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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김의즐거운유학생활] 미국 유학 성공 열쇠는 ‘일관성’과 ‘공정성’

설경. 2008. 7. 13. 17:47

[중앙일보] 한국 학생들은 미국 학생들에 비해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걸 매우 수줍어합니다. 그래서 그룹의 일원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걸 어려워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작은 규칙들을 따르지 못해 난처할 때가 많습니다.

미국에 처음 도착해 선생님의 말씀과 의도를 잘못 이해해 갈등을 겪는 학생이 많지요. 선생님이 숙제를 낼 때는 날짜를 반드시 기재하고 학생·과목·선생님의 이름 등을 적으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사소한 것들을 잘 지키지 못해서 점수가 깎이면 의기소침해지지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부당한 처사라며 흥분 먼저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과연 그게 좋은 대응일까요?한 번은 제가 가르치는 수학 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학생들에게 시험 날짜를 공지한 뒤 당일 시험지를 나누어 주려고 교실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루이틀 시간을 더 주면 더욱 열심히 준비해서 시험을 잘 보겠다고 하더군요. 기특한 마음에 그러자고 했지요. 수업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교장 선생님이 저를 부르더니 “왜 선생님이 스스로 만든 법칙을 어기느냐?”고 지적하더군요.

미국 학생들이 규칙을 잘 따르도록 하는 데 필요한 두 가지 요소는 일관성(consistency)과 공정성(fairness)입니다. 그걸 거스르면 안 된다는 게 교장 선생님의 지침이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과 주어진 규칙을 잘 지키면 당연히 그에 대한 보상으로 좋은 성적을 얻는다’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의 모든 학교나 선생님들이 이런 생각을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는 건 아닙니다. 모든 사람에게 늘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 못지않게 사람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정성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미국 교육에서 적용되는 공정성은 오히려 후자에 더 가깝습니다. 미국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입학 사정 기준이 천차만별인 것과도 비슷한 맥락에서입니다.

일관성을 유지하되 공정성을 잃지 않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미국 유학,나아가 미국 생활에서 성공하는 비결이 아닐까요?존 김 세종SAT아카데미 원장◆이번 호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