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오후 2시가 넘자 초등학생들이, 오후 4~5시가 되자 교복을 입은 중학교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학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 3학년이 일주일에 한 번 영어학원 가는데 학원비가 37만원이나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겨울방학 내내 잠잠하던 대치동 학원가는 새 학기 접어들면서 학원비가 껑충 뛰어올랐다. 또 논술학원은 대학의 잇단 논술 폐지에 과목 영역을 확대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이곳 학원들은 이날 저녁 서울시의회의 '심야 교습 허용'에 대해서도 "이미 하고 있어 별로 달라질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치동 A학원은 겨울방학까지 월 25만원이었던 영어학원비를 37만원으로 올렸다. 학원장은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입 학원뿐 아니라 중등학원이나 초등학교 학원비도 덩달아 올랐다. 학원비는 과목당 2만~3만원 수준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올랐다.
초등수학 전문 B학원 학원비는 월 12만원에서 이달부터 15만원으로 올렸다. B학원은 자체 제작한 교재를 쓴다는 이유로 한 달에 5만원씩 교재비를 따로 받는다. 초등학생 수학학원비로 한 달에 20만원이 드는 셈이다.
초등학교 1ㆍ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한 달에 아이들 사교육비로 200만원 정도 들던 것이 올 들어 250만원대로 훌쩍 넘어갔다. 한 달에 이렇게 돈이 드니 대학등록금은 비싼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게다가 일부 학원은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 한 학부모는 "학원비를 현금으로만 받지 카드를 받지 않는다. 일주일에 1시간씩 세 번 하는 논술ㆍ언어반 수업료를 겨울방학 때부터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린 대치동 C논술학원 관계자는 "한 반에 4~5명 정도 소수 정예로 반을 편성하기 때문에 강사 월급을 주려면 학원비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학원비가 저렴하면 학부모들이 믿고 아이들을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의 잇단 정시 논술 폐지에 대해 논술학원은 다른 길로 제 살 길을 모색했다. 과거 '대입 논술지도'나 '초중생 독서지도' 위주로 대입 대비를 중점적으로 하던 논술학원은 이제 '논술+언어영역지도' '초등생 독서지도' 등에 주력하고 있다. 대치동 D논술학원 관계자는 "(정시논술 폐지로) 운영이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솔직히 대치동에서 망해 나갈 일은 없다.
교육정책이 바뀌어도 이 동네 부모들은 시킬 건 다 시키고 보자는 식"이라고 말했다. 입시 제도가 바뀌어도 학부모의 사교육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주력 과목을 바꾸는 식으로 계속 운영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학원들은 '심야 교습 허용'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반응은 의외였다. 이미 제한 시간인 밤 11시를 넘겨 수업을 해왔기 때문에 달라질 게 없다는 것.
수학학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불 켜놓은 것을 안 들키려고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쳐놓고 수업하던 것을 이제는 떳떳하게 할 수 있게 된 정도다. 밤 늦게까지 수업하는 학원일수록 학부모가 좋아한다"고 말했다. 강남 초등학생 학부모도 "지금껏 맞벌이하면서 헉헉거리며 사교육을 시켜왔는데 심야까지 학원을 열면 더 많은 강의를 듣게 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몰릴 것이고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애들은 다 밤 늦게까지 학원에 앉아 공부하는데 내 아이라고 안 보낼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지었다.
[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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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가 넘자 초등학생들이, 오후 4~5시가 되자 교복을 입은 중학교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학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 3학년이 일주일에 한 번 영어학원 가는데 학원비가 37만원이나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겨울방학 내내 잠잠하던 대치동 학원가는 새 학기 접어들면서 학원비가 껑충 뛰어올랐다. 또 논술학원은 대학의 잇단 논술 폐지에 과목 영역을 확대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이곳 학원들은 이날 저녁 서울시의회의 '심야 교습 허용'에 대해서도 "이미 하고 있어 별로 달라질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치동 A학원은 겨울방학까지 월 25만원이었던 영어학원비를 37만원으로 올렸다. 학원장은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입 학원뿐 아니라 중등학원이나 초등학교 학원비도 덩달아 올랐다. 학원비는 과목당 2만~3만원 수준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올랐다.
초등수학 전문 B학원 학원비는 월 12만원에서 이달부터 15만원으로 올렸다. B학원은 자체 제작한 교재를 쓴다는 이유로 한 달에 5만원씩 교재비를 따로 받는다. 초등학생 수학학원비로 한 달에 20만원이 드는 셈이다.
초등학교 1ㆍ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한 달에 아이들 사교육비로 200만원 정도 들던 것이 올 들어 250만원대로 훌쩍 넘어갔다. 한 달에 이렇게 돈이 드니 대학등록금은 비싼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게다가 일부 학원은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 한 학부모는 "학원비를 현금으로만 받지 카드를 받지 않는다. 일주일에 1시간씩 세 번 하는 논술ㆍ언어반 수업료를 겨울방학 때부터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린 대치동 C논술학원 관계자는 "한 반에 4~5명 정도 소수 정예로 반을 편성하기 때문에 강사 월급을 주려면 학원비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학원비가 저렴하면 학부모들이 믿고 아이들을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의 잇단 정시 논술 폐지에 대해 논술학원은 다른 길로 제 살 길을 모색했다. 과거 '대입 논술지도'나 '초중생 독서지도' 위주로 대입 대비를 중점적으로 하던 논술학원은 이제 '논술+언어영역지도' '초등생 독서지도' 등에 주력하고 있다. 대치동 D논술학원 관계자는 "(정시논술 폐지로) 운영이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솔직히 대치동에서 망해 나갈 일은 없다.
교육정책이 바뀌어도 이 동네 부모들은 시킬 건 다 시키고 보자는 식"이라고 말했다. 입시 제도가 바뀌어도 학부모의 사교육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주력 과목을 바꾸는 식으로 계속 운영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학원들은 '심야 교습 허용'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반응은 의외였다. 이미 제한 시간인 밤 11시를 넘겨 수업을 해왔기 때문에 달라질 게 없다는 것.
수학학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불 켜놓은 것을 안 들키려고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쳐놓고 수업하던 것을 이제는 떳떳하게 할 수 있게 된 정도다. 밤 늦게까지 수업하는 학원일수록 학부모가 좋아한다"고 말했다. 강남 초등학생 학부모도 "지금껏 맞벌이하면서 헉헉거리며 사교육을 시켜왔는데 심야까지 학원을 열면 더 많은 강의를 듣게 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몰릴 것이고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애들은 다 밤 늦게까지 학원에 앉아 공부하는데 내 아이라고 안 보낼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지었다.
[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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