의 효과
성장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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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적 양극화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 사회 모델은 서구 선진국에서 태동해 전 세계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성장’이라는 개념은 200년 동안 유럽의 경제와 사회 정책에 특징을 부여했다. 경제성장률은 한 사회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것처럼 보인다. 성장이 없으면 복지도 없고, 일자리도 없고, 균형잡힌 예산도 없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성장률은 사라지고 없다.
이제 과거 고도 성장기의 성장률 개념은 신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는 서구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몇년 전부터 각 나라는 한 자릿수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게다가 노령화와 출산율 저하, 빈곤층 확대, 청년실업 증가 문제까지 겪고 있다.
독일의 유명한 사회 연구가 중 한명인 저자는 예리한 분석력으로 모두가 어렴풋이 감지하는 것을 논쟁의 핵심으로 끌어들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유럽의 경제와 사회 정책은 극단적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성장과 복지, 고용이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정의하라고 촉구했다.
유럽과 서구의 성공 모델은 세계화된 21세기에 양적인 성장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우리의 정신적 문화적 물질적 원료를 창의적이고 절약하면서 사용해야 하며 기존 에너지를 좀 더 편명하게, 더 오래 그리고 많은 연대의식을 가지고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구 사회가 미래를 얻고자 한다면 의미 없는 팽창이 아니라 절제와 균형이라는 미덕을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영화를 누렸던 서구 사회는 늙고 배부르고 물질적인 과잉 속에서 살며 정체돼 있다.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세계의 주역이었던 서구가 퇴장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이 책의 저자는 역설했다.
-<전자신문>, 2006년 4월7일치.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지구적 재앙이라 불리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가 소리 없는 녹색전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 환경 선진국에서는 환경규제를 통해 환경 친화적이지 못한 제품의 시장 진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도 생활 속에 친환경을 실천하는 녹색소비자가 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우리 생활로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 해 사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웰빙’과 ‘로하스’ 열풍에도 ‘친환경 상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아직도 ‘건강 상품’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친환경 상품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서, 친환경 상품에 대해 80% 정도가 관심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친환경 상품을 구매하거나 사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59.7%로, 우리나라 국민 열에 여섯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제조 제품의 경우 겨우 1%만이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친환경 상품의 범위에 대한 좁은 시각과 재제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해석된다. 검색 포털에서 ‘친환경 상품’을 검색하면 온갖 유기농 채소와 녹색 포장 생활용품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에서도 이런 우리의 인식을 잘 읽을 수 있다.
재제조는 쓰던 것(중고품)을 단순 세척이나 수리를 통해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이나 용해하여 물질로 재순환시키는 재활용과는 다른 자원 순환 방식이다. 재제조는 사용된 또는 폐기된 제품을 회수하여 비파괴 분리를 통해 물리적 변형을 시키지 않고 그 성능을 원제품의 성능으로 복원시키는 일련의 과정이기에 원재료 및 에너지의 보존율이 매우 높은 효율적인 자원 순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폐자동차 부품을 재가공한 재제조 부품은 신제품 대비 80∼90%의 에너지 및 자원 절감 효과를 가져 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재제조품의 성능은 신제품과 유사한데도 가격은 대부분 신제품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20세기 초반부터 재제조를 시작해 온 미국은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항공기, 선박, 건설 중장비, 소비재, 전자제품, 음향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재제조 산업이 발달되어 환경과 자원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재제조 산업은 그 특성상 공정의 완전 자동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이 드는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부문이다. 미국의 경우 재제조 업체 수가 약 7만곳, 고용인원은 약 48만명으로, 소비재 산업과 비슷한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재제조는 폐제품을 파쇄하고 녹이는 등 물리적·화학적 변형을 통해 물질로 재활용하는 것에 비해, 에너지 및 자원 절감 효과가 월등히 높다.
이렇듯 재제조를 통해 환경·경제적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국민의 인식전환이 수반되지 않으면 산업 활성화를 이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선 소비자들이 재제조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품질인증제도의 활성화와 재제조품에 대한 보증체계를 확립하고, 대국민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극소수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만 재제조 품질인증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하여야만 제도 실시의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재제조 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한 관련 업체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신뢰성이 높아질 때 우리나라의 재제조 산업은 한층 더 도약·발전하는 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때 에너지 절감형 자원순환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영수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소장, <한겨레>, 2008년 9월5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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