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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藝高) 입시 담당자 3人의 '합격귀띔'

설경. 2008. 10. 13. 14:22

왼쪽부터 서울예고 조용우 교감, 계원예고 박한규 교무부장, 선화예고 유제양 교무부장.

10월 말 신입생 모집… 마무리 어떻게?

재능으로 똘똘 뭉친 이들의 끼 대결이 펼쳐진다. 10월 말 예술고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지원자들의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다. 최근 들어 예고가 과학고, 외국어고에 버금가는 명문대 합격자 수를 배출하고,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예고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서울예고는 내로라하는 특목고를 제치고 지난 10년간 서울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에 뽑힌다. 예고는 어떤 학생을 뽑는 걸까. 또한 예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예고는 실기성적만 좋으면 들어간다?


'그렇지 않다'가 정답이다. 신입생 선발은 학생부성적 40%(200점 만점)와 실기성적 60%(300점 만점)로 합산한다. 학교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합격하지 못한다. 학생부는 교과성적(160점 만점)과 출석(20점 만점), 봉사활동 점수(20점 만점)로 이뤄지는데, 교과성적은 학교 석차백분율을 반영한다. 전 과목을 반영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과목 없이 전반적으로 두루 성적이 좋아야 한다.

계원예고 박한규 교무부장은 "예고생들은 학과 공부에 소홀해도 된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며 "특히 실기고사에서 중위권에 속하는 지원자일수록 학생부성적이 합격을 좌우한다"고 귀띔했다.

다만, 학과별로 커트라인 점수가 다르다. 예고는 크게 미술과, 음악과, 무용과, 기타 전공(연극영화학과, 애니메이션 학과 등)으로 나뉘는데,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미술부는 학교성적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서울예고 조용우 교감은 "서울예고의 경우, 학교석차는 총 20단계로 나눠 등급별로 점수를 매기는데 5단계 안에 들어야 안심할 수 있다"며 "적어도 반에서 5~7등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화예고 유제양 교무부장은 "학과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찍부터 예고로 진학결정을 하고 내신관리에 힘쓴 사람만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기는 시험 당일 컨디션이 당락을 결정한다?

흔히 실기시험을 볼 때 컨디션이나 운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해당 학교별로 실기시험 주제를 미리 공지하기 때문에 사전에 치밀한 연습은 필수다. 보통 음악과의 실기는 공지된 지정곡을 현장에서 연주하는 형식이다. 서울예고 조용우 교감은 "심사위원들 앞에서 연주해야 하는 만큼 사람들 앞에서 연습을 해두면 시험당일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술과는 정물소묘와 수채화 그리기를 치른다. 실기 당일 어떤 사물이 그림의 소재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평상시 다양한 사물을 놓고 그리는 연습을 해둬야 한다. 입시 막바지에는 본인이 가장 취약한 사물을 집중적으로 그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무용과는 지정된 동작을 심사위원들 앞에서 시연하는 형식이다. 실기고사 몇 달 전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 공지된 동작(서울예고는 시험 당일 지정동작을 공지함)들을 정확하게 몸에 익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화예고 유제양 교무부장은 "단순히 동작의 테크닉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리듬감, 유연성 등 기본기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개성이 강한 사람을 선호한다?

학과별로 다르다. 대개 연극영화과는 개성이 강하고 남보다 튀는 사람을 선호하지만, 미술부나 음악부는 개성보다는 전공실력을 무난하게 발휘한 사람을 원한다. 너무 개성이 강할 경우 심사위원 간 해석의 논란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미술부는 그림의 완성도나 정확도, 세부묘사 능력이 중요하다. 연극영화과는 상황을 주고 연기하라는 연기실습과 면접으로 실기를 치른다. 1분 내외의 짧은 면접시간 동안 자신의 끼를 마음껏 보여줘야 한다.

■각종 실기대회 수상경력이 있어야 합격한다?

대개 예고 준비생들은 일찍부터 전공과 관련된 각종 실기대회에 참가하지만 정작 예고 입시에서는 대회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다. 대회가 많은 탓에 수상실적의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계원예고 박한규 교무부장은 "대회 성적을 일일이 반영하면 더욱더 입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수상실적을 내세우지 않아도 경험 많은 심사위원의 눈을 통해 실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입학 전 각종 실기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본인의 실력을 전문가들 앞에서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추천한다.

■본인의 희망보다는 전문가 의견을 따라야 한다?

예고는 신입생 모집대상이 전국 단위다. 현재 중3 학생이면 지역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본인이 학교를 일방적으로 택하기보다 교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조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여준다. 서울예고 조용우 교감은 "예고 입시생들을 많이 배출한 학원강사나 예술중 전문 상담교사들은 입시경력이 풍부해 지원자들의 객관적인 실력을 가늠해줄 것"이라며 "본인의 실력에 맞는 학교를 일찍 정해 해당학교가 원하는 인재에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사진=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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