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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새논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시간표는 오래된 유산이다. 그 정확한 모형은 아마도 수도원에서 유래되었을 터인데, 그 형태는 급속히 확산되었다. 수도원에서 사용되어 온 세 가지 주요한 방식 (시간 구분을 확립하고, 일정한 업무를 강요하며, 반복 주기를 규정하는 일)은 아주 일찍부터 학교, 작업장, 병원에서 재현되었다.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온 도식 안에, 새로운 규율은 어렵지 않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 수도원에 흔히 부속 기관으로 있었던 복지사업 기구들은 수도원의 생활방식과 규율을 이어받고 있었다. 산업기관에서 시간의 엄정성은 오랫동안 종교적인 외양을 간직해 왔다. 그리하여 17세기에 대규모 제조소의 규정에는 노동 시간을 분할하는 관례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모든 사람은… 아침에 일터에 오자마자 일하기에 앞서 우선 손을 씻고, 자기의 일을 하나님께 바칠 것, 성호를 긋고 일을 시작할 것." 그러나 19세기에도 여전히 산업계에서 농촌 사람들을 고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그들을 공장 노동에 익숙하게 하기 위해 수도회에 조력을 구하는 일이 있었다. 노동자들을 '공장-수도원'의 틀 속에 집어넣는 것이다. 모리스 도랑쥬 공과 귀스타브 아돌프 왕 휘하의 신교도 군대 안에서 대규모의 군사적 규율은 신앙심의 실천으로 분할된 시간의 리듬을 통해 형성되었다. 훨씬 후에 부싸넬이 말한 바로는, 군대 생활은 '수도원의 여러가지 장점'을 그대로 답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세기 동안 수도회 사람들은 규율의 전문가들이었다. 즉, 시간 처리의 전문가였고 율동 및 규칙적인 활동의 중요한 기술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규율은 이어받은 이러한 시간 규제의 방식을 수정한다. 우선 정교하게 다듬어서 15분, 분·초의 단위로 시간을 계산하기 시작한다. 물론 군대에서도 그렇다. 예를 들면, 기베르는, 보방(Bauban)이 최초로 고안한 사격 시간의 측정을 체계화하도록 했다. 또한 초등학교에서는 시간의 분할이 점점 더 세밀해져서, 모든 활동은 그것에 즉각적으로 따르는 여러 규율체계로 면밀히 규제된다. 예를 들면,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끝나자마자 한 명의 학생이 종을 치고, 그 소리로 전체 학생은 무릎을 꿇고 팔짱을 낀 채 시선을 떨군다. 기도가 끝나면, 교사는 학생들을 일어서게 하는 신호를 보내고, 그 다음 그리스도 십자가상에 경의를 표하게 하는 두번째 신호를 보내고, 마지막으로 그들을 착석시키기 위한 세번째의 신호를 한다." 19세기 초엽에는, 학생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초등학교 교육을 위해 다음과 같은 시간표가 제안된다. "8시 45분 지도교사의 입실; 8시 52분 교사에 의한 집합 신호; 8시 56분 아동의 입실 및 기도; 9시 착석; 9시 4분 석반 위에서 첫번째 받아쓰기; 9시 8분 받아쓰기 끝; 9시 12분 두번째 받아쓰기 등." 그리고 또한 임금 제도의 점차적인 확산으로 시간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할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노동자가 종이 울리고 나서 15분 이상 지각하는 일이 일어나는 경우…'라든가, '작업 시간 중 5분 이상 면회를 하는 직공…'이라든가, '정해진 시간에 작업장에 나오지 않는 자…'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즉, 끊임없는 통제, 감시자에 의한 압력, 작업을 방해하거나 산만하게 하는 모든 요소의 제거가 그렇다. 시간을 완전히 유익하게끔 구성하는 일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즉, "작업중에 몸짓으로건 혹은 다른 방식으로건 동료직공을 웃기거나, 어떤 장난이건 놀이를 하고, 먹거나, 자거나, 이야기나 농담하는 것을 엄금한다." 더구나 작업이 중단되는 식사시간에도 "직공들에게 일에 대한 관심을 잊어버리게 하는 황당한 이야기나 연애담 그밖의 화제에 관해서 어떤 말도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공장 안에 술을 가지고 들어가 작업장에서 마시는 것은 모든 직공에게 어떤 이유로든 엄금한다." 측정되고 임금이 지불되는 시간은 또한 불순함도 결함도 없는 시간이고, 계속 신체가 자신의 활동에만 주의를 집중하도록 한 우수한 질의 시간이어야 하는 것이다. 정확성과 집중은 정규적이라는 것과 더불어 규율 시간의 기본적인 덕목을 이룬다.
- 미셀 푸코, '감시와 처벌'
(나)
사무직 노동의 작업에 대한 시간적 표준
이는 미국 사무 시스템 및 절차 협회에서 편찬한 '사무 작업시간 표준에 대한 안내서:미국의 대기업이 사용하는 표준자료 집성'에서 브레이버만이 뽑은 것이다. 이 편람을 위해 자신들의 사무 표준시간 자료를 제공한 조직은 제너럴 일렉트릭 회사, 스탠포드 대학, 제너럴 타이어 앤드 러버 회사, 커-맥기 석유산업회사, 오언스 일리노이, 시카고의 해리스 신탁 저축은행, 사무 시스템 및 절차 협회 시카고 지부 등이었다고 한다.
- 이진경,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다) 7시는 8시를 위하여 언제나 불안하다. 7시가 되기 전까지 6시는 수백 번이나 아직은 7시가 아니라고 외친다. 7시는 6시 59분 59초까지 이불 속에 누워 편안한 척하는 나의 잠을 당당하게 짓밟으며 나타난다.
7시는 나를 거칠게 일으켜 세워 예리한 분침과 초침으로 내 몸을 알맞게 등분하다. 먼저 익숙하게 엉덩이를 베어내어 변소에 던져버린다. 다음은 얼굴을 잘라 거울과 면도기와 함께 세숫대야에 처박아놓는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팔다리들은 허겁지겁 이불을 개고 옷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는다.
8시가 오는 것이 두려우면서도 나는 8시를 향해 달려간다. 어제 지나갔던 발자국을 정확하게 밟으면서, 표정 없는 사람들이 초침처럼 조급하게 지나가는 7시와 8시 사이를 지나.
아무런 생각도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7시의 거리에 쏟아져 나온다. 그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기에는 8시의 입구가 너무나도 좁다. 7시의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일시에 8시의 좁은 입구로 몰려든다. 나도 그들과 함께 초침이 가리키는 눈금과 눈금 사이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너무도 좁고 답답한 눈금에 가려서, 그 눈금 사이에 낀 사람들의 욕설과 아우성에 가려서 8시의 시계에는 언제나 9시가 보이지 않는다.
-김기택, '태아의 잠'
문제 1 제시문 (가)의 내용을 요약하시오.(400자 내외)
문제 2 제시문 (가)와 (나)를 참조해 (다)의 시를 해설하시오.(500자 내외)
12월 20일자‘사람을 평가하는 객관적 기준이 있을까’에 대한 학생글
[ 논제1 ] ①위의 (가)와 (나)의 공통적인 견해는 사람을 평가하는 암묵적 기준이 일정한 카테고리를 형성함에 있다고 본다. ②제시문(가)는 직업, 신체적·경제적인 조건이, (나)는 외형적인 면에 치중한다. ③물론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느끼는 감정도 다르지만 두 제시문에서는 외적인 것으로 모든 사람들의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고 그 결과도 비슷하다고 제시한다.(193자)
[ 논제 2 ] ④위의 (가), (나)제시문은 사람을 너무 외적인 것에만 초점을 두어 틀을 만들었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외모 지상주의, 학벌주의, 황금만능주의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은 타인을 만나면 첫인상 즉 외모로 상대방의 50~60%를 결정한다. 내면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누군가에 대해 물어볼 때도 먼저 생김새를 묻게 되는 것 또한 그렇다. 유유상종이라고 중·고교 학생들은 친구를 사귈 때 성적을 따지고, 대학생들은 어떤 대학을 다니는지, 직장인은 상대방의 직업이 무엇인지 가린다. ⑤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에서 부모는 자녀가 사귀는 상대방 아이의 취미보다 그 아이 아버지의 직업이 무엇인가를 먼저 묻는다. 평가 기준은 외부적인 것에서 일차적인 가름을 요구한다. ⑥이렇게 일반화 되어 버린 평가 기준을 바꾸기 위해서는 첫째, 사람의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착하게 생긴 사람이 일을 저지르면 그 사람이라 믿기지 않고, 험상궂게 생긴 사람이 했을 것이라 생각되는 것은 '후광효과' 때문이다. 1981년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빼어난 미인이란 점을 알고 사면하라 혹은 결혼하게 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던 점도 외적인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의 본능에 기인한다.
둘째, 인문교육을 해야 한다. 인문교육은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는가를 알게 하는 기본적인 학문이다. 인문교육을 제대로 받는다면 누군가를 평가할 때 유용하다. ⑦프랑스에서 노숙자들을 상대로 철학인문교육을 실시한 결과 직업교육을 행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봤음이 이를 증명한다. 인문교육은 장기적으로 ⑧인간개조효과도 부수적으로 따르게 만든다. 사람을 평가하는 객관적 기준은 더 큰 철학적 소양 앞에서 차츰 사라지게 된다.(851자)
이서희 학생 글
총평 및 첨삭지도
개인의 능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정도에서 차이가 있을 뿐 본질은 효율을 추구한다. 이런 평가들은 한쪽 면에서는 공정성과 객관성이라는 장점을 가지지만, 반대 쪽에서는 인간을 물질화시키고 서열화, 도구화하는 단점을 지니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인간에 대한 평가의 양면성에 대한 문제 의식으로 본 논제가 출제됐다. 논제의 문제 의식이 학생들에게 익숙한 만큼, 대부분의 학생은 서열화와 단선적, 외면적 평가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냈다. 하지만, '인간 줄세우기'의 해결책에 대해서는 의식 개혁과 사회적 제도 개선 이상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서희 학생 역시 이러한 의식 개혁과 인문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는 논증의 과정을 매우 잘 따랐기에 대표 첨삭으로 선정됐다.
①동일한 의미라면, 첫 문장은 좀 더 자연스러운 문장이 되도록 신경을 쓰도록 하자. → "제시문 (가)와 (나)는 사람을 암묵적으로 평가하고 일정한 범주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②이 부분과 같이 중요한 내용만을 담아 댓구를 이루는 부분은 특히 문장의 표현에 신경써야 한다. → "제시문 (가)는 직업, 신체적·경제적 조건에, (나)는 외형적인 면을 그 기준으로 삼는다."
③짧은 내용이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두 제시문의 공통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④제시문의 공통 화제를 다시 정리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짧은 표현이지만 문제의 초점을 효과적으로 잡아내고 있다.
⑤실생활에서 부딪치는 사례들과 소설 지문의 내용을 근거로 외적인 특성에만 치중한 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 사례를 매우 논리적이며 자연스럽게 활용한 점은 칭찬할 부분인데, 서론에 해당하는 부분인데도 문제 제기가 약하다. '외모지상주의, 학벌주의, 황금만능주의'의 공통된 원인이 인간에 대한 단선적, 외면적 평가라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지적하지 못하면, 학생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기 쉽다.
⑥단선적이며, 외면적인 평가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진면목을 볼 안목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후광효과'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과 '김현희'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주장과 사례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⑦매우 독특하지만 학생의 배경지식을 잘 활용해, 인문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문제1에서처럼 간단하지만 표현에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 → "프랑스에서 노숙자를 상대로 철학인문교육을 실시한 결과 단순한 직업교육보다 훨씬 효과를 발휘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⑧잘 나가다가 전체의 논의를 흩트리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인간개조효과'라는 말은 부정적인 느낌을 주며, 사람을 단순한 도구나 동물과 동일한 취급을 하는 듯한 어감을 준다. 그러므로, 학생의 의도를 살리되 객관적 느낌을 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 "인성 순화의 부수적 효과도 가져다 준다."
[조동기 조동기국어논술 전문학원 대표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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