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정보

[해외대학은 지금] 브라운대학교

설경. 2008. 9. 5. 08:39

학생·교수 소통 활발… 관심분야 수업 직접 계획하기도

한국에서 갓 고교를 졸업하고 부푼 마음을 안고 미국 브라운대에 입학했을 때가 엊그제 같다. '토종'인 내가 브라운대를 택한 것은 학문적인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가 잘 맞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 선택에 한번도 후회하지 않았다.

"너희들이 원하는 것은 다해보라."

이것이 우리 학교 및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의 교육 철학이다. 특히 브라운대는 필수과목을 지정하지 않아 학생들이 관심과 필요에 맞게 과목을 알아서 선택해 듣는다. 들어야 할 과목이 정해져 있던 고교 때와는 너무도 다르다. 뭐든지 내가 관심 갖는 것 위주다. 심리학, 경제, 정치학, 수학, 중국어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우면서 즐겁게 공부했다. 토종이어서 이러저러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러한 학문적 해방감은 그러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값진 것이었다.

상담 또한 미국 대학들의 특징이다. 이 곳에서는 학생과 교수간의 소통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내 경우를 살펴보면 1학년 때는 7명의 신입생들, 1명의 담당교수, 2명의 상급생으로 구성된 조를 짜주어, 그룹 안에서 교수와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정해줬다. 1학년 때 담당 교수였던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제 교수님은 미국에 처음 와서 모든 것이 낯설던 나에게 혹시 누가 괴롭히면 자기한테 말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해줬다. 이 재미있고 호탕한 교수님과의 인연은 4학년 논문 지도까지 이어졌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학장(dean)들과 학생들의 관계도 매우 친밀하다는 것이다. 학장들은 정기적으로 자신들의 사무실 문을 활짝 열어놓아 학생들과 부담 없이 만난다. 나 또한 학장을 찾아가 수업과 관련된 상담을 많이 했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다. 담당교수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다. 학장을 찾아가 상담을 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뒤 학장님으로부터 고민하던 것이 잘 해결됐냐는 이메일을 받았다. 학장님이 직접 관심을 가져 준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고마웠다.

우리 대학에는 학생들의 관심분야에 따라 교수와 직접 수업을 계획하는 제도가 있다. 이것은 기존의 학과목 외에,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직접 수업안(syllabus)을 계획하고, 지도교수를 찾아 관심분야를 더 깊이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 나 또한 고교 때부터 중국어를 공부해, 대학 중국어수업은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되자 뜻 맞는 친구들 3명과 중국어 교수님이 모여 '개별수업(independent study)'을 하게 되었다. 이런 소규모 수업은 교수와 학생의 소통을 증진시키고 학생에게 내가 직접 수업을 만들었다는 자부심도 준다. 이런 세심한 대학측의 배려가 학교 선택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는 것 같다.

[브라운대학 국제관계학 4학년 성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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