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우주 속 이소연 '머리는 부풀고 허리는 잘록'

설경. 2008. 4. 9. 15:47
무중력 상태에서는 피가 상체로 몰려

한국
인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씨는 우주선을 탄 뒤로 신체상에 어떤 변화가 올까. 우주선 안이라도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중력에 적응된 지구에서의 몸과 조직이 재배열되고 분산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우주 공간에 들어서면 당장 얼굴은 커지고 허리는 준다. 지구에서는 몸의 위치마다 혈압이 다르다.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올 때는 같은 압력(평균 100㎜Hg)으로 나오지만 아래로 쏠리는 중력의 영향으로 얼굴은 약 70㎜Hg, 다리는 약 200㎜Hg이 된다. 하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어느 위치건 100㎜Hg이다. 상대적으로 평소보다 머리 쪽에 피가 몰리면서 얼굴은 부풀어 오른다. 허리의 혈액은 가슴으로 이동하여 허리 둘레가 약 6~8㎝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체로 몰리는 혈액과 체액이 줄면서 다리는 가늘어 보인다.

키도 커진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관절마디가 붙는 힘이 사라진다. 덕분에 척추의 뼈와 뼈가 맞닿는 디스크 공간이 늘어나고 다리 관절 사이 공간이 길어져 키가 5~8㎝ 커진다. 반면 관절통이 있다면 통증은 줄어든다.

오줌의 양도 준다. 소변은 콩팥으로 들어온 피를 거르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우주 공간에서는 피가 상체로 몰리게 되면서 콩팥으로 혈액이 이동하는 압력도 줄고 양도 준다. 이에 따라 오줌 양이 평소보다 20%, 많게는 70%까지 준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운동과 균형감각이 둔화된다. 균형을 유지하는 귀 안쪽 내이(內耳)의 전정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술 취한 듯 비틀거리게 된다. 심한 경우 왼쪽, 오른쪽 움직임이 바뀌는 듯한 착각을 느끼기도 한다. 우주선이 지구 주변을 하루에도 몇 번씩 돌기 때문에 밤낮이 자주 바뀌어 수면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우주정거장에서 한 달 이상 체류하게 되면 근육과 뼈도 약해진다. 김상훈 정형외과(힘찬병원) 전문의는 "해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몇 달 동안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한 러시아와 미국 우주 비행사들의 근력이 약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뼈와 근육이 중력을 이길 필요가 없어 힘을 덜 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몇 달간 가만히 누워 있는 것과 같은 효과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뼈의 골밀도는 한 달에 1%씩 줄어든다. 일반적인 골다공증 진행 속도보다 10배 정도 빠른 것이다. 뼈에서 빠져 나온 칼슘이 신체의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면 나중에 콩팥 결석과 피부 각질화가 올 수 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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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생활 무엇이 다를까?…무중력상태 키 7~8㎝커져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가 8일부터 19일까지 12일간 생활하게 될 우주는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다.

우주선 내부나 10일 밤 도착할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은 마치 초현실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엄청난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ISS의 원심력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면서 무중력 상태를 만들기 때문이다.

◆ 우주인의 의식주 생활은?
= 우주선 안에서는 무중력 환경 때문에 샤워가 어려워 물수건으로 몸을 깨끗이 닦는다. 욕실은 칸막이 안쪽 벽에 거울이 붙어 있는 공간이다. 우주인들은 여기에서 씻고, 면도하고, 세수하는 등 모든 것을 해결한다. ISS의 우주인들도 이를 닦고 머리를 감는다. 머리를 감을 때는 물을 조금만 넣어도 거품이 잘 일어나는 특수 샴푸를 사용한다. 양치할 때는 입을 벌리지 않아야 치약이 사방으로 떠다니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식사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사실 무중력 상태에서 식탁은 필요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우주인들은 식사시간에 접이식 식탁에 모여 함께 음식을 먹는다. 접시나 스푼, 식품봉지 등이 떠다닐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물건은 자석이나 테이프로 일정한 위치에 부착시킨다. 음식은 대부분 말려서 팩에 담은 것에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먹는 게 많다. 가열용 램프가 부착된 특수 테이블을 사용하면 우주인들은 따뜻한 음식도 먹을 수 있다.

이런 생활을 ISS에서 6개월가량 하는 장기체류 우주인은 지구로 귀환한 뒤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우주인들은 대부분 귀환 첫날밤 자기 침대에 누워 자더라도 몸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을 받는다.

◆ 우주생활엔 어려움도 많아
= 가장 큰 고충 중 하나가 소음이다. 요란한 기계 소리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우주인이 수면제를 먹거나 귀마개를 사용하고 있다. 귀마개 사용을 소홀히 했다가 지구로 돌아와 청력이 약해진 우주인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가끔 방향감각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방향감각을 주기 위해 천장에 전등이 달려 있다.

무중력 상태에서 장기체류를 하는 우주인은 척추가 늘어나 키가 커지는 반면 등 아랫부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평소처럼 중력이 척추를 붙잡아 주지 않음에 따라 척추가 늘어난다. 실제로 ISS 도착 직후부터 우주인들의 키가 늘어나기 시작해 7~8㎝ 커진다.

◆ 우주에서 돌아온 뒤에는
=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한국에 귀환하는 만큼 이씨에게 광고 출연과 강연 요청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만치 않은 부수입이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광고를 찍더라도 기업 이미지 광고 등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덜한 광고를 찍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우주인 배출은 개인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이소연 씨가 국민 세금으로 국민을 대표해 수행하는 것인 만큼 지나치게 상업적인 광고에 출연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씨가 맡은 강연이나 저술, 광고활동 등으로 얻는 모든 수익의 일부는 항우연에 귀속된다.

광고와 강연 등의 부수입 말고도 이씨는 귀국하면 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임명된다. 한국 최초 우주인에 대한 특별 예우로 승진하게 되는 셈이다. 승진하면 이씨는 8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코누르 = 김은표 기자 / 서울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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