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서울대 ‘제로베이스’ 효과…수험생 비상

설경. 2008. 2. 17. 14:46

일부 연.고대로 몰려… 추가합격자 검색에 잠도 설쳐



지난 11일 수험생 최모 군은 잠을 설치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가군에 있는 K대의 추가 합격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최군은 K대 예비합격자가 아니지만 K대에 몇명이 추가 합격했는가에 따라 최군이 지원한 대학의 2차 추가 합격자가 결정된다. 오후에나 있을 K대의 추가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리다. 최군은 인터넷에서 알아낸 방법에 따라 K대 홈페이지 뚫기에 나서 결국 발표 전 추가 합격자 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 대학이 1차 추가 합격자 명단을 발표하는 가운데 소위 ‘서울대 제로베이스’ 효과로 인해 각 대학의 추가 합격자 수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험생은 추가 합격자 수를 알기 위해 각 대학 홈페이지 뚫기에 나서는 등 정보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대 제로베이스’ 효과란 이번 입시에서 서울대가 수능성적을 1차 합격자 선정에만 반영하고 2차 합격자 선정에서는 배제시킨 것에서 비롯됐다. 서울대의 이런 전형 방법에 따라 수능성적은 우수하지만 내신이나 면접, 논술이 취약한 학생 중 상당수가 서울대에 합격하지 못하고 연.고대에 등록하면서 양 학교의 등록률이 올라갔다. 실제로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안암캠퍼스에서 1차 추가 합격자로 616명을 받았지만 올해는 지난해의 80% 수준인 493명만이 추가 합격했으며, 연세대의 경우도 2007년 신촌 캠퍼스에선 총 661명이 1차로 추가 합격했지만 올해의 경우 78%에 불과한 480명만 추가로 합격했다.

각 대학의 1차 추가 합격자 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수험생 사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긴장한 수험생 중 일부는 홈페이지 뚫기에까지 나섰다. 홈페이지 뚫기란 대학 측이 서버에는 올렸지만 공개하지 않은 추가 합격 인원 관련 정보를 빼내는 것을 말한다. 수험생은 홈페이지를 뚫기 위해 주로 게시글의 주소를 예측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모 대학의 입학처에서 올린 마지막 공지글의 주소가 ‘admission.XXXX.ac.kr/noticeview.asp?pkid=339’라면 학생들은 다음 공지글의 주소가 ‘admission.XXXX.ac.kr/noticeview.asp?pkid=340’일 것이라 추측하고 해당 주소를 계속 검색하는 식이다. 실제로 서울시내 상당수 대학의 추가 합격자 수가 이 같은 방법으로 수험생에게 뚫려 사전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정식 발표 전 일부 학생이 서버의 주소 생성 법칙에 따라 주소를 추론해 들어와 학부별 추가 합격자 수를 사전에 알아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킹이라 보기는 어렵고 그저 수험생의 절박한 심정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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