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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박사과정 개설

설경. 2008. 11. 24. 18:03

서울대가 로스쿨 졸업생이 1년간 학교를 다니면 박사학위 논문을 쓸 자격을 주는 '로스쿨 박사과정' 설립을 추진한다.

미국 로스쿨 졸업생들이 심화 학습을 위해 보통 진학하는 'JSD(법무박사ㆍDoctor of Juridical Science)' 과정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국내 법학교육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3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서울대는 로스쿨 졸업생과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JSD 과정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 'JD(법무석사ㆍJuris Doctor)' 과정인 로스쿨 이후의 박사과정 교육을 놓고 고민해 왔다"며 "1년간 수업을 들은 뒤 직장을 다니면서 2~3년 내 논문을 작성해 통과하면 박사학위를 주는 방식으로 JSD 과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JSD 과정이 설립되면 지원자들은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1년간 집중 수업을 받게 된다"며 "학교를 다니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데 적어도 3~4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논문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가 이렇게 JSD 과정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법학교육의 학문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문대학원인 로스쿨이 학자가 아닌 실무형 법률가를 양성하는 과정인 만큼 1~2개 전공 분야를 집중 교육함으로써 학문적 깊이를 보충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는 박사과정 진학을 원하는 전국 로스쿨 졸업생 등의 추가적인 학업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사립대 법대 교수는 "직장인 지원자가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학교를 다니는 기간을 최소화함으로써 로스쿨 박사과정 학생 유치를 둘러싼 대학 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실제 서울 지역 일부 사립대는 당초 2년간 학업을 요구할 계획이었던 로스쿨 박사과정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1년으로 줄이고 나머지 기간은 직장에 근무하면서 논문을 제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반대학원 법학 박사과정에 비해 대폭 줄어든 JSD 과정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일반대학원에서 3년 넘게 배우는 내용을 1년간 단기 수업으로 대신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깊이 있는 법학지식을 쌓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한 사립대 법대 교수는 "JSD 과정 도입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짧은 학업기간을 감안하면 결국 연구형이 아닌 실무형 박사를 양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때 기존 법학박사들과 형평성 및 자격성 시비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대뿐 아니라 로스쿨을 유치한 다른 대학들도 JSD 과정 도입을 준비 중이다. 로스쿨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박사과정을 개설해 법학 심화 과정을 밟을 수 있도록 로스쿨 인가신청서에도 계획을 써놨다.

성균관대도 2012년께 로스쿨 박사과정을 도입할 예정이다.

■ <용 어>

JSD = 미국에서 로스쿨 과정을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법학박사 과정을 뜻하며 라틴어로 SJD(Scientiae Juridicae Doctor)라고도 한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에게 심화 과정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미국 명문 로스쿨에서 시행하고 있다.

[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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