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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헛되이 풍차와 싸우고 있다”

설경. 2007. 9. 5. 01:36
‘학교개조론’를 펴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서울 창동고 국어교사 이기정씨가 전교조를 돈키호테에 비유했다. “전교조가 헛되이 풍차와 싸우고 있어요.” 오죽했으면 이런 직방을 날렸을까. 이씨는 이 책에서 “전교조는 고교 2·3학년이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7차 교육과정이 교사들의 목을 자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음모라며 결사적으로 싸웠지만 그 뒤 7차 교육과정으로 직장을 잃은 교사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전교조의 태도는 과도한 엄살이었다는 말이 된다.

전교조가 반대하고 있는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도 이씨는 “반대투쟁으로 이득 보는 것은 학생에게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을 하거나, 인권유린에 가까운 폭력을 하고, 수업을 너무 못하는 극소수 부적격 교사들”이라며 “전교조는 스스로가 ‘참교육의 적’으로 지목했던 사람들을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교조가 부격적 교사를 옹호하고 있다는 말 아닌가. 이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교사가 전교조 안에 한 둘이 아닐 것이다.

1989년 결성된 전교조 조합원 수는 2003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줄어 올 6월말 현재 1만명이 감소한 8만3000여명으로 집계되었다. 올들어 탈퇴한 조합원만 3000명이다. 이는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이랜드 사태 동참 등 교육과 동떨어진 전교조 집행부의 투쟁 일변도 노선에 회의적인 조합원이 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일본은 2009년부터 ‘교원면허 갱신제’를 도입한다는 소식이다. 이미 2000년에 교원평가제를 도입한 데 이어 교원면허 갱신제로 더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에 착수한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외부평가단도 배제하고 인사나 연봉과는 연계되지도 않으며 그것도 3년 주기로 하자는 교원평가제마저 반대하고 있는 게 전교조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교육 현장에서 멀어진다면 전교조의 존재 명분은 퇴색하고 말 것이다. 전교조는 과도한 정치투쟁과 교원 이익 등 이해타산에 매달릴 게 아니라 참교육을 실천하던 초창기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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