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오종운의 대입전략] 2009 대학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말한다

설경. 2008. 6. 26. 12:24
대입 선발방식 대폭 변화있을 것

'입학사정관제'란 대학이 고등학교 교육과정, 대학의 학생선발 방법 등에 대한 전문가인 입학사정관을 채용해 학생의 성적, 개인 환경, 잠재력 및 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이미 미국 , 영국 등 선진 대학들에서는 일반화된 제도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서울대가 '농어촌 특별전형' 등 일부 전형에 한해 시범적으로 실시했고, 올해 들어 주요 10개 대학에서 실시되는 등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

먼저 이 제도의 장점으로는 대학이 주최가 돼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의 특성이나 설립 목적에 맞는 학생 선발이 가능하다. 또 성적 위주의 선발 방식을 지양하기 때문에 보다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고, 적성과 소질 위주로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는 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소외 계층 학생의 대학 진학 기회가 확대되고, 명문대 지향에 따른 과열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고등학교 특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이 활성화돼 궁극적으로는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다.

단점으로는 우리나라의 정서상 수능 및 학생부 성적 등 객관적인 지표보다 입학사정관의 주관적인 지표가 합격의 당락을 좌우할 때, 공정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평가 기준에 대한 논란과 함께 교육 현실상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떨어지고 그렇지 못한 학생이 합격하였다고 했을 때, 주관적으로 평가되는 요소에 대한 논란이 뒤따를 것이다.

다음은 입학사정관 제도가 일반적으로 실시되는 미국의 명문 대학들의 예를 본다.
먼저 미국 버클리 대학의 입학사정관제는 학생 개인, 가족정보, 교육이력, 과외활동, 시험성적, 자기 학업성적 기록 등 13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입학원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제출된 자료를 중심으로 각 평가요소에 대해 입학사정관이 1~5점의 점수를 부여해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 학교 성적이나 시험 점수 등의 학문적 요소와 비학문적 요소간의 반영 비율은 75%와 25%이다.

MIT 대학은 입학사정방법으로 개인신상정보부분(Part 1)과 학업성취(Part 2)로 구성된 입학원서를 접수하고, 학업지수(Numeric Index, NI)라는 학업 영역에 대한 측정과 인성평가(Personal Rating, PR)이라는 인성 영역의 두 축으로 나눠 지원자를 평가한다. 학업 지수는 SAT/ACT, GPA, 그리고 학급 또는 학교 석차에 의해서 평가하고, 인성 평가는 수상실적, 비교과활동, 개인의 인성과 적성, 삶의 열정 등을 평가한다.

애머스트 대학(Amherst College)의 경우 입학정원의 95% 정도는 학업 성적 또는 시험 점수에 의해서 선발하고, 나머지 5% 정도는 비교과 성적에 의해 선발한다. 학업 성적(Academic Rating)은 7개의 등급으로 나눠져 있고, 각 등급은 고교 내신 성적, SAT 또는 ACT 성적, 교과 과정 이수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비교과 성적은 5등급으로 나눠져 있고, 고교에서의 비교과 활동, 리더십, 특별활동, 교내외 수상경력, 봉사활동 등에 의해 평가된다. [표1 참조]

2009학년도 대입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해 건국대, 경북대, 경희대, 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 등 모두 10개 대학이 특별전형에서 입학사정관을 활용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농어촌학생 특별전형과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 외국인학생 특별전형 등에서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한다. 올해 신설한 기회균형선발전형은 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 계층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생부(교과, 비교과),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 서류평가와 면접고사를 실시해 정원외로 30명을 선발한다. [표2 참조]

고려대는 교육기회균등 전형과 농어촌학생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 단순히 서류에 의한 평가가 아니라 입학사정관이 학교나 집 등 학생이 처해있는 교육적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며 서류평가(학생부 교과, 비교과, 자기평가서) 및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연세대는 수시1학기 모집 연세인재육성프로그램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도를 적용한다. 2009학년도 국내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며 모집인원은 20명 이내로 전원 장학금을 지원한다. 전형 방법은 서류심사(50%)로 심층면접 대상자를 2~3배수 선발하고 심층면접(50%) 후 서류와 심층면접의 총점으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성균관대는 리더십 특기적성자를 대상으로 '리더십 전형'을 신설하고 입학사정관을 활용한 전형으로 시행한다. 지원자격은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학년장을 1년 이상 수행(예정)한 자이며 전형 방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40), 서류평가(학생부 비교과 및 리더십 입증자료, 30)로 모집인원의 3배수 내외를 선발한 다음 2단계는 1단계 성적(70)과 면접고사(3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한양대는 수시 2-1 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해 서울캠퍼스 12명, 안산캠퍼스 8명 총 20명을 선발한다. 특별한 지원 자격은 없으며 특정 분야에 자신 있는 학생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며 1단계는 학생부와 서류평가, 2·3단계는 면접을 본다.

아직은 입학사정관제가 도입 초기이므로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은 모집인원이 큰 정시 전형과 수시 일반전형 등은 종전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학생부, 수능, 대학별고사 등으로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 전형만을 위해 별도로 준비하기보다는 일반전형에 대비하며, 즉 수능과 학생부 대비 등에 중점을 두면서 지원자의 특성에 따라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통한 지원 전략이 현실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이해하고, 자신의 강점을 파악한다. 스스로 무엇을 잘하고 미래의 목표는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느 정도 목표 학과를 정하여 대비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던 수행평가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다음으로 학교 수업이나 교내외 활동에도 열심히 참가한다. 입학사정관제가 활성화되면 교과영역과 비교과 영역을 가리지 않고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들이 유리할 것이다. 사정관들은 학교 성적뿐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하나하나 검증하므로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활동에도 성실히 임하는 것이 좋다. 또 학급, 학교 임원직도 학교 생활과 리더십 역량을 평가하는 데 중요 요소가 될 수 있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