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박정식.김현동] 올해 최상위권 대학들의 대입 정시 모집은 혼전이 예상된다. 정시 모집인원 축소, 전문대학원 도입에 따른 관련계열(법·의·약학) 선발 감소 등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눈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들의 지원 향방이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과 인기 학과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점치고 있다. 최상위권의 입시 판도와 지원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수리 점수 반영률 유·불리 따져야” 수능의 수리 영역 점수가 올해 상위권 수험생들의 대입 지원 전략 수립의 변수로 떠올랐다. 수리의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입시업계의 가채점 결과 올해 수리 1등급 구분 점수(원점수 100점 만점 기준)는 '가'형이 81점, '나'형이 80점에 머물렀다. 표준점수로는 각각 135점(만점 155점), 138점(만점 156점)에 해당된다. 원점수가 언어(92점)와 외국어(95점)에 비해 10점 이상 낮다. 1등급 내에서도 20점 차가 벌어진다. 점수대는 90점대는 적고 80점대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즉 수리의 변별력이 커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시 전형에서 최상위권 대학들의 수리 반영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인문계열조차도 수리 비중이 가장 높을 정도다. 서울대의 경우 인문계에서 수리가 27.8%로 언어·외국어·탐구(각 22.2%)보다 높다. 자연계는 수리 29.5%, 언·외·탐 23.5%다. 성균관대는 인문·자연 공히 수·외(30%)가 언·탐(20%)보다 크다. 서강대도 수리 비율이 인문계 27.5%, 경제·경영 30%, 자연계 30%로 외국어(30%) 다음으로 높았다. 고려대 인문·자연과 연세대 인문은 언·수·외(각 28.6%)·탐(14.2%)으로 배분했다. 연세대 문과대는 언·수·외가 각 27.9%, 탐구 13.9%, 제2외국어 2.4%로 나눴다. 자연계도 수·탐(30%), 언·외(20%)로 구분했다.
이 때문에 수리 점수가 낮은 수험생은 이들 대학을 기피할 경향이 커졌다. 이로 인해 수리 반영률이 높은 대학은 경쟁률이 낮아지고 낮은 대학은 높아질 우려가 있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은 교차 지원 시 수리 '가'형의 가산점 여부를 신중하게 계산해야 한다. 표준점수 대비 가산점을 따져 유·불리를 비교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단 김혜남(문일고) 교사는 “서울·연·고대 경쟁률이 3, 4대 1 이하면 상위권의 하향 지원 경향으로 해석돼 차상위인 성균관·서강·이화·한양대 등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학 지원 동향 파악해 심리전 대비해야” 최상위권은 목표 대학의 수험생 지원 동향을 파악해 치열해질 눈치 작전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심리전에 대비하려면 지난해 정시에서 서울·연·고대 사이에 벌어진 지원 현상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올해 서울대 전형은 지난해와 같다. 1단계에서 수능 100%로, 2단계에서 수능 없이 학생부·논술·구술면접으로 뽑는다. 이에 지난해 수능 전 영역이 1등급인 수험생들은 지원에 부담을 느꼈다. 이는 인기학과인 법과대·생명과학부·수의예과 등의 합격선이 낮아지는 기대 이하의 현상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수험생은 흔히 나군 서울대와 가군 연·고대를 놓고 선택을 고민한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고사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지원자 모두 논술을 보게 한 고려대 대신 수능우선선발 합격 통지로 논술 준비 부담을 없앤 연세대로 지원이 몰렸었다. 연세대 경영학과에 수능 전 영역 1등급 학생들이 몰린 것이 그 현상이다. 또 가군의 연·고대 논술에 주력하려는 수험생은 서강대보다 논술이 없는 나군의 성균관대에 몰렸었다.
대학 학과별 추가 합격비율도 점검 대상이다. 높은 추가합격률은 경쟁대학으로 옮겨간 학생이 많다는 뜻으로 허수 지원을 계산해 볼 수 있다. 지난해 추가합격률이 연세대에서는 경영학과 66%, 생명과학공학부 62%, 공학부(나군) 140%, 고려대에선 정경 34%, 수학교육 50%, 성균관대에선 인문과학(나군) 83%, 공학계열(나군) 84%를 나타냈다.
법·의학계열을 원하던 상위권 학생들은 학부에서 학점 관리나 고시 및 전문대학원 진학 준비가 쉬운 전공으로 몰릴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이사는 “가·나·다 모집군별 특징과 3+1, 2+1 등 수능영역별 반영 방법도 따져야 한다”며 “지원 대학을 상향(추가 합격이 많은 곳)·적정(경쟁률이 낮고 합격자 변동이 적은 곳)·안정(변동 요소가 없는 곳)으로 안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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