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 교과서 / 14. 이유 파악
관련논제 해결하기 [난이도 수준-고2~고3]
■ 기출유형 2 (조건에 의한 이유 파악) 다음 학문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이유를 서술하시오. 단, 제시문 (가), (나), (다), (라)의 내용 중 필요한 부분을 논거로 활용하시오.
학문의 본질은 합리성과 실증성에 있고, 학문의 목적은 진리 탐구에 있다. 위무(威武)로써 굽힐 수도 없고, 영달(榮達)로써 달랠 수도 없는 학문의 학문으로서의 권위도 이러한 본질, 이러한 목적 밖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성(聖)을 절(絶)하고 지(智)를 버리면 민리(民利)가 백 배(百倍)하리라.”고 하여, 지식이니 학문이니 하는 것의 불필요함을 말하였다. 그러나 딱한 것은 지식이 불필요하다고 아는 것도 하나의 ‘앎’이요, 후세 사람들이 도덕경이라는 책을 읽음으로써 이 노자의 사상을 알 수 있게 마련이니, 노자의 말은 오히려 지(知) 자체를 반성한, 지의 지라고 하겠다. 소크라테스는 자기의 무지(無知)를 아는 사람은 그 무지조차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과 다름직도 하다고 하였거니와, 노자는 지의 불필요를 아는 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말로 표현하였듯이, 지가 불필요함을 지로써 전하는 것이라 하겠다. 결국 지(知) 이상의 것도 지를 통함으로써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나) 현대에 있어서 세계의 패권(覇權)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무엇보다도 과학이 발달한 나라다. 현대전은 과학전이라는 말도 있거니와, 전시 아닌 평시에도 과학에 있어서의 경쟁이 얼마나 날로 심해져 가고 있는가를 우리는 목도(目睹)하고 있다. 과학의 목적은 그의 실용성에 있다고 하게 되었다. 우선 당장 나라의 체면을 위해서도 과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따라서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이에 충당할 경비의 예산을 해마다 놀랄 만큼 증액(增額)시키게 되었다. 평화 산업은 물론이요, 국방에 있어서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가는 다시 말할 것도 없다. 군인도 과학을 알아야 전쟁도 할 수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지도층의 책임자일수록 과학적 지식 없는 용맹만 가지고는 그의 직책을 완수하기가 곤란하게 된 것이다.
(다) 세상에서는 흔히 학문밖에 모르는 상아탑(象牙塔) 속의 연구 생활이 현실을 도피한 짓이라고 비난하기 일쑤지만, 상아탑의 덕택이 큰 것임을 알아야 한다. 모든 점에서 편리해진 생활을 향락하고 있는 소위 현대인이 있기 전에, 그런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도 오히려 그런 향락과는 담을 쌓고, 상아탑 속에서 진리 탐구에 몰두한 학자들의 노고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남의 향락을 위하여 스스로는 고난의 길을 일부러 걷는 것이 학자도 아니다. 학자는 그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학문을 하는 것뿐이다. 상아탑이 나쁜 것이 아니라, 진리를 탐구해야 할 상아탑이 제 구실을 옳게 다하지 못하는 것이 탈이다. - 박종홍, <학문의 목적>.
(라) 역사는 사람을 현명하게 하고, 시작(詩作)은 지혜를 주고, 수학은 섬세하게 하고, 자연 과학은 심원하게 하고, 윤리학은 중후하게 하고, 논리학과 수사학은 담론에 능하게 한다. “학문은 발전하여 인격이 된다.” 그 뿐 아니라, 적당한 학문으로 제거할 수 없는 지능의 장애나 고장이란 있지 않다. 그것은 마치 육체의 질병에 대하여 거기에 적합한 치료 운동이 있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투구는 결석병과 신장에 좋고, 사격은 폐와 가슴에 좋고, 가벼운 보행은 신장에 좋고, 승마는 머리에 좋은 것 등이다.
그러므로 만일 누가 사고의 침착성이 없다면, 수학을 배우게 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머리가 조금이라도 산만해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식별력이 없고, 차이를 발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스콜라 철학자를 연구케 하는 것이 좋다. 그들은 ‘머리털 하나라도 잘라 보려고 하는 치밀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일, 문제를 충분히 음미하고, 한 가지 것을 증명하고 예증하기 위하여 다른 것을 제시할 능력이 불충분하다면 법률의 관례를 연구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모든 정신적 결함에는 거기에 각기 특수한 요법이 있는 것이다. - <영미 수필선>(을유문화사,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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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 논술 교과서 / 14. 이유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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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본질은 합리성과 실증성에 있고, 학문의 목적은 진리 탐구에 있다. 위무(威武)로써 굽힐 수도 없고, 영달(榮達)로써 달랠 수도 없는 학문의 학문으로서의 권위도 이러한 본질, 이러한 목적 밖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성(聖)을 절(絶)하고 지(智)를 버리면 민리(民利)가 백 배(百倍)하리라.”고 하여, 지식이니 학문이니 하는 것의 불필요함을 말하였다. 그러나 딱한 것은 지식이 불필요하다고 아는 것도 하나의 ‘앎’이요, 후세 사람들이 도덕경이라는 책을 읽음으로써 이 노자의 사상을 알 수 있게 마련이니, 노자의 말은 오히려 지(知) 자체를 반성한, 지의 지라고 하겠다. 소크라테스는 자기의 무지(無知)를 아는 사람은 그 무지조차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과 다름직도 하다고 하였거니와, 노자는 지의 불필요를 아는 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말로 표현하였듯이, 지가 불필요함을 지로써 전하는 것이라 하겠다. 결국 지(知) 이상의 것도 지를 통함으로써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나) 현대에 있어서 세계의 패권(覇權)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무엇보다도 과학이 발달한 나라다. 현대전은 과학전이라는 말도 있거니와, 전시 아닌 평시에도 과학에 있어서의 경쟁이 얼마나 날로 심해져 가고 있는가를 우리는 목도(目睹)하고 있다. 과학의 목적은 그의 실용성에 있다고 하게 되었다. 우선 당장 나라의 체면을 위해서도 과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고, 따라서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이에 충당할 경비의 예산을 해마다 놀랄 만큼 증액(增額)시키게 되었다. 평화 산업은 물론이요, 국방에 있어서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는가는 다시 말할 것도 없다. 군인도 과학을 알아야 전쟁도 할 수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지도층의 책임자일수록 과학적 지식 없는 용맹만 가지고는 그의 직책을 완수하기가 곤란하게 된 것이다.
(다) 세상에서는 흔히 학문밖에 모르는 상아탑(象牙塔) 속의 연구 생활이 현실을 도피한 짓이라고 비난하기 일쑤지만, 상아탑의 덕택이 큰 것임을 알아야 한다. 모든 점에서 편리해진 생활을 향락하고 있는 소위 현대인이 있기 전에, 그런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도 오히려 그런 향락과는 담을 쌓고, 상아탑 속에서 진리 탐구에 몰두한 학자들의 노고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남의 향락을 위하여 스스로는 고난의 길을 일부러 걷는 것이 학자도 아니다. 학자는 그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학문을 하는 것뿐이다. 상아탑이 나쁜 것이 아니라, 진리를 탐구해야 할 상아탑이 제 구실을 옳게 다하지 못하는 것이 탈이다. - 박종홍, <학문의 목적>.
(라) 역사는 사람을 현명하게 하고, 시작(詩作)은 지혜를 주고, 수학은 섬세하게 하고, 자연 과학은 심원하게 하고, 윤리학은 중후하게 하고, 논리학과 수사학은 담론에 능하게 한다. “학문은 발전하여 인격이 된다.” 그 뿐 아니라, 적당한 학문으로 제거할 수 없는 지능의 장애나 고장이란 있지 않다. 그것은 마치 육체의 질병에 대하여 거기에 적합한 치료 운동이 있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투구는 결석병과 신장에 좋고, 사격은 폐와 가슴에 좋고, 가벼운 보행은 신장에 좋고, 승마는 머리에 좋은 것 등이다.
그러므로 만일 누가 사고의 침착성이 없다면, 수학을 배우게 하는 것이 좋다. 그것은 머리가 조금이라도 산만해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식별력이 없고, 차이를 발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스콜라 철학자를 연구케 하는 것이 좋다. 그들은 ‘머리털 하나라도 잘라 보려고 하는 치밀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일, 문제를 충분히 음미하고, 한 가지 것을 증명하고 예증하기 위하여 다른 것을 제시할 능력이 불충분하다면 법률의 관례를 연구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모든 정신적 결함에는 거기에 각기 특수한 요법이 있는 것이다. - <영미 수필선>(을유문화사,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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