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서울대 수시 특기자 논술 “난이도 중 이상”

설경. 2008. 11. 28. 17:57

[중앙일보 강홍준.민동기]  27일 치러진 서울대 수시2학기 모집(특기자 전형) 인문계 논술에서 국가와 종교 간의 관계를 묻는 등 수험생에게 익숙한 논제가 출제됐다. 대신 지문을 읽은 뒤 실제 사례를 분석·유추하고, 수험생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적도록 요구하는 사항이 많았다. 이 때문에 서울대 논술 난이도는 상·중·하 가운데 '중'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국 고교 교사들로 구성된 중앙일보 공교육논술자문단은 이날 서울대의 수시 논술 문제의 난이도를 이같이 평가했다. 교사들은 “학교 수업만으로 충분히 대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이날 논술고사 응시자를 대상으로 1단계 성적(50%)과 면접·구술고사(30%), 논술고사(20%) 점수를 합해 다음달 13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논제는 평이=서울대는 제시문에서 국가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기본적 시각과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국가와 종교에 대한 다른 관점이 담긴 지문 2개(제시문 '가')를 내놓은 뒤 프랑스와 태국, 터키의 구체적 사례(제시문 '나')를 통해 국가와 종교의 관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서울대가 요구한 것은 ▶각 사례에 나타난 국가와 종교의 관계를 분석하고 ▶국가별로 정부 정책이 채택된 근거를 유추하며 ▶정책의 문제점을 기술한 뒤 ▶국가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적도록 한 것이다.

서울대는 “논제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논제의 핵심을 분석한 뒤 자신의 논지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논증력과 창의적 사고력을 평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시험을 본 대원외고 김연수 양은 “예상했던 문제였으며, 지난해 기출문제와 유형이 비슷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불교계의 갈등 사례에서 보듯 시사적으로 출제된 문제”라고 말했다.

◆요구사항은 까다로워=대구협성고 유택환 교사는 “논제는 쉽지만 변별력이 있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유 교사는 “요구 사항이 다섯 가지나 되기 때문에 논제 분석을 철저히 하고, 이를 근거로 답을 쓰는 수험생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지 자문단 교사들은 “서울대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일산대신고 윤신혁 교사는 “주제와 내용이 사회와 사회문화 교과와 직접 연관돼 있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를 요구하는 전형적인 인문 논술의 문제였다”고 말했다.

서울대 문제는 22일 치러진 고려대·연세대 문제와 비교해 바람직한 논술의 모델을 보여줬다는 의견도 많았다.

대일고 이자욱 교사는 “예전엔 제시문이 너무 어려워 수험생들이 논제를 파악하지 못하기도 했다”며 “이번 문제는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공부한 학생이면 충분히 쓸 수 있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강홍준·민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