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입시설명회 주최마다 '일급정보'다르다
"토익 870점 이상이면 가산점을 준다고 나와 있는데 가산점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남은 시간 토익 점수 올려서 가산점 받으실 생각마시고 수능 준비 하도록 하십시오. 제2외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합격자 가운데는 제2외국어 가산점 받고 합격한 학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대학 커트라인·채점기준
입시기관 효율적인 학습전략
교육청 정보 찾고 읽는 요령
지난달 23일 서울의 ㅅ대학교 입학설명회에서 입학처 관계자가 그 학교가 실시하는 특별전형의 하나를 두고 한 말이다. 합격에 좀더 유리한 길을 찾느라 갈팡질팡하는 학부모들로서는 속시원한 정보다. 입시철, 학부모들이 입시설명회를 찾아 다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입시설명회에 가면 '합격'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설명회라고 쓰임새가 모두 같은 건 아니다. 주최하는 곳에 따라 입시설명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성격이 달라진다.
대학이 여는 입시설명회는 대학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정보를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자리다. 박권우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자기 대학을 알기 위해 직접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에게 누리집이나 전화로는 공개하지 않는 정보를 주는 일이 많다"고 했다. 입시요강에는 드러나지 않는 전형요소의 경중이 입학처 관계자의 설명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특히 학부모들은 대학 입시설명회의 제일 마지막에 이뤄지는 '질의 응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박 교사는 "입시설명회에 가보면 대개의 학부모들이 자료집만 챙겨서 입학처 관계자들의 말을 받아적기만 하다 가는 일이 많은데 정말 가치 있는 시간은 질의 응답 시간"이라며 "진학지도에 필요한 지난해 합격자 커트라인이나 논술 채점 기준 등도 질의 응답 시간에 직접 물어보면 대개 가르쳐 준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지닌 근본적인 질문인 '이 점수로 합격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입시기관의 입시설명회는 입시기관의 대표 강사를 직접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강사들은 평소 가르치는 과목의 학습법을 주로 강의한다. 이진호 비타에듀 마케팅2부 과장은 "인터넷 강의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강사가 강연자로 나섰을 때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게 나온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치르는 모의수능평가가 있는 3월, 6월, 9월에 실시되는 입시기관의 입시설명회를 활용하면 학습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입시기관이 제공하는 입시 관련 정보는 상위권 대학 위주인데다 지나치게 일반화 돼 있어 내 자녀에게 맞춤한 정보를 얻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입시기관의 입시 관련 분석은 여러 대학을 뭉뚱그린 것이므로 내 자녀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임근수 유니드림 공동운영자(한국교원대부속고 교사)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할 때보면 입시에 대해 상당히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는 일이 많다"며 "보편적인 정보에 자녀를 끼워 맞추는 것은 부모가 피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시도교육청이 나서서 입시설명회를 여는 일이 많은데 이 역시 쓸모가 많다. 서울시 교육청은 2005년부터 진학담당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시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 때 나눠주는 자료집에는 서울 공교육 교사 94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대입진학지도지원단이 직접 작성한 '입시상식'이 들어 있다. 이남렬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장학사는 "입시기관의 입시설명회는 입시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학부모를 자극하기 마련"이라며 "교육청은 학부모가 입시에 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정보를 찾는 방법과 해석하는 요령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거의 모든 입시설명회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만 열리지만 입시설명회에 참석하기가 어려운 지역의 학부모들도 얼마든지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대학들은 대학이 실시한 입학설명회를 동영상으로 찍어 누리집에 올려 놓는다. 연세대는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입시설명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입시설명회는 동영상은 아니지만 당일 배포된 자료집 원본이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진학진로정보센터 누리집( http://www.jinhak.or.kr )에 있다.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은 지방자치단체와 손을 잡고 지역의 중소도시 고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입시설명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충남 예산, 강원 정선, 경남 양산 등을 찾았다. 이강석 강남구청 인강 입시전략강사는 "입시정보에 어두운 지방 학생들이 입시전략을 잘못 짜서 손해를 보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봤다"며 "지방에 있는 학부모나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입시정보를 찾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학생부 비율ㆍ기본점수 '체크'…일정 겹치기도 주의
입시요강 챙길 것들
입시설명회의 교과서는 입시요강이다. 대학들이 '출제'하는 까다로운 입시 관련 '문제'들의 해답은 입시요강에 대부분 나와 있다. 따라서 입시설명회를 찾는 학부모들은 입시요강을 예습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가 놓쳐서는 안 될 입시요강의 고갱이는 뭘까.
우선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되는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학생부 반영비율을 확인하는 게 필수다. 대학의 까다로운 산출식을 보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기 마련인데 자녀의 성적을 대입해 계산할 필요는 없다. 학생부 성적 총점과 내신등급 사이의 점수 차이만 살펴도 대학의 입시 경향을 눈치 챌 수 있다. 박권우 숭덕여고 교사는 "학생부의 형식적 반영 비율은 같아도 등급 간 점수 차가 5점인 곳과 10점인 곳의 실질 반영률은 다르다"고 했다.
학부모가 확인해야 할 또 하나의 정보는 학생부의 '기본점수'다. 대개는 9등급이 받는 점수를 기본점수라고 본다. 만일 중상위권 대학의 입시요강을 살핀다면 학생부 기본점수는 3~4등급 점수로 보는 게 옳다. 그 아래로는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입시요강에 나온 학생부 등급표에서 점수 차가 확 벌어지는 부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개의 대학은 1등급부터 4등급까지는 점수 차를 크게 두지 않다가 5등급부터 점수 차를 크게 벌리는 일이 많다.
따라서 학생부 말고도 다른 전형요소의 채점기준이나 기본점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들은 대학별고사 특히 논술의 채점기준과 기본점수를 입시요강에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이처럼 입시요강에 없는 정보는 입시설명회에서 질의응답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입시요강에서 얻은 중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원하고자 하는 4~5개 대학의 입시요강을 토대로 원서접수 마감일과 시간, 지원 시 유의사항, 전형방법, 학생부와 대학별고사 반영 비율 등을 추출해 표 하나에 정리한다. 여기에 입시설명회에서 얻을 수 있는 지난해 경쟁률이나 합격자 커트라인 등의 정보를 추가하면 훌륭한 '입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수시모집은 전형일정이 워낙 다양해서 원하는 대학이 같은 날 대학별고사를 치를 수도 있다"며 "합격의 유불리를 따져야 하는 이 같은 순간에 참고할 만한 기초자료가 있으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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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870점 이상이면 가산점을 준다고 나와 있는데 가산점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남은 시간 토익 점수 올려서 가산점 받으실 생각마시고 수능 준비 하도록 하십시오. 제2외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합격자 가운데는 제2외국어 가산점 받고 합격한 학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대학 커트라인·채점기준
입시기관 효율적인 학습전략
교육청 정보 찾고 읽는 요령
입시설명회라고 쓰임새가 모두 같은 건 아니다. 주최하는 곳에 따라 입시설명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성격이 달라진다.
대학이 여는 입시설명회는 대학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정보를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자리다. 박권우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자기 대학을 알기 위해 직접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에게 누리집이나 전화로는 공개하지 않는 정보를 주는 일이 많다"고 했다. 입시요강에는 드러나지 않는 전형요소의 경중이 입학처 관계자의 설명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특히 학부모들은 대학 입시설명회의 제일 마지막에 이뤄지는 '질의 응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박 교사는 "입시설명회에 가보면 대개의 학부모들이 자료집만 챙겨서 입학처 관계자들의 말을 받아적기만 하다 가는 일이 많은데 정말 가치 있는 시간은 질의 응답 시간"이라며 "진학지도에 필요한 지난해 합격자 커트라인이나 논술 채점 기준 등도 질의 응답 시간에 직접 물어보면 대개 가르쳐 준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지닌 근본적인 질문인 '이 점수로 합격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입시기관의 입시설명회는 입시기관의 대표 강사를 직접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강사들은 평소 가르치는 과목의 학습법을 주로 강의한다. 이진호 비타에듀 마케팅2부 과장은 "인터넷 강의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강사가 강연자로 나섰을 때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게 나온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치르는 모의수능평가가 있는 3월, 6월, 9월에 실시되는 입시기관의 입시설명회를 활용하면 학습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입시기관이 제공하는 입시 관련 정보는 상위권 대학 위주인데다 지나치게 일반화 돼 있어 내 자녀에게 맞춤한 정보를 얻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입시기관의 입시 관련 분석은 여러 대학을 뭉뚱그린 것이므로 내 자녀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임근수 유니드림 공동운영자(한국교원대부속고 교사)는 "부모님들과 상담을 할 때보면 입시에 대해 상당히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는 일이 많다"며 "보편적인 정보에 자녀를 끼워 맞추는 것은 부모가 피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시도교육청이 나서서 입시설명회를 여는 일이 많은데 이 역시 쓸모가 많다. 서울시 교육청은 2005년부터 진학담당교사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시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 때 나눠주는 자료집에는 서울 공교육 교사 94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대입진학지도지원단이 직접 작성한 '입시상식'이 들어 있다. 이남렬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장학사는 "입시기관의 입시설명회는 입시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학부모를 자극하기 마련"이라며 "교육청은 학부모가 입시에 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정보를 찾는 방법과 해석하는 요령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거의 모든 입시설명회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만 열리지만 입시설명회에 참석하기가 어려운 지역의 학부모들도 얼마든지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대학들은 대학이 실시한 입학설명회를 동영상으로 찍어 누리집에 올려 놓는다. 연세대는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입시설명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입시설명회는 동영상은 아니지만 당일 배포된 자료집 원본이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진학진로정보센터 누리집( http://www.jinhak.or.kr )에 있다.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은 지방자치단체와 손을 잡고 지역의 중소도시 고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입시설명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충남 예산, 강원 정선, 경남 양산 등을 찾았다. 이강석 강남구청 인강 입시전략강사는 "입시정보에 어두운 지방 학생들이 입시전략을 잘못 짜서 손해를 보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봤다"며 "지방에 있는 학부모나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입시정보를 찾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학생부 비율ㆍ기본점수 '체크'…일정 겹치기도 주의
입시요강 챙길 것들
입시설명회의 교과서는 입시요강이다. 대학들이 '출제'하는 까다로운 입시 관련 '문제'들의 해답은 입시요강에 대부분 나와 있다. 따라서 입시설명회를 찾는 학부모들은 입시요강을 예습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가 놓쳐서는 안 될 입시요강의 고갱이는 뭘까.
우선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되는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학생부 반영비율을 확인하는 게 필수다. 대학의 까다로운 산출식을 보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기 마련인데 자녀의 성적을 대입해 계산할 필요는 없다. 학생부 성적 총점과 내신등급 사이의 점수 차이만 살펴도 대학의 입시 경향을 눈치 챌 수 있다. 박권우 숭덕여고 교사는 "학생부의 형식적 반영 비율은 같아도 등급 간 점수 차가 5점인 곳과 10점인 곳의 실질 반영률은 다르다"고 했다.
학부모가 확인해야 할 또 하나의 정보는 학생부의 '기본점수'다. 대개는 9등급이 받는 점수를 기본점수라고 본다. 만일 중상위권 대학의 입시요강을 살핀다면 학생부 기본점수는 3~4등급 점수로 보는 게 옳다. 그 아래로는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입시요강에 나온 학생부 등급표에서 점수 차가 확 벌어지는 부분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개의 대학은 1등급부터 4등급까지는 점수 차를 크게 두지 않다가 5등급부터 점수 차를 크게 벌리는 일이 많다.
따라서 학생부 말고도 다른 전형요소의 채점기준이나 기본점수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들은 대학별고사 특히 논술의 채점기준과 기본점수를 입시요강에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이처럼 입시요강에 없는 정보는 입시설명회에서 질의응답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입시요강에서 얻은 중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원하고자 하는 4~5개 대학의 입시요강을 토대로 원서접수 마감일과 시간, 지원 시 유의사항, 전형방법, 학생부와 대학별고사 반영 비율 등을 추출해 표 하나에 정리한다. 여기에 입시설명회에서 얻을 수 있는 지난해 경쟁률이나 합격자 커트라인 등의 정보를 추가하면 훌륭한 '입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수시모집은 전형일정이 워낙 다양해서 원하는 대학이 같은 날 대학별고사를 치를 수도 있다"며 "합격의 유불리를 따져야 하는 이 같은 순간에 참고할 만한 기초자료가 있으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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