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서울대 '수능 만점' 절반이상 탈락

설경. 2008. 2. 1. 18:26

289명중 140명만 합격… 배출고교는 처음으로 900곳 넘겨

올해 서울대 정시모집에 지원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영역 만점자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최종 탈락했다.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서울대 개교 이후 처음 900곳을 넘겼다. 서울대는 31일 이런 내용의 2008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정시 일반전형에 지원한 수능 전 영역 만점자(1등급)는 289명이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149명이 탈락했다. 탈락자 대부분은 사회대(34명) 경영대(27명) 법대(28명) 의대(42명) 등 인기 모집단위에서 나왔다.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수능 성적은 1단계에서만 반영하고 2단계에서는 전혀 반영하지 않는 전형방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수능 성적으로 정원의 2배수(인문계열)나 3배수(자연계열)를 선발하는 1단계 전형만 통과했다면 2단계부터는 수능 만점자나 만점을 받지 못한 사람이나 출발선이 같아진다는 뜻이다. 2단계 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내신)와 대학별고사(논술 면접 등) 성적만 반영돼 최종 합격자가 가려졌다.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928곳으로 지난해보다 45곳이 더 늘었다. 서울대 설립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입학관리본부 측은 “다양한 지역 출신의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내신 성적 위주로 신입생을 뽑는 지역균형선발제 등의 영향으로 합격자가 한 두 명이라도 나오는 고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고 출신은 지난해보다 약간 준 반면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출신은 조금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합격생 비율로 따졌을 때 일반고 출신은 지난해 77%에서 올해 74.5%로 감소했다. 외고 출신 합격자 비율은 6.4%에서 7.4%, 과학고 출신은 8.1%에서 8.9%로 각각 올라갔다.

한 입시 전문가는 “자연계열 수시 특기자 모집 정원이 늘어 과학고 학생들의 문이 더 넓어진데다, 정시 1단계 전형은 수능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특목고 출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학생들의 선전은 올해에도 계속됐다. 여학생 합격자 비율은 40.3%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0%대를 유지했다. 합격자의 논술ㆍ면접 점수는 지역별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인문계열에서는 서울 지역 출신이, 자연계열은 시ㆍ군 단위 지역 출신이 약간 더 높았다.

서울대 정시 합격자는 4~11일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한다. 서울대는 미등록 인원이 생기면 12일, 14일, 16~18일 세 차례 추가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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