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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수시2학기 전형 논술을 대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평소 논술을 준비하지 않고 수능과 내신에만 집중하던 수험생이라면 ‘1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논술에 대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수시를 지원하는 수험생이 논술을 준비하지 않고 시험장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반적으로 논술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오랜 시간을 두고 많은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서서히 체화한 것이라고들 한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논술을 준비하지 않았던 수험생들은 조용히 논술을 포기하고 수능에 매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한편으로는 맞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틀리다. 만약 논술이 문학적 글쓰기를 포함한 글쓰기 일반을 전체적으로 다루는 것이라면, 논술을 단기간 준비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그러나 논술은 특정한 형식 내에서 수험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즉 직업적인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형식의 글쓰기를 요구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기간의 준비로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대학별로 차이는 있지만 최근 논술시험은 하나의 논제에 대해 장문의 답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정형화된 논제에 따라 답안을 작성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유형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비교적 괜찮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시2학기 전형을 4주 정도 남긴 시점에서 이 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논술을 통해 수시전형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주 논술이 어떤 시험인지부터 확실히 알자
논술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면 되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시험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따라서 논술시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대학의 출제의도와 평가기준에 맞춰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논술 평가기준과 채점항목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정보는 각 대학별로 발표한 논술자료집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능력은 크게 이해력·논리력·창의력·표현력 등 4가지다. 다음 표를 보면 대학의 평가기준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항목은 대학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
둘째 주 기본기 익히고 제시문 독해ㆍ글쓰기 능력 기르자
논술의 첫 번째 관문은 난해한 제시문에 대한 독해다. 사실 이 부분이 4주 동안 논술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빈약한 독해력은 평소의 독서량과 무관하지 않다. 글을 읽어내는 능력은 평소에 어려운 글을 읽어낸 경험과 연관된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얻는 배경지식은 제시문을 읽을 때나 답안을 작성할 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단기간에 배경지식을 암기하거나 핵심주제를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이보다는 수능의 언어영역 비문학 지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수능 문제를 답만 맞춰보고 복습하지 않는데 잘 활용하면 훌륭한 논술 수험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비문학 제시문 하나에 대해 사실적 일치를 파악하는 문제, 이후 내용을 추론하는 문제, 제시된 논지를 비판하는 문제 등 3개 문제가 출제됐다고 했을 때 이를 주관식으로 변형하면 그 자체로 논술문제가 된다. 이런 훈련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문제 풀(pool)도 많아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수 있다.
제시문 요약 연습도 독해와 글쓰기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초기 1~2주간은 집중적으로 요약을 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수험생의 경우, 이 기간 동안 대학에서 발표한 예시답안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베껴 써보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시험에서 요구하는 좋은 답안의 형식을 몸으로 익힐 수 있다.
셋째 주 지원대학 논술 유형에 적합한 답안 작성법 연습
현재 치러지고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은 각 대학마다 강조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로 정형화된 논술을 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고려대·성균관대의 경우는 요약형 문제를 거의 빠짐없이 내고, 연세대와 고려대를 포함한 몇몇 대학에서는 도표 해석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처럼 대학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논술 특징과 유형을 파악하고 반복적으로 그 유형을 연습하는 것이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작성한 답안은 가급적 담당 교사나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전문가들에게 첨삭과 평가를 받아보는 게 좋다.
넷째 주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답안 작성하고 약점 보완
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기보다는 실제 시험과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논술시험을 보는 연습을 반복하는 게 도움이 된다. 시험 시간과 필기도구, 원고지 사용법 같은 세세한 내용까지 고려해 현장 적응력을 길러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첨삭지도 때마다 늘 지적 받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친구끼리 답안을 돌려보고 서로의 장단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예시 답안이 아니라 자기와 유사한 수준에 있는 다른 글을 통해 수험생들이 공통적으로 범하는 잘못을 찾을 수 있다.
/ 홍영용 타임교육입시센터 학림논술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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