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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원서 접수, 과학영재학교 전형 들어보니/심층면접 통해 인성·협동

설경. 2009. 5. 3. 23:51

경기과학고 부성찬 교장경기과학고 부성찬 교장. /이구희 기자 poto92@chosun.com
5월부터 원서 접수, 과학영재학교 전형 들어보니

한국과학영재고-입학사정관 전형 신설

경기과학고-영재성 인정 시 곧장 4단계로

서울과학고-경시대회 자료 2년까지 인정


국내 최고의 영재집단인 과학영재학교가 5월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5월 28일부터, 경기과학고와 서울과학고는 6월 8일부터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영재학교 전형방법과 대비법을 알아본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올해 KAIST 부설로 전환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신설했다. 일반전형으로 지역 제한 없이 144명을 뽑던 것을 올해는 일반전형과 입학사정관 전형을 7대 3 비율로 선발키로 했다. 권장혁(61) 교장은“지난 2003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이후 소극적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해오다 올해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며“입학사정관의 예리한 눈으로 사교육에 의해 만들어진 학생을 걸러내고 잠재력 있는 과학 영재를 선발할 것”이라며 도입 취지를 밝혔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를 거쳐 2단계 잠재성 다면 평가로 합격자를 확정한다. 학생기록물은 일반전형에도 공통되는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생부 외에 본인의 영재성을 입증할 만한 에세이를 추가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에세이는 지원자의 경험 및 활동 중에서 하나의 주제를 정해 자신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방향으로 작성해야 한다.

학생기록물 평가에서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돼 온 올림피아드 등 각종 경시대회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것도 변화된 점이다. 경시대회 성적으로 인한 어떠한 가산점도 부여하지 않는다.

권 교장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는 유일한 영재학교인 만큼 사교육을 줄이려는 교과부의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며 “경시대회 준비에 따른 불필요한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2단계 잠재성 다면 평가는 제출한 기록물을 바탕으로 입학사정관이 재량껏 선발방식을 다양화한다. 권 교장은 “경험이 풍부한 입학사정관들이 심층 면접이나 학교 탐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의 역량을 까다롭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전형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와 2단계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 3단계 과학캠프 및 심층면접으로 나뉜다. 수학·과학 분야의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는 수학, 과학Ⅰ, 과학Ⅱ를 각각 120분간 치러진다. 높은 학년이 푸는 연습문제가 아니라 경시대회 수준의 창의적 문제로 구성된다. 일례로 지난해의 경우 수학은 교과과정 외의 주제를 택해 4문제를 출제했다.

권 교장은 “정답을 맞히는지 여부보다는 얼마나 창의적으로 답을 도출해 내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하나의 개념에 대해 다양한 사고를 해온 학생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3단계는 3박4일간 캠프를 통해 지필고사에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을 개인별 심층면접과 과학실험평가를 통해 충분히 검증한다.

◆경기과학고

내년부터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되는 경기과학고는 4단계 선발전형으로 전국에서 12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경기과학고는 무학년제, 졸업학점제로 운영되며 R&E, 현장연구활동 등 연구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또 360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2000㎡, 전체 8층 규모의 과학연구센터를 현재 건립 중이다. 전체 교원의 30% 이상을 박사급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부성찬(61) 교장은“창의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글로벌 과학영재를 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과학고 전형은 영재소양평가, 영재기초평가, 영재심화평가, 캠프 및 심층면접의 4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영재소양평가는 서류심사다. 내신성적, 자기소개서, 추천서, 기타 실적 및 영재교육원 수료 여부 등을 보게 된다.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 등의 수상실적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한다. 선발인원은 1400명 내외다.

2단계 영재기초평가는 객관식 지필고사 형태로 실시된다. 수학과 과학, 언어가 주요 평가대상이다. 과학적 추리력을 평가하며, 영어실력을 묻는 문제도 나온다. 부 교장은“고도의 통합사고력 측정을 위해 다중선택 문항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가 출제된다”고 밝혔다.

3단계 영재심화평가는 서술식 논술평가다. 부 교장은“단순 계산풀이식 문제가 아닌, 서술을 통한 국어 표현능력도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발인원은 정원의 1.5배수인 180명이다.

4단계 캠프 및 심층면접은 2박3일동안 진행된다. 탐구과제에 대한 문제해결력, 과학적 태도, 창의성뿐 아니라 리더십과 협동심 등 인성도 평가한다.

부 교장은 “2~3단계 전형에서 지원자의 지적 능력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본다”며 “면접관들이 함께 생활하며 지원자들의 문제해결능력은 물론 인성적인 부분까지 다면평가해 최종합격생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든 학생이 4단계 전형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과학고는 입시전형에 오버패스제(over pass)를 도입했다. 1단계 영재소양평가에서 영재성과 천재성을 드러낸 학생은 2~3단계의 전형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4단계 심층면접으로 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부 교장은“공인된 수상실적이나 연구논문 발표, 학술지 게재 등 누구나 영재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라며“단, 리더십과 인성은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4단계 캠프 및 심층면접을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서울과학고

올해 두 번째 신입생을 선발하는 서울과학고는 총 4단계 전형으로 지역제한 없이 전국에서 120명을 선발한다. 전체적인 전형방식은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두 가지 변화가 있다. 첫째, 3단계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예비 합격자’를 선발한다. 예비 합격자는 4단계 과학캠프를 거치지 않고 마지막 인성면접만 치르면 된다. 둘째, 수상실적과 영재성 입증자료를 최근 2년 이내, 최대 3개까지만 인정한다. 수상실적은 2년 이내의 광역시·도 단위 이상의 수학·과학·정보 분야 대회에서 3개 이내, 영재성 입증자료 역시 2년 이내의 공적 기관이 발급한 수학·과학 영재성 입증자료 3개 이내만을 제출할 수 있다.

백승용 입학관리팀장은 “지난해 입시에서 자료를 20~30개씩 제출한 학생들도 있었다”며 “자신의 영재성을 잘 부각시켜줄 특별한 분야 2~3개의 자료만 제출해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1단계 학생기록물 평가는 내신성적, 수상경력, 수학·과학 관련 활동, 추천서 등을 바탕으로 지원자의 영재성을 평가한다. 백 팀장은“추천서의 경우, 지위가 높은 사람보다 지원자를 직접 지도해 영재성 및 장점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사람이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단계는 영재성 및 수학능력 평가다. 영재라면 갖춰야 할 언어, 수학, 과학 등의 능력을 평가한다. 객관식 형태의 문제가 출제되지만, 답을 여러 개 골라야 하는 등 통합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나올 전망이다. 백 팀장은“영재성은 물론 입학했을 때 서울과학고의 수업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평가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2단계에서는 600명 내외를 선발한다.

3단계 전형은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다. 문제 수는 적지만, 다양한 해결방식이 있는 문제를 통해 지원자의 창의력을 평가한다. 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글쓰기 문제도 출제된다. 수학·과학은 물론 윤리·시사와 관련된 주제로 학생들의 생각을 묻는다. 백팀장은 “500자 분량의 짧은 글쓰기로 논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표현력과 생각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3단계에서는 예비 합격자와 4단계 전형 대상자를 합해 180명 내외를 선발한다.

4단계 전형은 2박3일간 진행되는 과학캠프다. 과제수행능력 평가 및 심층면접을 통해 과학적 탐구력과 태도,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주제에 따라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능력을 평가하며, 장차 사회 리더로서 활약할 만한 자질이 있는지 학생 개개인을 세심히 살핀다. 백 팀장은 “한국을 이끌 과학 리더를 뽑는 만큼 좋은 인성, 협동심, 지도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며 “1단계에서 제출한 추천서를 심사위원단에게 주고, 추천서에 기술된 대로의 학생인지도 정확히 평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종임 맛있는공부기자 bangji@chosun.com]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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