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논술 이것이 핵심이다] 인문계 객관적인 제시문 이해가 먼저

설경. 2008. 5. 8. 14:02
[타임교육홀딩스의 논술 이것이 핵심이다]

■인문계|논술문제는 논제와 제시문으로 구성돼 있다. 논제는 학생들에게 제시문의 독해방향을 제시하며 답안의 작성내용과 순서를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제시문은 각종 인간 사회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진단, 그리고 문제해결의 대안을 담고 있는데, 논제에 맞춰 답안을 작성할 수 있는 기본 자료의 기능을 한다. 출제자는 논제를 통해서 학생들이 사실적 이해, 비판적 이해, 추론적 이해 중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제시문을 읽고 활용해야 하는지를 지정해 주고 있다.

↑ 강상식 타임교육대입논술센터·학림논술연구소장

요약을 요구하는 논제는 사실적 이해, 반론과 비판을 요구하는 논제는 비판적 이해에 중점을 두고 제시문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반론과 비판을 요구하거나 특정한 사회현상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책을 요구하는 문제해결형 논제라고 할지라도 사실적 이해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제대로 된 답안을 서술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특정한 주장을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그 주장에 대해 비판할 수 있으며, 특정한 사회현상에 대한 제시문의 분석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그 분석을 토대로 문제의 해결대책을 서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제시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제시문을 활용한 답안도 잘못된 방향으로 작성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제시문의 사실적 독해는 제시문 이해와 답안작성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제시문을 독해하는 사실적 사고란, 주어진 글 속에 명시적으로 언급돼 있는 내용을 주관적인 해석이나 비판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고 영역은 표면적으로 명시돼 있는 내용을 통해 주어진 정보를 확인하고 재조직하는 활동 능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제시문을 자신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서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 특히 많은 배경지식을 지니고 있는 학생들은 자신의 배경지식을 동원해 제시문을 독해함으로써 배경지식이 오히려 독(毒)이 되는 경우도 있다.

사회의 두 가지 제도, 즉 사유재산 제도와 결혼 제도가 제정되고 나면 반드시 조건의 불평등이 수반된다. 만약 부모가 가난해서, 혹은 너무나 가족이 많아서 충분히 부양 받을 수 없는 이들은, 자연의 불가피한 법칙 때문에 인생이라는 제비뽑기에서 꽝을 뽑은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차지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 부모로부터 생활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또 사회가 그의 노동을 바라지 않을 경우, 그는 최소한의 식량을 얻을 권리도 주장할 수 없으며 사실상 아무 곳에서도 할 일이 없다. 자연이 베푸는 대향연에서 그가 앉을 자리는 없는 것이다. 그가 만약 다른 손님들의 동정을 받지 못하면, 자연의 여신은 퇴거를 명령하고 그 명령을 집행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손님들이 일어서서 그에게 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머지않아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 같은 대우를 요구하게 된다. 모든 방문객들에게 공급할 음식이 준비됐다고 알려지면 연회장은 수많은 불청객들로 채워진다. 향연의 조화와 질서는 무너지고 그때까지 구가하던 풍요는 결핍으로 바뀐다. 손님들의 행복은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비참한 광경과, 소문난 잔치에서 음식을 찾지 못해 화가 치민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독촉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손님들은 이 향연을 베푼 위대한 여주인이 내린 최초의 엄명 ― 모두에게 풍성한 음식을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연회가 만원이 되면 신참자를 받아주지 말라는 명령 ― 을 위배한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 제시문의 필자는 사유재산 제도와 결혼 제도가 형성되면 사회적 불평등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이 두 가지 요소에 의해 재산이 상속돼 사회적인 불평등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온정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한 사람에게 온정을 베풀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 온정을 요구하게 되고, 사회의 재화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나눠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한정된 재화를 분배하면 모두가 결핍에 시달리게 되며, 사회질서는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논술고사에서는 학생의 가치관과 관계없이 '이 글을 토대로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라'는 논제가 출제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사회적 불평등의 인위적 해결에 대해 반대하는 방향으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즉 자신의 주관적 가치관이 아니라 제시문에 대한 사실적 이해를 토대로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제시문에 대한 사실적 이해는 답안 작성에 가장 중요한 기초이다.



[강상식 타임교육대입논술센터·학림논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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