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전봇대와 공무원의 공통점은?

설경. 2008. 2. 17. 13:50


[시사 이슈로 본 논술] 대불공단 전봇대와 영혼이 없는 사람들
■개혁의 대상이 된 공무원 사회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의 전봇대 두 개가 뽑혔다. 공무원 사회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규제 개혁 의지가 표출된 사건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중복되는 정부 조직을 통폐합하고, 규제가 많은 부처를 중심으로 조직 개편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규제 50건에 1%씩 인력을 줄인다는 계획도 가졌다.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특수한 몇 개 분야를 제외하고 정부의 모든 분야와 직위를 외국인에게 개방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획도 세웠다. 관료사회의 비효율성 철폐를 상징하는 전봇대 뽑기가 공무원 전체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공무원 조직 사회의 특징

'사회문화' 교과서에는 대규모화된 조직의 업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데 탁월한 효율을 발휘하는 피라미드 조직을 관료제라 정의한다. 기업, 학교, 군대, 병원, 정당, 공무원 조직 사회가 이에 해당한다. 형식과 절차만을 강조하는 관료제는 공무원 사회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규칙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목적 전치 현상이 일어나고 상의 하달식 업무 집행의 문제점도 보인다. 특히 최고 관리자의 인식 및 판단이 잘못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된다. 국정홍보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시 자신들을 '영혼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자조적으로 표현했다. 정부 관료는 정부 최고 책임자의 통치 철학으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시대의 걸림돌, 자기 자리만 생각하는 사람들, 정권의 시녀 역할만을 하는 존재로 낙인 찍히고 있다.
■규제의 변증법적 이해

기업인들은 공무원 업무의 대부분이 규제 업무이며 공무원 숫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규제도 늘어난다는 생각을 한다.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를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5000여 건이 넘는 각종 규제들이다. 규제를 위한 규제로 각종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공직 사회는 기업의 고객 지향 마인드를 접목해야 한다. 효율성과 신속성의 가치를 받아들인다면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참고로, 새로운 정부가 밝힌 광역경제권 운영 체계 조직을 보자.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경쟁력', 광역경제권활성화추진단의 '활성화', 지역자율형지역본부체제의 '자율형'은 규제 개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들이다. 정부 규제는 미운 오리새끼만은 아니다. 정부 규제란 이윤을 절대적으로 추구하는 기업 활동이 사회의 공공가치와 부딪칠 때 공공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정확한 일처리와 민주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과정이다.

■규제 개혁 논의의 큰 맥락과 고려할 문제

규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새로운 정부는 공무원 수를 대폭적으로 줄여 작은 정부로 가고자 한다. 복지 사회를 지향하는 큰 정부의 한계를 지적하는 논의가 우선한다. 방만한 경영을 일삼으면서 자신들의 이권만 챙긴다고 비판받는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논의와도 연결된다. 기업과 정부 조직이 똑같은 관료제로 출발했는데 왜 공무원 조직만 변화의 속도에 둔감한지를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변화하는 맥락을 고려하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제를 수행한 사례가 2007년 서울대학교 정시논술 문제다. 규제 개혁을 추진하는 공무원 조직이 보여주기 행정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고민해야 한다.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이윤이 몇 개의 대기업에 집중되거나 규제의 혜택을 받고 있었던 사회적 약자들의 복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대안 설계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


[강방식 동북고 교사·EBS 사고와 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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