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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은 지금] 필리핀 드 라살 대학교

설경. 2008. 4. 24. 12:55
미국의 교육 방식과 영어 강의 졸업 후 외국서 일할 기회 많아

마닐라
에서 고가전철을 타고 가다보면 복잡한 도시의 소음과 청명한 하늘 높이 솟은 옥외 광고판을 만난다. 야외 공연무대와 재미난 대형 조형물들이 있는 태프트 거리(Taft Avenue)를 지나다 보면 19세기 식의 석조건물이 있는 작지만 고풍스런 캠퍼스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바로 내가 다니는 드 라살 대학교다.

난 어렸을 때부터 이곳 저곳 여러 나라를 떠돌았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중국에 있었다. 그러다 필리핀 이라는 나라를 만나 지금은 이곳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필리핀' 하면 안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꽤 있다. 못 사는 나라라며 선입견을 갖는다. 나도 예전에는 그랬다. 하지만 여기서 대학을 다니다 보니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나라라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은 한국 학생들이 이곳에 많이 유학하러 오기는 하지만 아직도 필리핀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이곳에서 생활하며 느꼈던 필리핀의 가능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능성의 중심은 바로 영어이다. 기회는 영어에서 나온다. 필리핀의 국어는 '따갈로어'지만 국민 대다수가 영어를 할 수 있으며, 대학 강의도 영어로 한다. 필리핀 사람들은 느긋한 성격만큼 영어를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하기 때문에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필리핀은 과거 미국의 지배를 받아서 사회 곳곳에 미국의 흔적이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드 라살 대의 경우 대부분 미국의 교육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커리큘럼 또한 수준이 높다.

참고로 내가 다니는 드 라살대는 필리핀의 3대 명문대 중 하나로 1911년 설립된 사립대학이다. 필리핀 대학 중에서도 수업과 과제물의 수준과 강도가 높아 재학생들 모두 열심히 공부한다. 한국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합산해 성적을 매기지만, 필리핀 대학들은 쪽지시험 같은 형식의 퀴즈가 성적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중간 고사 때 낙제를 하면 기말고사에서 회복이 힘들어지고, 회복을 못하면 낙제하기 때문에 한 학기를 다시 다녀야 한다. 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하기 때문에 필리핀이라고 만만히 봐서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바로 취업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취업 전쟁을 치른다고 들었는데, 여기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필리핀에서 대학교를 졸업하면 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학교 생활만 충실하게 하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나의 경우 호텔경영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졸업과 동시에 두바이로 가게 됐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조찬형 드 라살 대학교 호텔경영학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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