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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의고사 분석…수능이 보인다

설경. 2007. 9. 18. 00:14

[중앙일보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지난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9월 모의평가가 치러졌다. 실제 수능 응시 예상인원의 대부분인 61만여명이 응시, 수험생 본인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시험으로 평가받는다. 또 이번 모의평가의 출제경향과 난이도가 오는 11월15일에 시행되는 실제 수능에 반영될 전망이어서 모의평가를 정확히 분석하고, 수능 마무리 학습에 참고해야 한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9월 모의평가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분석, 수능 막바지 학습전략을 제시한다.

수리 '가''나'형 난이도 작년 수준과 비슷

언어 제시문, 교과서 작품 공부하면 충분

◇ 수리·외국어·과학탐구 영역 난이도는 2007학년도와 비슷

-언어 영역= 2007 수능보다 어렵고,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 기존 문제 유형을 변형시킨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문제 의도를 파악해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이 많았다.

6월 모의평가 시험에서와 같이 기존 60문항에서 50문항으로, 10문항이 줄었지만 까다로운 문제가이 많아 문제 풀이 시간이 부족했다.

 

-수리 영역= ‘가’형과 ‘나’형의 난이도는 2007 수능과 비슷했다. 6월 모의평가의 경향과 마찬가지로 ‘가’형 수학 Ⅱ 문항이 다소 쉬워지고, ‘가’형과 ‘나’형에서 공통 출제되는 수학 Ⅰ 문항이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외국어 영역= 2007 수능이나 6월 모의평가와 비슷했다. 듣기 부분 1개 문항을 제외하고는 6월 모의평가와 동일한 유형으로 출제됐다. 지문의 해석만 정확히 하면 어렵지 않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사회탐구 영역= 전반적으로 2007 수능보다 어려웠다. 특히 윤리와 역사의 경우 깊이 알지 못하면 풀지 못하는 문제가 상당수 출제됐다. 일반사회와 지리 교과는 평이하게 출제돼 비교적 쉬웠다는 반응이었다.

-과학탐구 영역= 6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됐다. 참신한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다수 출제됐다. 그러나 난이도가 높지 않아 중·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인문계열에서는 언어와 사회탐구 영역이, 자연계열에서는 언어 영역이 상위권과 중위권을 변별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전 영역에 걸쳐 특이 문항과 고난도 문항 출제

-언어 영역= 듣기와 쓰기를 결합시킨 문항(8번)이 눈에 띤다. 기존에는 <보기>에 글쓰기의 조건을 서술해 줬으나, 이번 문제에서는 글쓰기의 조건을 회의 내용의 형태로 제시했다. 자료 활용 및 보완 방안을 묻는 9번 문제의 경우 그래프나 도표를 포함, 2~3개의 자료를 제시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짧은 글 자료를 6개나 제시하면서 새로운 문제유형을 선보였다.

-수리 영역= 특이 문항으로 ‘가’형과 ‘나’형 공통 문항인 12번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 출제빈도가 잦았던 바둑판 모양의 그림 형태을 사다리 모양으로 변형해 출제됐다. 생소한 그림이 출제되면서 상당수 수험생이 “당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국어 영역= 어법상 틀린 것을 고르는 22번, 글의 흐름과 앞 또는 뒤에 이어지는 내용을 종합할 수 있는지를 묻는 빈칸 추론 문제(26·27번)가 특히 어려웠다. 이 문제를 얼마나 맞혔느냐에 따라 등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 영역= 심층적 자료 해석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면서 교과 과정을 단순히 이해해서는 풀기 어려웠다. 루소사회계약설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론에서 제기한 ‘사적 소유권’에 대해 물은 윤리 11번 문항과 제시된 도표가 나타내는 국회를 찾아내고 그 당시 국회 의원의 임기를 주목해야 해결할 수 있는 국사 16번 문항이 특히 어려웠다.

-과학탐구 영역= 선택교과별로 깊이 있는 개념을 묻는 고난도 문항이 고르게 출제됐다. 기체의 압력과 부피에 관해 묻는 화학Ⅰ의 11번 문항은 문제에 직접 제시되지 않은 대기압의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웠다. 또 염색체 비분리 현상에 관해 묻는 생물Ⅰ의 14번은 생식과 유전의 개념을 통합해 물었다.

■시사점 2008 수능에서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난도 문항 출제가 필연적이다. 대체적으로 정답률이 낮은 문항은 출제 유형이나 자료가 낯설어 당황하는 수험생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고난도 문항들은 교과서에 실린 자료들을 다른 각도로 변형한 문항들이 대부분이다. 평소에 기본 개념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문제들을 최대한 많이 풀어 보는 것이 고난도 문항에 대비하는 최선의 학습 방법이다.

 

◇ 실생활 관련 문항 비중 높아져

-언어 영역= 시사적인 소재를 다룬 문항에 많이 출제됐다. ‘건강 보험료’ 논쟁을 다룬 듣기 평가 4~5번, 학생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작성한 보고서의 문제를 다룬 쓰기 문항 6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와 관련해 ‘마이크로크레디트’를 다룬 비문학 지문인 47~50번의 경우 평소 시사정보에 밝은 학생들에게 유리했다.

-외국어 영역= 듣기 부분에서 실생활과 관련된 문항이 많이 출제됐다. 학교 생활과 연관된 ‘학급 신문 디자인’을 다룬 1번, ‘학교 기숙사’에서의 대화를 다룬 5번,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다룬 10번, ‘학생 영상물 경연 대회’에 대한 안내를 다룬 12번, ‘어려움에 처한 학생을 도와주는 교사’를 다룬 17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사회탐구 영역= ‘비정규직 보호법’을 소재로 활용해 노사 관계를 묻는 법과 사회 5번, ‘국민 참여 재판’의 내용을 묻고 있는 법과 사회 9번, 호적부를 가족 관계 등록부로 변경하는 ‘민법 개정안’의 의미를 묻는 사회·문화 11번 등이 시사 문제와 실생활 관련 문항들이었다.

-과학탐구 영역= ‘환경 오염’문제와 연관된 문항들이 다양한 유형으로 출제됐다. 화학Ⅰ 8번에서는 쓰레기를 소각할 때 발생하는 구조를 제시하여 ‘환경 오염’의 성질에 대한 것을 물었고, 지구과학Ⅰ 3번과 13번에서는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 현상’을 소재로 지구 환경 변화에서 오는 심각한 사회적인 이슈를 다뤘다.

■시사점 수능에서 시사문제는 지속적으로 다뤄져 왔다. 특히 2008 학년도 입시의 경우 논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수능에서도 시사문제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었던 탈레반의 인질 사태와 관련한 윤리 과목 ‘종교의 다양성’, 세계사 교과의 ‘이슬람 문명’, 정치 교과의 ‘국제 관계’ 부분을 눈여겨보고, 교과 지식과 연계해 시사 문제를 정리해 둬야 한다.

 

◇ 수학 Ⅰ 문항 어렵게 출제- 수리 ‘나’형 선택 학생 “한 등급이라도 올려야”

표준점수 체제에서는 ‘가’형에 비해 ‘나’형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다. 중·하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자연계 수험생이 수능을 앞두고 수리 ‘나’형으로 변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5월 유웨이 중앙교육이 자체 모의고사를 치른 수험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리 영역의 유형 변화에 따른 등급 변화 추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리 ‘가’형의 중위권(4-5등급) 학생들이 ‘나’형으로 가장 많이 전환하며, 또 ‘나’형으로 전환했을 때 한 등급 이상의 등급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8 수능이 9월 모의평가와 같이 수학 Ⅰ의 난이도가 높다면 ‘나’형을 택한 수험생들이 불리해 질 수 있다. 남은 기간동안 한 등급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수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 중·상위권 동점자가 다수 발생 전망

등급제는 모집단이 정상 분포임을 가정한 상대평가다. 그러나 2007 수능까지는 중·상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해 지난 6월 모의평가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었다. 하지만 9월 모의평가의 경우 언어·사회탐구 영역을 제외하고는 2007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되면서 6월 모의평가에 비해 등급 구분 원점수가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평이한 시험에서는 중·상위권의 분포가 두꺼워지면서 동점자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점수대별로 학생들의 점수 차이가 미미할 경우 한 문항 차이로 등급이 뒤바뀔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이 2008 수능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각 대학들이 수능 비중을 높이기 위해 등급별로 등급 점수 차이를 두게 되면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바뀔 수 있다. ‘쉬운 수능’ 체제 하에서는 “아는 것은 절대 틀리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문제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풀어야 한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n.co.kr

도움말= 마이맥스터디, 유웨이 중앙교육, 청솔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