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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친아의 역습
예나 지금이나 절대로 뛰어 넘을 수 없는 사람이 하나 있다. 이른바 엄친아, 엄마 친구 아들이다. 이 녀석들은 한마디로 슈퍼맨이어서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잘해서 전교 1등을 놓치는 법이 없고, 곁가지로 전교회장은 기본이다. 대학교 올라가면 왜 그리 장학금은 냉큼 냉큼 타대는지, 게다가 멋진 아르바이트도 해서 알바비 전액을 꼭 부모님의 선물을 사드리는 데 투자하는 효심을 겸비했다. 취직은 대기업에만 하고, 면접 본 곳 여기저기서 오라는 데가 많아 거절하기 바쁘다. 연애도 남들 부러워할만한 여자를 만나 딸 하나, 아들 하나 쑥 낳고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엄친아들.
문제는 이 녀석들이 그냥 자기의 삶을 살아가면 좋은데 자꾸 우리 인생에 끼어든다는 데에 있다. "엄마 친구 아들은 제 스스로 과외해서 대학교 올라가 용돈 한번 안 타갔다는데 넌 왜 그 나이가 되도록 떡볶이 값을 타가니?" "얘, 엄마친구 딸은 글쎄 사시를 봤는데 그냥 한번 만에 철썩 붙었다는구나."
비교는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생활의 많은 추론과 생각들이 바로 이러한 비교를 근거로 이루어진다는 데에 있다.
■유비적인 추론 방법
'A와 B는 유사하다. 그러므로 A의 결과와 B의 결과가 유사할 것이다.' 이러한 추론방법을 우리는 '유비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유비적인 방법은 우리가 실생활 속에서 광범위하게 쓰고 있는 추론방법이다. 줄여서 '유추'라고 하는 이 방법은 두 가지 대상을 비교해서 결과를 모르는 나머지 한 가지 대상의 결과를 추론해내는 방법이다. 그러다보니 유비적인 방법에는 중요한 전제 하나가 수반된다. 바로 두 대상이 비교 대상이 될 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친아'와 비교하는 엄마들의 생각에는, 엄마와 친구는 비슷하니까 아들들 역시 비슷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가 바로 유비적인 방법의 기본이다. 유사한 점이 많을수록 결론은 더욱 강해지고, 유사한 점이 적을수록 결론은 약해진다.
가령 친구의 MP3가 아무런 이유 없이 고장이 나버렸다. 그런데 나도 그 친구와 같은 MP3를 쓰고 있다면 내 것도 갑자기 고장이 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친구 것이 고장 나기 조금 전부터 액정이 깜빡깜빡 했다는데 지금 내 것도 그렇다면 내 것 역시 고장 날 가능성이 생긴다. 그런데 친구는 한 번 심하게 MP3를 떨어뜨린 적이 있고 나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면 유비적인 결론은 약해진다.
주의할 것은 결론의 특징과 관계없는 유비점은 아무리 찾아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가령 친구는 자기의 MP3를 '예쁜이'라고 불렀고 나도 내 MP3를 '예쁜이'라고 부른다는 진술은 아무리 덧붙여봐야 유비적인 결론인 '내 것도 고장 날 것 같다'라는 사실을 지지하지 못한다. 별 관계가 없는 진술이기 때문이다. 이 유비적인 방법의 본질을 알아 유사점과 차이점을 잘 찾아내면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만들고, 상대방의 주장을 약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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