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특별전형 합격자에게 듣는다 '봉사활동 우수자 전형' 대비법

설경. 2008. 3. 20. 13:36
합격은 내신과 면접이 좌우해요 특별전형 합격자에게 듣는다 ⑤ '봉사활동 우수자 전형' 대비법

봉사활동 실적은 자격기준일 뿐


자원봉사는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지만 큰 힘이다. 각 대학이 '봉사활동 우수자 전형(수시)'을 시행하는 이유도 봉사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공유하기 위해서다. 대학 마다 30시간 이상에서 300시간 이상까지 봉사활동 실적에 따라 다양한 선발기준을 적용한다. 하지만 봉사자 전형 합격생들은 "대학가기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면 자신에게 무익하고 대입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심혜림 서울여대 인간개발학부 1학년

��심혜림 서울여대 인간개발학부 1학년

��현수정 홍익대 국어교육과 1학년

심양은 2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 실적으로 서울여대 수시 2학기 예비지도자 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고교 3년간 꽃동네, 아동임시보호센터 등 여러 시설을 찾아다니며 땀을 흘렸다. 심양의 꿈은 사회복지사.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을 읽고, 장애인 복지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장애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늘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한 장애인단체에서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심양은 "대학 입시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는 거라면, 그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하는 게 낫다"고 지적한다. 봉사활동 우수자 전형이 일반 전형보다 경쟁률이 훨씬 높아 합격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 게다가 봉사활동 실적은 대부분 1단계 자격심사에서만 영향을 미칠 뿐 실제로 합격을 좌우하는 것은 내신 성적과 면접이다.

그녀는 "봉사자 전형만 노리고 고1 때부터 200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하고도 결국 입시에서 실패한 친구를 봤다"며 "봉사활동 실적만 믿고 학생부 성적을 방치하면 합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1 초부터 내신 우수자 전형에 관심을 보였던 심양은 내신 관리와 면접 준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저녁 자율학습 시간에 복습을 철저히 하고, 학교 시험 일주일 전부터는 수업시간에 더 집중했다. 시험문제 출제기간의 수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출제기간 중 선생님은 시험 정보를 은근슬쩍 '흘리는' 경향이 있다.

면접에서도 신경을 썼다. 단정한 옷차림, 면접장에서 인사하기,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기 등 기본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면접 예상 질문을 뽑고 실전연습도 했다.

심양은 "면접에서는 '이 학과 졸업 후 어떤 일을 할 계획인지' 반드시 질문한다"며 "자신의 비전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대답을 준비해 가라"고 조언했다.

현수정 홍익대 국어교육과 1학년

현양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 클럽활동('이웃사랑부')에 참여하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중학교 3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노인복지시설을 찾았다. 고교 때는 한국로터리클럽 산하 청소년봉사단체('인터렉트')에 들어가 국제교류위원장을 맡았다. 노인 목욕봉사, 자선기금 마련 등 다양한 일을 3년 꼬박했다. 고3이 됐을 때는 학교선생님이 "이제 봉사활동보다는 대입에 더 신경 쓰라"고 만류할 정도. 덕분에 고2 때는 충청남도교육감 선행상, 한국로터리클럽 총재상 등을 수상했다. 현양은 이 수상 실적으로 홍익대 수시모집 '선·효행자 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현양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바른 삶의 태도를 배웠다"며 "남을 위한 봉사였지만,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니 제 스스로 얻은 것이 더 많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현양은 고3 때까지 봉사자 전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내신 우수자 전형에 지원하기로 마음먹고 내신 관리에 더 신경 썼다. 학교 시험 3주전부터 밤을 새가며 시험공부를 했다. 요즘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스터디 플래너를 활용해 공부계획을 세웠다. 시험범위를 10번 이상 반복 공부할 정도로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최종적으로 내신 1.3등급을 받았다. 내신우수자전형 대신 선·효행자전형에 지원하게 된 것은 선생님의 추천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원 당시 경쟁률이 70대 1을 넘을 정도로 치열했다. 홍익대 선·효행자전형에서는 1단계 자격심사 후 2단계에서 학생부 90%, 면접 10%를 반영했다. 어쩌면 내신 성적 덕분에 합격한 셈이다. 현양은 "대입을 위해서라면 '공부'를 우선순위를 두고 내신과 수능 성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며 "봉사활동 실적만으로는 합격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글) syoh@chosun.com ]
[김승완 기자(사진) wanfot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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