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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은 1750년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벌어진 식민지 영토 분쟁의 와중에 정치적 이유로 학살당한 산카롤로스 선교회의 순교를 소재로 하고 있는 실화다. 제목처럼 '소명'을 받은 신부들의 사랑과 헌신, 고뇌와 갈등을 가슴 뭉클하게 그린다. 또 '종교가 추구하는 사랑과 사회적 정의 구현을 위한 신앙인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라는 물음을 제시한다.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 분)는 남미의 이과수 폭포 위에 있는 천연의 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인디언 과라니 부족을 찾아가 음악을 통해 그들을 선교하는 데 성공한다. 로드리고 멘도사(로버트 드니로 분)는 식민지 개척자들의 하수인인 용병이자 노예 상인으로 활동하며 부를 축적한 사람이다. 어느 날, 자신의 연인과 친동생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고 격분한 나머지 결투를 벌여 동생을 죽이고 만다. 때늦은 후회와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로드리고는 가브리엘 신부를 만나 참회의 길을 걷는다. 수도사가 된 로드리고는 가브리엘 신부를 도와 원주민들과 동화돼 가면서 신앙의 보금자리인 산카롤로스 선교회를 건설한다.
이즈음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남아메리카의 식민지 영토 분할을 둘러싼 합의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과라니족 마을이 무신론의 포르투갈 식민지로 편입되자 원주민들은 선교회를 침탈하는 적들에게 항거할 것을 결심한다. 칼을 들고 원주민을 돕자는 로드리고와 이에 반대하는 가브리엘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어느덧 포르투갈 군인들은 지척까지 진군해 들어오고, 로드리고는 칼을 허리에 차고 나선다. 가브리엘은 십자가상을 앞세우고 행진하면서 묵묵히 저항하고, 원주민들은 가브리엘의 뒤를 따르며 성가를 합창한다. 결국 가브리엘과 로드리고는 토벌군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로드리고는 가브리엘이 칼 대신 십자가를 들고 죽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자신 또한 죽는다. 원주민들도 무참히 학살되고 선교회는 불타고 마을은 폐허로 변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본 주교는 교황에게 회한 어린 편지를 보낸다.
"신부들은 죽고 전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진실로 죽은 건 나요. 산 자는 그들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기 때문입니다."
■논제: 종교의 사회적 구원
종교는 먼 옛날부터 첨단 과학이 출현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선악과 영혼과 육체를 주관하며 그 생명력을 더해가고 있다. 인간의 삶에 거대한 뿌리를 내린 종교는 인간의 구체적인 삶과 깊은 관련을 맺어왔다. 종교는 타락한 영혼을 정화시키는 구원의 빛을 비춰주는 동시에 사회 구원을 위해서도 앞장서야 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뒤르켕은 종교가 사회를 하나로 결속시키는 가치와 이상, 그리고 희망을 열어주는 상징적 의식이라 말하며 사회는 종교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종교는 사회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하나의 사회 안에 존재하는 정치와 종교는 동일한 인간과 같은 국민을 상대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서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 있다. 인간의 역사를 더듬어보면, 종교는 정치와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나 정치에 직접 관여하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모든 인류의 큰 스승인 예수와 부처께서 보여준 삶의 길은 무소유를 통해 부와 명예를 벗어 던진 청빈함과 겸손의 삶이었다. 모든 인간과 사회의 근원적 고통을 벗게 하기 위해 노력한 삶인 것이다. 사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종교의 역할이 무척 컸다. 어려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개인 구원과 대한민국이 민주화의 몸부림칠 때 사회 구원에도 앞장섰다. 사회 복지 시설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곳도 종교 단체이며 빈민 구제 사업이나 경로 사업, 장애인 돕기 사업, 결식아동들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도 종교인들이다.
종교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관하지 않고 다양하게 반응하고 응답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반응과 응답들이 참되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완성돼야 한다. 개인의 구원이 전제되지 않은 사회 구원은 있을 수 없고, 사회의 구원으로 이어지지 않은 개인 구원 또한 종교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放棄)하는 행위다. 사회적 현상에 대해 성실하게 응답하는 책임 수행을 다할 때 종교는 비로소 살아 있는 신앙 공동체로 바로 설 수 있다.
■더 생각해볼 거리
① 영화에서 가브리엘 신부가 연주하는 형식을 빌린 천상의 음악인 'Gabriel's Oboe'를 감상해보자.
② 종교가 가지고 있는 신비성과 과학의 실증성은 서로 배치되는 것처럼 보인다. 종교와 과학의 양립 가능성에 대하여 토론해보자.
③ 사회 현실에 대해 종교인들이 갖추어야 할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윤문원 이지딥논술연구소장 '49편의 말 많은 영화읽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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