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서울대, 수능 실질반영률 높인 이유는

설경. 2008. 11. 15. 16:44

"학생부담 경감" vs "특목고생 선점"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서울대가 13일 확정해 발표한 2010학년도 신입생 입학 전형안의 핵심은 전년도 지원자격 요건으로만 활용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정식 전형요소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서울대는 "구술·면접을 없애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수능 성적에 의한 줄세우기'로 보고 내신 성적이 불리한 특목고생 등을 입도선매하려는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이날 "학생들이 너무 많은 종류를 준비하는 게 현실이어서 수험생들이 새로운 준비를 안해도 되도록 구술·면접을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차피 면접 및 구술고사도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아예 이를 없애고 이미 학생들이 갖고 있는 수능 성적을 활용해 수험생 짐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서울대가 지난 1월 실시한 2008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구술·면접 고사에서 확률ㆍ통계의 원리를 이용해 주식에 대해 묻거나 전자기총에 대한 설명을 주고 여기서 힘이 작용하는 원리를 심층 질문하는 등 구술·면접 고사를 준비하는 데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서울대의 계획에 대해 결국 서울대가 수능의 영향력을 강화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수능을 자격고사화했던 2008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수능시험의 모든 영역에서 1등급을 받고도 불합격한 학생이 149명에 달한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는 서울대가 수월성과 다양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고민하는 와중에 특목고생 등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카이스트나 고려대, 연세대 등 다른 대학에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학내 불안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가 최근 2009학년도 수시 2-2학기 전형에서 외국어고 등 특목고생들을 내신 성적이 더 좋은 일반고 수험생들보다 우대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런 현상이 상대적으로 서울대를 더 초조하게 했다는 관측도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서울대가 수능의 영향력을 높여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특목고 학생들의 불리함을 다소 줄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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