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나만의 개념서’로 과탐 만점…‘빨리 풀기’ 훈련 뒤 언어 1등급

설경. 2008. 7. 13. 17:49

[중앙일보] 대입 수능(11월 13일)이 넉 달 남짓 남았다. 3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부터 6월 수능 모의평가까지 최상위 성적을 올린 학생들에게 그들만의 ‘공부 비법’을 들어봤다.

◇자연계 한영고 김민수군영어·과탐 3개 과목(물리Ⅰ·화학Ⅰ·화학Ⅱ) 만점, 수리 가형·영어·과탐 3개 과목(물리Ⅰ·화학Ⅰ·생물Ⅰ) 만점. 김군의 4월, 6월 모의고사 성적표다. 과탐 세 과목을 내리 만점 받기는 쉽지 않다. 김군은 “‘나만의 개념서’를 만든 덕분”이라고 말했다.

“문제집을 거의 보지 않는 편이에요. 대신 평가원·교육청 기출문제 5년치를 세 번씩 풀었어요. 과탐은 모르는 내용을 개념서에 옮겨 적었어요. 선택지에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형광펜으로 표시한 후 보충해 써넣었죠.” 그는 “개념서로 모의고사 마무리 학습을 확실히 했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3월 모의고사에서도 수리 가형 만점을 받았다. ‘수리 도사’가 된 비결은 뭘까. 김군은 “수리는 문제 풀이보다 개념 이해가 더 중요하다”며 “교과서를 매달 한 차례씩 정독한다”고 말했다. 신유형의 문제도 기본개념을 변형시킨 게 대부분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김군의 수리 공부법은 ‘반복’과 ‘이해’다. 이해되지 않는 문제는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파고든다. 실전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아는 문제도 네댓 번 반복해서 푼다. 교과서에 실린 문제는 빠짐없이 풀었다. 식이 복잡하면 오답노트에 여러 가지 풀이 과정을 적으면서 응용력을 키웠다.

영어는 일주일에 모의고사 4회분을 푸는데 타임워치를 이용해 시간 안배 훈련을 한다. 문제를 풀다 해석 못한 부분은 다시 점검하고, 모르는 단어는 노트에 옮겨 적은 뒤 야간자율학습 때 암기했다. 김군은 과목당 2∼3시간씩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과탐의 경우 하루 한 과목 2단원씩 3시간동안 공부하는 식이다. 월∼금요일 공부 분량은 목표보다 20% 이상 초과한다.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인문계 은광여고 윤수원양윤양은 자신만의 공부법을 터득해 모의고사 성적을 확 끌어올린 경우다. 1학년 6월 모의고사 성적이 언어 3등급, 사탐 4등급이었다. 2학년 9월 모의고사에서 언어가 1등급으로 뛰었다. 올 3월 모의고사에선 수리 나형과 경제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6월엔 한국지리가 만점이었고 어렵게 출제된 언어 영역에선 표준점수 137점(1등급)을 받았다.

“고난도 문제를 만나도 겁 먹거나 긴장하지 않았다”는 게 윤양의 얘기다. 언어에서 문제가 길거나 보기가 알쏭달쏭한 경우, 수학에서 그래프·도형이 출제되거나 글로 길게 서술된 경우 쉬운 문제인데도 깊이 고민하다 되레 못 푼다는 얘기다.

윤양은 지문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시험 시간에 쫓기다 답을 ‘찍기’ 일쑤였다. 잘 안 풀리는 문제는 20분씩 붙들고 끙끙댔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비문학 지문을 읽고 푸는 시간을 문제당 1분씩 정했어요. ‘빨리 풀기’ 훈련을 한 후부터 성적이 올랐어요.”윤양은 “지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줄줄 읽지 않았다”며 “단락별 주제를 파악한 후 중심 단어를 표시하고 보기를 보면서 단락의 중심 내용과 비교해 풀었다”고 말했다. 시는 ‘지문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풀었다. 해석이 안 되면 보기를 하나씩 문제에 대입시켰다. 보기 중 하나는 정답이므로 시를 해석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

사탐은 선택지가 교과서 표현을 옮겨오는 경우가 많아 교과서를 꼼꼼히 읽으면서 공부했다. 전형적인 ‘수능형’ 학생인 윤양은 “성적은 정체기가 온 뒤 계단식으로 상승한다”며 “조급하게 생각 말고 꾸준히 공부하면 성적은 반드시 오른다”고 강조했다.

글=박길자 기자 dream @joongang.co.kr, 사진=정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