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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에 `가깝고 싼' 공립대학 뜬다

설경. 2008. 10. 16. 13:37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이 경기 침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부모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고 학자금 대출 규모도 급격히 줄어 명문 사립대를 선호해 온 입시생들이 공립대나 주립대로 방향을 전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15일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보도에 따르면 대학 카운셀러들은 공립학교 진학을 생각지도 않던 많은 부모와 학생들이 등록금이 적은 주립대 진학을 다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교육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걸 깨닫고 대학 진학 계획을 일시 보류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관계자는 수업료가 연간 3천900 달러 가량으로 과거에 비해 내년 신입생들의 진학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캘리포니아 주립대 원서를 접수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지원자가 14% 가량 늘었고 주립대 등으로 전학을 신청한 경우도 작년보다 40% 가량 급증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등록업무 관리를 맡은 제임스 블랙번은 "지원자 증가율이 고교 졸업자 증가율보다 더 높다"며 "증가세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데 이는 경제적 문제와 관련 지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블랙번은 "명문 사립대를 원하던 학생들이 주립대에 지원하면서 `집에서 좀 더 가깝고 비용이 적당한 대학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학 재학생들의 경우 집에서 가깝고 수업료가 싼 주립대나 커뮤니티 칼리지 등으로 전학하는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대학 진학생 2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예비 신입생 57% 가량이 경제적 이유로 좀 더 싼 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응답한 많은 학생들은 자동차나 주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선택하겠다고 말했고 일부 학생들은 4년제에서 2년제 대학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전했다.

학생 16% 가량은 부모가 등록금을 대줄 능력이 못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학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답했다.

캘리포니아주 관내 대학들에 따르면 연간 평균 수업료는 캘리포니아 커뮤니티칼리지가 960 달러, 캘리포니아 주립대가 3천849달러, 캘리포니아 대학 8천100달러, 밀스 칼리지 3만4천170달러, 스탠퍼드대 3만6천달러 가량으로 집계돼 있다.

실리콘밸리 지역 대학 카운셀러인 로리 파바로는 "가정 사정을 감안해 공립학교 진학 상담을 문의하는 부모들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며 "특히 과거에 가정 형편이 좋았던 10대 학생들은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많은 학부모들은 주요 대학의 학자금 대출마저 줄어들어 과거에 비해 당장 써야할 비용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바로는 "집에서 다니는 학교를 선택하려는 학생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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