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 교과서 / 19. 아이디어 제시
◎ 기출문제 유형 2 / 한국외국어대 2008학년도 수시 2-1 [난이도 수준-중2~고1]
<자료 4>와 <자료 5>에 내포된 공통적 아이디어를 밝히고, 이와 유사한 다른 사례를 논거와 함께 제시하시오.
<자료 4>
여러분은 마케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기업이 자사의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 동원하는 모든 수단이나 기술? 맞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자신들의 상품을 많이 구매하지 말라고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예를 하나 들어보자. 프랑스에서 햄버거를 파는 ○○은 ‘어린이들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에 오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광고를 냈다. 언뜻 보기에 매우 해괴한 광고다. 또한 “패스트푸드의 과도한 섭취는 어린이의 비만과 영양 상태에 악영향을 준다.”라는 영양사의 말을 인용하면서, ○○의 햄버거는 주 1회 먹는 식품으로 적당하다고 적정 섭취량까지 제시했다. ○○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감추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사 제품의 약점을 인정하고 사회 여론을 수용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미국에 있는 ○○ 본사는 프랑스 지사가 본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이러한 광고를 낸 사실에 놀라 즉각 반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 교수마저도 “자해적이기까지 한 이런 노골적인 광고를 어떻게 자발적으로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을 정도니 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프랑스 ○○의 광고는 분명 이상해 보인다. 당시 ○○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시민단체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경영실적 악화까지 겹친 상태였다.
<자료 5>
◎ 해결 전략
<자료 4>에는 2002년 프랑스 맥도널드가 시행했던 디마케팅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디마케팅’이란 장기적으로 고객 관계를 유지·개선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요를 줄이는 마케팅 전략을 뜻한다.
당시 맥도널드는 패스트푸드 유해성 논란의 중심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맥도널드 본사에서는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어도 균형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맥도널드에 대한 반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시점에서 이러한 본사의 입장은 사태를 반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프랑스 맥도널드는 이런 본사의 견해와 상반되는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맥도널드의 패스트푸드를 1주일에 1회 이상 포식할 이유가 없다’는 식품영양사의 말을 인용했던 것이다. 이처럼 자사 제품의 문제를 드러내고, 소비를 억제하는 광고를 내는 것은 기업 경영의 최대 목표인 ‘이윤 창출’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료 5>에서 ‘이 문장은 일곱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문장은 여섯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부정형인 ‘이 문장은 일곱 단어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문장은 일곱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문장을 부정형으로 바꿔도 여전히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경우이다.
이 사례는 외관상 자가당착적인 진술을 뜻하는 ‘패러독스’(paradox)에 해당한다. 이처럼 명제가 자기 자신을 언급하면서 스스로를 부정하는 상태의 또 다른 예로 ‘이 문장은 거짓이다’라는 문장을 들 수 있다. 이 문장을 ‘참’이라고 하면 이 문장은 거짓이 된다. 이 문장을 액면 그대로 거짓이라고 받아들이면 의미상 참이 된다.
<자료 4>의 프랑스 맥도널드 사례는 <자료 5>의 패러독스가 적용된 것이다. 스스로 기업 이익을 포기하는 듯해 보이는 이 광고에는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 제품에 대한 반감과 불신이 확산된 상황에서 이를 무마하기 위한 홍보 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매출을 줄일 의도가 없지만, 현재의 사회적 압력을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프랑스 맥도널드에서는 제품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역발상을 마케팅 전략으로 채택한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역이용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이와 같은 마케팅은 술, 담배와 같은 기호식품 광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의 한국 홈페이지에서는 흡연과 건강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다. 심지어 청소년 흡연 예방교실, 수기 공모전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런 방법을 통해 소비자의 건강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기업 이미지를 심을 수 있고, 이와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는 역설적이게도 비에이티에서 만드는 담배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 자료 검색
불황기에 더욱 필요한 마케팅
영화로 드라마로…장르 넘나드는 광고 봇물 스토리가 있는 온라인 광고를 텔레비전이나 극장, 잡지, 신문 등 광고 갈래의 구분 없이 활용하는 ‘크로스오버 마케팅’이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크로스오버 마케팅으로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 광고가 엘지텔레콤의 ‘오주상사 영업2팀’ 광고다. 시트콤 형식을 딴 이 광고는 카리스마 부장 장미희, 촐랑 과장 유해진, 애교 대리 이문식 등 개성파 배우 5명이 직장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전달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 텔레비전 광고 상위권에 올랐을 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1000만 명 이상의 네티즌이 시트콤 풀버전을 봤다. 더욱이 15분짜리 단편영화로 제작돼 18일부터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시트콤이나 영화로 재구성해 달라는 네티즌들의 제안에 따라 엘지텔레콤이 영화 시나리오 작가를 동원해 단편영화 버전을 만든 것이다.
엘지텔레콤에서 광고를 맡고 있는 아이엠시(IMC)팀 김대영 과장은 “영화 제작을 기념해 온라인 이벤트까지 기획했다”며, “장르를 넘나드는 광고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과의 교감과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독일 소형가전 브랜드인 브라운도 이달 초 면도기 ‘브라운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배우 김주혁을 모델로 한 동영상 두 편을 만들었다. 브라운 쪽은 성공한 남성의 로망을 한 편의 드라마로 엮은 이 동영상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네티즌들의 반응을 봐가며 텔레비전이나 지면 광고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7월 엘지전자도 노트북 피시(PC) ‘엑스노트’ 캠페인으로 단편영화 형식을 띤 에피소드 동영상 일곱 편과 텔레비전 광고 두 편, 극장 광고 한 편을 진행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현빈, 신민아, 류승범이 출연한 <여름날>이란 이 광고 캠페인은 시에프(CF),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판타지, 드라마, 온라인 사이트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광고 형식을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쌍용자동차 액티언과 액티언스포츠도 광고와 영화를 합친 ‘애드 무비’(Ad+Movie) 형식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액티언 광고는 쌍용자동차가 케이블 채널과 공동으로 제작한 단편영화 <유턴>의 핵심 내용을 뼈대로 제작했다.
온라인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에이치 프로덕션의 류승우 대표는 “유시시(UCC)나 싸이월드, 유튜브 등이 인기를 끌면서 사진보다 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기존 텔레비전 시에프나 극장 광고보다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광고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스토리 있는 콘텐츠로 구성된 온라인 영상을 기반으로 해 시에프, 극장 광고, 애니메이션, 지면 등으로 장르 구분 없이 넘나드는 광고 마케팅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영미 기자, <한겨레> 2008년 10월22일치
어려워도 지갑 열게 하는 ‘불황기 마케팅’ 불황기에 닫힌 지갑을 열려면 어떤 마케팅 기법이 필요할까?
제일기획은 수도권 20~49살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불황기 소비자인식을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불황기 소비자의 심리상태를 고려한 마케팅 전략인 ‘불황 5계’를 19일 발표했다. 제일기획은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회피’ ‘무시’ ‘제거’라는 세 가지 행동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다섯 가지 소비 패턴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우선 소비자들은 자극적인 것에 끌린다. 이번 조사에서 ‘경기 침체기에 단순하고 감각적인 것에 끌린다’는 소비자가 74%나 됐으며, ‘오락,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본다’는 이도 62%에 이르렀다. 이런 시기에 미니스커트와 원색 패션이 유행하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이성적인 설득보다 감각적이고 본능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제일기획은 제안했다.
두 번째, 마음 놓고 돈을 쓰지 못하는 데 대한 보상심리로 ‘자기위안형 소비’가 증가한다. 불황기에 고가의 아이스크림, 초콜릿, 주류와 중저가의 옷, 화장품, 액세서리 등의 소비가 활성화하는 게 그 예다. 이번 조사에서 79%가 ‘불황 때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를 많이 하게 된다’고 답했다.
세 번째, 20대는 상대적으로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 ‘불황에도 내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문항에 30대와 40대는 38%, 41%만이 긍정한 반면 20대는 64%가 ‘그렇다’고 답했다. 네 번째, 가족을 위한 소비도 쉽게 줄지 않는다. ‘가족을 위한 소비는 포기할 수 없고’(응답률 75%), ‘육아, 자녀교육비는 유지할 것’(80%)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 자주 못 사더라도 이왕 살 때 좋은 걸 사서 오래 쓰는 게 낫다는 생각에 ‘위험회피형 구매’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사에서도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응답이 56.4%로, ‘신뢰가 조금 덜 가더라도 가격이 싼 브랜드를 선택한다’(43.6%)보다 많았다.
제일기획 이형도 차장은 “기존에 만들어진 기본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큰 그림 속에 ‘불황 5계’가 잘 녹여져야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한겨레> 2008년 10월20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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