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1.논지 파악 관련논제 해결하기/파스칼 ‘팡세’의 인간관

설경. 2008. 6. 10. 20:29
[한겨레] 우리말 논술/ 1. 논지 파악
관련논제 해결하기/ [난이도 = 고2~고3]

① 기출유형1(핵심어 찾기) 관련 논제
다음 제시문 (가), (나)의 핵심어를 분석해 각각의 논지를 요약하고, 두 제시문에서 공통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핵심어를 제시하시오.

(가)

인간은 한 개의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 중에서 가장 약한 갈대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를 부수기 위해서는 온 우주가 무장하지 않아도 된다. 한 줄기의 증기, 한 방울의 물을 가지고도 그를 충분히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우주가 쉽게 그를 부술 수 있다고 해도 인간은 자기를 죽이는 자보다 존귀할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사실과 우주가 자기보다 힘이 세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우주는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존엄성은 사고에 있다. -파스칼, < 팡세 >

(나)

그동안 인간은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가장 기본적이자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고의 유무'를 제시해왔다. 간단히 말해, '동물은 생각할 수 없고 인간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것이다. 그리고 이 입장은 실제로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인간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과학 기술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이 입장은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 발전된 과학기술을 통해, 동물에게도 어느 정도의 사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언어는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만이 구사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그런데 인간이 초음파를 발견하면서 돌고래가 인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언어를 초음파로 구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돌고래에게도 언어를 조합하고 해석하는 사고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굴원 '어부'의 삶의 태도

② 기출유형2(논지 분석) 관련 논제
다음 < 제시문 가 > 에 나타난 굴원과 어부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밝히고, 이를 기준으로 < 제시문 나 > 의 논지를 평가하시오.

(가)

굴원이 죄 없이 추방을 당해
강과 못 사이를 쏘다니고
연못가 거닐며 슬픔 노래 읊조리니
얼굴은 시름 겨워 초췌해지고
형용은 비쩍 말라 야위었더라.

어부가 이를 보고 물어 말하길.
"그대는 삼려대부(三閭大父) 아니신가요?
이런 곳엘 무슨 일로 오신 건가요?"

굴원이 대답하여 말 하기를,
"온 세상 모두가 흐려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고 깨끗했으며,
뭇 사람들 모두가 취해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은 정신 깨어 있어서
그만 이렇게 추방당한 거라오."

어부가 이 말 듣고 말 하기를,
"성인은 사물에 막힘이 없어
세상과 추이(推移)를 같이 한다오.
세상 사람 모두가 흐려 있다면
어째서 진흙물 흙탕질을 쳐
그 물결 더 높이 일으키질 않으며.
뭇 사람 모두가 취해 있다면
그 술 지게미 배불리 먹고
박주(薄酒)나마 마셔 두지 않고서
어째서 깊이 생각 높이 행동해
스스로 추방을 불러 왔나요?"

굴원이 이 말 듣고 다시 말 하기를,
"내 일찍 이런 말 들은 적이 있다오.
새로 머리 감은 이는 갓 먼지 털어 쓰고
새로 몸을 닦은 이는 옷을 털어 입는다고,
그러니 어찌 이 깨끗한 내 몸으로
저 더러움을 받을 수 있으리요?
차라리 상수(湘水) 물가로 달려 가
물고기 뱃속에 장사지낼지언정
어찌 이 희고 깨끗한 내 몸으로
세속의 티끌을 뒤집어 쓸 수 있으리요?"

어부가 듣고서 빙그레 웃고는
돗대를 올리고 가면서 노래하기를
"창랑의 물결이 맑을 때는
이 내 갓끈 씻을 수 있고,
창랑의 물결이 흐릴 때는
이 내 발이나 씻어 보리라."
마침내 가 버리곤 말이 없구나.

-굴원, < 어부 >
(나)

우리가 오늘날 국제정치를 논할 때는 대체로 이 영토국가체제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국제정치를 보편적인 주권이 존재하지 않고 국가들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도 없는 정치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국제정치는 종종 무정부상태라고 불린다. 무정부 상태는 지배자의 부재상태를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정치는 자구체제(self-help system)이다. 17세기의 영국 철학자인 토머스 홉스는 그런 무정부 체제를 자연상태(state of nature)라고 불렀다. 홉스의 자연상태는 호의적인 혹은 관대한 것이 아니다. 질서를 강요할 수 있는 상부의 지배자가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만인 대 만인의 전쟁상태인 것이다. 홉스의 유명한 선언과 같이, 그런 세상에서 인생은 비열하고, 야만적이고, 짧을 가능성이 높다.

무력(force)은 국내정치와 국제정치에서 다른 역할을 한다. 질서가 잘 잡힌 국내 정치체제에서는 정부가 무력을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 반면 국제정치에서는 무력을 사용하는 데 있어 어느 누구도 독점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국제정치는 자구체제이며, 어떤 국가는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무력이 강하기 때문에, 전자가 힘에 의존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무력의 행사가 불가능하지 않는 한 그 결과는 불신과 의심이다.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 < 국제분쟁의 이해: 이론과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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