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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 서초구 A학원에서 열린 의치학전문대학원 입시 설명회장은 상담받기 위해 찾아온 학생들보다 전국 10개 대학 입학처 관계자와 담당 교수들로 붐볐다.
찾아온 학생들은 대략 하루 50명 안팎이었던 반면에 대학 입학 담당자들은 20여 명이 상주해 있었던 것.
지방 B대학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입학 관련 보직을 맡고 있는 이 모 교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교수는 설명회 하루 전 입시설명 자료를 한보따리 짊어지고 상경했다. 그는 설명회가 끝난 다음 학원 관계자에게 "평일이든 휴일이든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든 불러 달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명색이 최고 엘리트 결집소로 불리며 가만히 앉아서 우수 학생만 골라 받던 의대 풍속도가 이처럼 크게 달라졌다. 특히 13일부터 시작되는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 원서 접수를 앞두고 대학 간 학생유치 경쟁은 과거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가천의대ㆍ건국대ㆍ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 이틀 사이에 서울 시내 한 의치학전문대학원 대비 학원에서 입시 설명회를 했다. 예년 같으면 학교에서 직접 설명회를 열고 "알아서 찾아오라"는 식이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입시 설명회에서 각 학교는 의대 교수들을 동원해 학생들에게 일대일 형식으로 대학원 입시 요강을 설명하고 학교를 소개했다. 서울 시내 또 다른 의치학전문대학원 대비 학원에서도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 동안 입시 설명회가 열린다. 가톨릭대 동국대 이화여대 부산대 조선대 등 20개 대학이 참여한다.
학생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아예 대학교 내에서 인재를 미리 차출해 확보해 두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화여대는 의치학전문대학원 준비과정 선발자에게 1년간 장학금과 함께 외국연수 특전까지 주며 학생 유치에 나섰을 정도다. 인하대 역시 본교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 중 20~30%를 기초의과학부에서 선발하기 위해 사실상 무료로 특강 등도 제공하고 있다.
학생 유치전이 달아오른 기본적인 원인은 과거 학부 형태 의대 시절에 비해 턱없이 좁아진 인재풀 때문이다. 이구 서울메디컬스쿨 부원장은 "일단 대학원 형태 의치학전문대학원은 의대가 대규모 집단인 고등학생을 곧바로 모집하는 것과 달리 학부를 한번 거친 소수 집단을 대상으로 지원을 받는다"며 "최고 160대1에 육박하는 의대와 달리 의치학전문대학원이 기껏해야 2대1 내지 5대1 안팎으로 경쟁률이 저조한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올해부터 의치학전문대학원 모집 규모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2개 대학에서 804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전국 25개 대학에서 1640명을 선발한다. 치의학전문대학원도 6개 대학에서 8개 대학으로 늘었고 선발인원도 400명에서 630명으로 30%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의대 교수들까지 홍보전에 뛰어들 만큼 달아오르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로스쿨 등장과 함께 의치학전문대학원이 예년과 달리 대학별로 시기를 나눠 가ㆍ나군 분할 모집까지 시작했기 때문이다. MEET(의학교육입문검사)나 LEET(법학적성시험)나 문제유형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로스쿨과 의치학전문대학원이 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을 놓고 쟁탈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의치학전문대학원 분할 모집에 따라 2개 학교에 지원해 합격한 학생이 특정 학교로 대거 이동하는 '쏠림 현상'도 예상된다.
특히 지방대는 상황이 급해졌다. 이공계에서 수능 점수로 합격 가능권을 따져보면 지방대 의대도 서울대 합격권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제 지방대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서울 학생들은 우리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지용 기자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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