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스크랩] [술술 논술] 지난주 논제:분배정의 어떻게 세울까

설경. 2007. 9. 3. 00:10
◆논술 클리닉 / 1대1 첨삭지도◆

<학생답안>


1.첨삭

①접미사 '하다'와 결합하여 자동사가 되는 명사에 '되다'를 붙여 자동사로 쓰는 것은 영어와 일본어 번역에서 유래하였다. 한국어는 '되다'보다 '하다'를 사용하여 자동사 표현을 하면 더욱 자연스럽다.

②일반적으로 쓰이는 접속어(그러나, 그러므로, 그런데, 그리고, 이러나, 이러므로, 이런데)를 제외한 문장 첫머리에 사용하는 접속부사 또는 연결을 나타내는 부사어 다음에는 반점을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또한, 현실적으로'로 수정해야 한다.

③이 경우의 '경우'는 일본어 영향을 받아 우리말에 널리 쓰인 것이다. '가져올 때만' 정도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

④'가능성이 있으므로'라고 쓸 수도 있는 문장이다. 길고 복잡하게 표현해서 얻을 수 있는 강조의 효과는 미미한 데다 길게 쓰다가 주술불일치 등 실수를 할 수 있으므로 문장은 되도록 쉽게 써야 한다.

⑤원인이나 이유를 나타낼 때 因에다 '~하다'를 붙여 '인하다'라는 말을 만들어 종종 사용하고는 한다. 특히 토씨 '로'를 붙여 '~로 인하여, ~로 인해, ~로 인한' 따위의 이은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말을 그대로 옮겨 사용하고 있는 불구동사다.

영어 by 구문을 번역하면서 더 많이 쓰이고 있는 이런 표현은 토씨 '로'가 이미 '원인'의 뜻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중복 표현이며 감점 대상이 된다. '요인으로 말미암아, 요인 때문에, 요인 탓에, 요인 덕분에' 등 우리말에 적합하고 정확한 표현이 있으므로, '인하다'라는 불구동사 대신 이런 표현들을 사용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⑥'때'는 홀로 쓰이는 단어지만 결합하여 쓰일 때도 있는데, 다른 단어와 결합해 의미가 굳어지면 한 단어로 사용한다.

지금 이 시기를 나타내는 단어 '이때'는 이미 굳어졌으므로 붙여 쓴다.

⑦'기여하는'보다 '이바지하는'이 더 자연스럽다.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은 아니지만, 순화 용어를 조금이라도 많이 쓰는 편이 득점에 이롭다.

2.총평

제시문(다) 논지까지는 무난하게 정리했으나 제시문(나)의 문제해결책으로서 연결 흐름에는 다소 논의 층위나 단계가 벗어난 인상을 주어 아쉽다.

가령 제시문(나)에서 다루고 있는 불공정한 조건은 어느 가정에서 태어나는가와 같은 우연적이고 선천적인 조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학생은 세 번째 단락에서 결과적 조건 재분배에 가까운 논의를 서술하였기 때문이다.

가령 이후 <문제 3>에서 논하게 될 제시문(라) 중심 논지와의 연계성까지 고려했더라면 선천적인 조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출제자 의도를 좀더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다문항으로 구성된 유형에서는 항상 문제 간 관점흐름과 연계성까지 미리 고민해본 후에 논술을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존 롤스의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ㆍ무지의 베일) 상황이 함의하고 있는 복합적 의미(가설을 세울 때 불필요한 간섭 요건을 배제하는 이론적 절차, 선천적ㆍ우연적 조건의 불평등으로 인한 결과적 불공정성에 대한 문제 인식 함축)에 대해서도 좀더 고민해 보도록 하자.

3.논제 해설

이 문제는 분배 정의를 둘러싼 전통적인 두 입장을 비교ㆍ분석한 후 가장 합리적인 분배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시문(가)는 사적 소유권에 대한 전통적인 견해를 보여 주고 있는데, 이 제시문에 따르면 공유의 것에 자신의 노동을 투여하면 개인 소유가 된다.

그런데 이 입장은 개인 간 노동력과 환경의 차이, 그에 따른 소득 정도의 차이를 배제하는 문제점을 지닌다.

즉, 제시문(나)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현실에서는 개인의 신체적ㆍ환경적 차이가 노동력 차이를 야기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소유 차이가 발생하는데, 제시문(가)에서는 이를 적절히 해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의 여건 차이에 따른 소유의 차이는 결국 계층 간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제시문(다)에서는 개인 간 차이, 즉 초기 조건의 차이를 최소화함으로써 소유 정도의 차이를 보정하려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오늘날 분배 정의의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이러한 시도는 분배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 불과한 탓에 개인의 정당한 소유권을 침해하는 문제를 지니게 된다. 즉, 이는 100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 능력을 제한하여 90을 받게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합리적인 분배 정의는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 수 있는 자유권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평등권 중 어디에 중점을 둘 때 실현될 수 있는지의 문제로, 혹은 이 양자를 조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문제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첨삭 지도 = 김기량 대성논술아카데미 연구원]

출처 : 별먹는 빛
글쓴이 : 설경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