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대학 通路 ④ 수시와 정시에 대한 올바른 시각

설경. 2008. 6. 23. 15:48
[중앙일보 프리미엄] 6월 첫째 주말, 주요 대형 학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입시설명회를 개최했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6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여파로 예년보다 더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몰려들어 자료집이 동나고 좌석이 부족해 입장 조차 못 해 항의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강연에 나섰던 내로라 하는 입시전문가들의 의견은 모두 비슷했다.
"실질적으로 수시 모집인원은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적다." "수능최저학력기준 미달로 수시에서 불합격하는 학생의 수는 예상외로 많다." "수시에서는 각 대학에서 추가 모집을 하지 않는다." "수시모집 경쟁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결론적으로 "수시는 힘드니 정시로 가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사실을 살펴 보면, 지난해의 경우 당초 전체 정원의 53.1%를 수시에서 뽑겠다고 한 계획보다는 적었지만 전체 정원의 41.9%가 수시로 선발됐다. 등급제 파동으로 인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한 인원을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이 수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했을 것이다. 올해는 수시 모집 계획인원이 전체의 56.7%에 달하고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도입해,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수시에 합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수시1, 수시2-1, 수시2-2, 정시의 총 4번의 기회 중 3번을 버리고 정시만 고집하는 것이 과연 현명할까?

서울 상위권 대학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보면, 인문계열은 대부분 2~3개 영역 2등급 이내고, 자연계열은 2개 영역 2등급 이내다. 수시에서 학생부와 대학별고사로 통과한 대학을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불합격했다면, 반대로 과연 그 수능 성적으로 정시에서 어느 수준의 대학을 갈 수 있을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 수험생들은 수시를 지원해야 할지 고민한다. 수능 모의고사 점수가 뜻대로 나오지 않다 보니 자꾸 점수 올리기에만 급급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2009학년도 정시모집 선발인원(예체능계열 제외)을 살펴보면, 서울대 993명, 연세대 1158명, 고려대 1705명, 서강대 633명, 성균관대 1217명, 한양대 1905명, 이화여대 316명 등 상위 15개 대학에서 뽑는 인원이 약 1만 4707명이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지난 6월 4일 모의고사에서 인문·자연계열로 나눠 각각 상위 7000등 안에 들어야 상위 15개 대학에 원서를 쓸 수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수시의 경우 그 등수 안에 들지 못하더라도 얼마든지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장치(논술, 면접 등)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제 선택은 학생 자신의 몫이다. 현재 나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냉정하게 판단을 한 후 수시와 정시에 대해 나만의 전략을 세우자. 수시와 정시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7월부터 시작되는 수시1학기부터 지원할 지, 수시2학기부터 지원할 지, 여름방학 동안 어떻게 마무리할 지, 정확한 계획을 세워 고교 3년간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 김형일 02-564-2188, www.im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