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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열 논술을 통해 대학들이 무엇을 평가하려고 하는 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설명한 바 있다. 무엇을 더 강조하는 지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거의 동일한 평가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시간에 살펴볼 경희대, 성균관대, 한양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 대학들은 출제방식에서만큼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일한 평가항목과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의 논술문항이 출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하겠다.
1564년, 갈릴레이는 미켈란젤로(1475~1564)가 죽기 사흘 전에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새로운 우주론, 태양중심설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고,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물체는 원래의 운동 상태를 유지한다는 ‘관성의 법칙’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눈이 멀어가는 상황에서 1638년 출간한 ‘두 가지 새로운 과학에 대한 논술’을 통해 그는 자신의 역학을 집대성했는데, 이러한 그의 노력은 뉴턴에 이르러 더욱 큰 결실을 맺게 된다. 뉴턴은 갈릴레이가 세상을 떠난 1642년 12월, 유복자로 태어났다. 뉴턴은 근대 이론과학의 선구자로 수학에서는 미적분법을, 물리학에서는 뉴턴 역학의 체계를 확립했다. 뉴턴이 사용한 수학적 방법 등은 자연과학의 모범으로, 역학적 자연관은 후대의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뉴턴이 애초 어머니의 영향으로 농사꾼이 되었더라면 고전 역학의 역사는 한참 다르게 기록되었을 것이다.
과학의 힘은 자연현상들 속에 나타나는 규칙성을 찾아 인과 관계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때로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들과 물질들 사이에도 자연의 법칙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경험적 관찰과 합리적 추론이라는 과학적 방법론은 실제 생활에서도 아주 유용하다. 자연계열 논술의 출제경향을 파악하고 예측하는 데에도 이러한 방법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경희대·성균관대·한양대 통합논술 문항 공개 현황
경희대학교 자연계열 모의논술고사 문항 비교
경희대는 2008학년도를 대비해 모두 두 차례의 모의논술고사를 실시했는데, 기존의 논술고사와는 새로운 형태로 통합사고형 계열논술을 시도했다. 1, 2차에서 공통으로 내용상 크게 두 개의 논제를 출제하였으며, 논제1은 일반적 논술 성격을 띤 문제, 논제2는 자연계 관련 통합사고형 문제를 출제했다. 각 논제는 논제1이나 논제2에서 다시 2개의 소논제로 나누어 출제됐다.
경희대 자연계열 문항의 특징은 다른 대학과는 달리 일반논술형 문항이 출제된다는 점이다. 즉, 경희대는 자연계 논술에서도 제시문의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어진 논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그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2007학년도까지는 계열공통 문항과 자연계열 문항 각 한문항씩을 출제했었으나 2008학년도 들어 자연계열 일반논술 문항과 자연과학적 통합사고형 문항으로 출제함으로써, 자연계열의 특성을 강화하면서 논리적 표현력을 측정하기 위한 형태로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새로운 출제방식이 이전의 출제방식에 비해 수험생의 능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변별할 수 있다는 자체분석에 따른 것으로 실제 논술고사에서도 이러한 출제방식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는 특히 자연과학적 소재를 활용한 다양하고 긴 제시문을 이해하고, 제시문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하여 자신만의 결론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계열 모의논술고사 및 2007 수시 논술고사 분석
성균관대는 올해 들어 한 차례의 모의논술고사를 실시했다. 성균관대의 논술고사는 이미 예전부터 가장 통합교과형에 가까운 출제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 비해 새로운 출제방식에 대한 부담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7 수시1, 2학기 논술고사 문항과 비교해 볼 때 전체 문항 수, 통합 유형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다만 2008학년도 모의논술고사에서는 세부 논제가 많아 실제로 해결해야 하는 논제의 수는 증가했다.
성균관대 문항의 특징은 과학 교과의 여러 영역에 걸친 다양한 제시문을 주고, 주어진 제시문을 인용하여 일상생활의 문제에 응용하여 정리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2008 모의논술고사의 문항3은 수리 문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리-과학 통합형 문항으로, 정적분과 극한에 관한 제시문의 내용과 속도와 변위 등 물리의 기본 개념을 잘 이해하여 답해야 하는 문항이었다. 학교 측은 문항3에 대하여 “측정한 시간 주위의 속도의 해석을 논리적으로 해낼 경우 이후 논리 전개가 쉽다는 점을 고려하여 가장 과학적인 사고를 가진 우수한 답안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대부분의 제시문을 10학년의 과학과 수학 과정의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주제에서 선택하고, 고등학교 수준의 개념을 활용하여 초등학교나 중학교 수준에서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전개를 요구함으로써 문제 해결 능력, 논리적 통합적 사고 능력 및 표현력을 알아보고자 했다.
한양대학교 자연계열 모의논술고사 및 예시 문항 비교
한양대는 자연계열의 특성을 살려 논술문항을 출제하겠다는 기존의 출제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지난해에 출제했던 1차 모의논술 문항에 비해 올해 실시된 모의논술과 예시문항에서는 수학대 과학의 비율이 1:1에서 1:3으로 과학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수리 문항도 수리단독형보다는 수리-과학 통합형으로 출제됐다.
한양대는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대학 교육을 소화할 지적 능력과 창조적인 사고와 지식의 소통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다고 출제의도를 밝혔으나, 사실 기초 지식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상당히 심도 있는 문항들이 출제되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 결론은 좋지 못한 답안으로 분류하고, 핵심 생각이 통일되어 있는지, 논리의 오류·비약은 없는지, 비판은 타당성이 있는지를 꼼꼼히 평가하는데, 내용과 형식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있도록 자연계열 논술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하겠다.
자연계 논술은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자연계열 논술고사는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포함된 최소한의 수학과 과학 지식으로 주어진 상황에 대해 창의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경희대의 경우 논리적인 표현 능력을 조금 더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세 대학 모두 2008학년도 자연계열 논술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것이 자연과학적 문제해결능력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고교 학습의 연장선상에서 자연과학 원리의 개념 정립을 확실히 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훈련을 통해 논술을 같이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대학의 홈페이지를 통해 평가기준 등을 다시 한번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또 대학에 따라 우수한 답안과 부족한 답안을 구분해서 평가의 이유를 밝힌 대학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 대학들이 밝힌 평가 기준에 맞추어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박준현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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