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원,국제중

국제중 ‘로또식 전형’ 이라지만…인성면접 때 ‘나만의 강점’ 부각시켜

설경. 2008. 11. 5. 19:30


[중앙일보 박정식.박정현.김현동] 서울 대원·영훈 국제중이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서울시교육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국제중 설립을 위한 특성화중학교 지정 동의안을 가결, 두 학교를 국제중으로 지정·고시했다. 이에 따라 두 학교는 12월 8~10일 원서를 접수해 신입생 모집에 들어간다. 전형요강은 7일 각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될 예정이다.

“3단계 다단계 전형, 사회적 배려대상 20% 선발” 선발은 다단계 전형으로 이뤄진다. 1단계 서류심사, 2단계 인성(적성)면접, 3단계 추첨 순이다. 단계별 합격자에 한해 다음 단계 전형에 응시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모집정원의 5배수를, 2단계에선 3~5배수 범위에서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배수를 뽑은 뒤, 3단계에서 무작위 공개 추첨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1단계에서는 학교장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이 심사 자료로 활용되며 자기소개서는 사교육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에 따라 배제됐다. 2단계 면접은 집단토론, 단체활동 등을 없애고 학생 개인별 인성·적성을 심사한다. 면접에선 초·중 교과과정, 영어능력 등은 묻지 않기로 했다.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회와 교육과학기술부 협의 결과 제외했다. 따라서 1단계 전형 자료를 바탕으로 지원자의 특기와 재능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발인원은 각 학교별 총 160명씩이다. 올해부터 3년 동안 학년별 5학급씩 선발해 2011학년도에 3개 학년 15개 학급 총 480명으로 구성된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일반전형 88명(55%), 특별전형 72명(45%)이다. 특별전형은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32명을, 국제인재 전형으로 40명을 뽑는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배려대상자 모집인원이 처음 12명에서 32명으로 늘어났다.

국제중은 교육과정 특성화에 따라 국제사회 이해 교육에 필요한 과목으로 영어·세계사 등을 주당 1시간씩, 또 재량활동시간에 제2외국어 등을 확대·개설할 수 있다. 수업은 영어 몰입 교육이 기본이다. 그러나 국어·역사 등 한글 활용이 필요한 과목을 제외하고 초기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에 따라 과도기를 둘 방침이다. 대원중은 영어·수학·과학·사회를, 영훈중은 영어·수학·과학·사회·도덕·기술가정을 한국어와 영어로 수업할 계획이다.

“학생부 대외활동·수상 정리, 면접 대비 자기소개 준비”  선발 변별력을 둘 수 있는 전형은 1단계 학생부와 2단계 면접으로 압축된다. 국제중 지원자가 학업 수준이 비슷한 상위권 집단인 데다 논의 과정에서 사교육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점수화할 수 있는 선발 방식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1단계 심사자료인 추천서 양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부에 기록된 활동 내용에 의존하게 되므로 교과학습 발달상황, 창의적 재량활동, 특별활동, 대회수상경력, 취득 자격증 등이 주요 내용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학교장 추천서를 전형자료로 심사해온 청심국제중, 부산국제중을 참조해보면 학교장의 주관적 형식적 과장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추천 인원에는 제한이 없다.

학생부의 주요 심사항목도 이와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등학교 학생부는 평가가 서술형으로 작성돼 점수화된 자료가 없다. 이 때문에 학생의 6년간 활동 내용이 합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기를 알 수 있는 각종 대회 수상 경력, 어학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영어·한문 등 공인외국어성적, 영재교육원 등 대외교육과정 수료증, 리더십·성격 등을 볼 수 있는 임명장이나 활동이력, 인성을 가늠하는 봉사활동 등이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다. 지원 전 학생부의 이 같은 활동 이력을 꼼꼼히 점검, 정리할 필요가 있다.

면접은 영어 사용이 금지돼 우리말로 진행된다. 따라서 학생의 역량·창의성·재능·가치관 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논리력이나 발표력, 특히 목표의식과 학업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1단계 심사서류에서 자기소개서가 빠졌지만 면접에서 학생부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 개인에 대해 묻거나 자신에 대한 소개를 요구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기본 질문으로 지원 동기·학업 목표·진로·특기적성 등을 물을 수 있다. 학생부의 활동내용을 반복해 읊조리기보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 자신이 기울인 노력,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 초등학교 때 얻은 교훈과 체험 등을 말해 심사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학원에서 꾸며준 양식을 암기하지 말고 솔직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글=박정식·박정현 기자

사진=김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