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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특색에 따라 비문학과 문학 파트 중 강점이 있는 영역이 있다. 독서량이 비교적 많은 수험생이 비문학을 잘하는 반면, 문학적 감수성이 있는 학생은 문학을 잘하는 편이다. 하지만 독서량이 많지 않고, 어휘력이 달리는 수험생들은 비문학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해결책은 다른 것이 아니라, 누차 이야기했듯 문제집 등을 보면서 요지를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문장의 논리적 흐름을 익히는 것이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문화·예술 신문기사 정독-정리… 요지 찾기 연습을
비문학 제재 중 예술 제재는 음악 미술 등 전통적인 예술의 갈래를 기본으로 예술이론, 현대예술,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소화한다. 예술 제재의 글은 주로 설명문이기는 하나 그 내용이 단순한 이해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글쓴이의 관점과 태도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수능 초기에는 음악 미술 등 전통적 장르를 많이 다뤘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은 전위 예술이나 팝아트, 사물놀이 등 대중 예술 관련 지문을 출제하는 경향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능 초기에는 한국의 전통화나 동서양 미술의 차이 같은 주제의 글이 나왔다면, 최근에는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팝아트, 해프닝의 예술, 현대 공연 예술 등 새로운 경향의 글이 나오고 있다.
실전 수능이 미술 관련 지문을 많이 다루는 데 비해, 평가원 모의평가는 예술의 고유한 가치(2008.9), 예술과 감정의 연관(2008.6), 예술의 본질(2007.9), 감상자와 예술작품의 소통(2005.9) 등 예술 이론 관련 지문을 많이 출제해 왔다. 그러나 올해 6월에는 난간의 건축미학(전통건축), 9월에는 영화의 리얼리즘 미학에 관한 바쟁의 영화관(영화)을 출제했다.
이전에는 현대 사진의 기능과 특징(2004.6), 무용 감상의 태도(2004.9), 분청사기의 탄생과 발전(2006.6), 우리 전통 가곡의 특징(2006.9) 등의 제재를 출제했다. 서울시교육청 학력평가는 사진학 관련 출제가 많은 가운데, 다른 기관에 비해 다양한 분야의 글을 출제하고 있다. 사진의 추상화, 추상회화의 이해, 장르화 및 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 소리의 의미, 기술공학 매체 시대의 예술과 문학,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 벽돌·쌓음의 의미, 자화상 등이 그것이다.
■예술 제재 독해의 원리
그간 예술 제재 지문은 이론적 성격이 강하고 내용 이해를 바탕으로 핵심 정보를 파악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이렇게 보면 예술 제재도 사실적 이해에 바탕을 둔 독해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결국 앞서 언급한 비문학 파트의 일반적인 독해법이 적용된다. 마지막 문단을 중심으로 처음과 끝 문장에 주목하면서 접속어를 참고하는 것 말이다.
특히 실생활 관련 예술 지문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출제 경향을 보면 정통 예술보다는 실생활과 밀접한 예술 관련 지문이 많이 출제되고 있으므로 재즈, 뮤지컬, 오페라, 애니메이션, 사진 등 대중예술 관련 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거듭 강조하지만 일부에서는 배경지식이 소용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평소의 관심에서 비롯한 배경지식은 결코 쓰임이 없지 않다. 중학생이나 고등학교 저학년이라면 평소 신문 등에서 문화·예술 기사를 꼼꼼히 읽어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된다. 미술, 음악 등의 교과서를 잘 읽어보는 것은 기본이다.
사회 제재처럼 예술 제재도 시대적 흐름에 영향을 받기도 있다. 과거 팝 아티스트인 앤디 워홀이 인기를 끌던 해에는 팝 아트 관련 지문이 출제되기도 했다. 문학 제재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희곡의 출제가 뜸했던 2006학년도 수능에서는 예술 지문에서 ‘공연예술’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아직 출제되지 않은 예술장르는 무엇이 있을까? 전통문화부터 살펴본다면 각종 민속놀이(동채싸움, 놋다리밟기 등등), 장승, 칠보공예, 도자기, 한지공예, 탑 조각, 명절 풍속, 기와, 한복(의복), 벽화, 굴뚝, 탈춤, 창극, 장식문화, 서예, 문인화(文人畵), 창살, 자수(刺繡) 등이 있다. 현대예술로는 패러디, 비디오아트, 뉴미디어아트, 마임, 행위예술, 퍼포먼스, 드로잉, 설치미술, 현대건축, 캐리커처, 디지털매체에 의한 예술 등에서 출제될 수 있다.
이제 예술 제재의 예시문제를 풀어 보자. 바쟁의 영화관을 소재로 한 지문이다. 이 지문에서 바쟁은 영화는 현실을 시간적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현실의 연장이고, 현실의 숨은 의미를 드러내고 현실을 밀도 있게 그린다는 점에서 현실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리얼리즘적 본질을 구현하는 영화가 심리적, 기술적, 미학적으로 완전하다고 한다. 이것이 바쟁의 영화관이다. 바쟁은 형식주의적 기교가 현실을 왜곡할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 현실의 참모습을 변조하는 과도한 편집 기법보다는 사건의 공간적 단일성을 존중하는 기법을 지지한다. 그것이 현실적 사건으로서의 가치를 보장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지문이다.
<예문>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9월 평가원 모의평가 24∼27번 지문
『영화의 역사는 신기한 눈요깃거리라는 출발점을 지나 예술적 가능성을 실험하며 고유의 표현 수단을 발굴해 온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서 미학적 차원의 논쟁과 실천이 거듭되었다. 그중 리얼리즘 미학의 확립에 큰 역할을 한 인물로 프랑스 영화 비평가 바쟁이 있다.
바쟁은 ‘미라 콤플렉스’와 관련하여 조형 예술의 역사를 설명한다. 고대 이집트인이 만든 미라에는 죽음을 넘어서 생명을 길이 보존하고자 하는 욕망이 깃들어 있거니와, 그러한 ‘복제의 욕망’은 회화를 비롯한 조형 예술에도 강력한 힘으로 작용해 왔다고 한다. 그 욕망은 르네상스 시대 이전까지 작가의 자기표현 의지와 일정한 균형을 이루어 왔다. 하지만 원근법이 등장하여 대상의 사실적 재현에 성큼 다가서면서 회화의 관심은 복제의 욕망 쪽으로 기울게 되었다. 그 상황은 사진이 발명되면서 다시 한 번 크게 바뀌었다. 인간의 주관성을 배제한 채 대상을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사진이 발휘하는 모사의 신뢰도는 회화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사진으로 인해 조형 예술은 비로소 복제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었다.
영화의 등장은 대상의 재현에 또 다른 획을 그었다. 바쟁은 영화를, 사진의 기술적 객관성을 시간 속에서 완성함으로써 대상의 ㉠살아 숨 쉬는 재현을 가능케 한 진일보한 예술로 본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재현이 가능해진 결과, ㉡더욱 닮은 지문(指紋) 같은 현실을 제공하게 되었다. 바쟁에 의하면 영화와 현실은 본질적으로 친화력을 지닌다. 영화는 현실을 시간적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현실의 연장이며, 현실의 숨은 의미를 드러내고 현실에 밀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실의 정수이다. 영화의 이러한 리얼리즘적 본질은 그 자체로 심리적, 기술적, 미학적으로 완전하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바쟁은 형식주의적 기교가 현실의 복잡성과 모호성을 침해하여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현실의 참모습을 변조하는 과도한 편집 기법보다는 단일한 숏*을 길게 촬영하는 롱 테이크 기법을 지지한다. 그것이 사건의 공간적 단일성을 존중하고 ㉤현실적 사건으로서의 가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전경에서 배경에 이르기까지 공간적 깊이를 제공하는 촬영을 지지한다. 화면 속에 여러 층을 형성하여 모든 요소를 균등하게 드러냄으로써 현실을 진실하게 반영할 수 있으며 관객의 시선에도 자유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현실을 겸손한 자세로 따라가면서 해석의 개방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믿음, 이것이 바쟁이 내건 영화관의 핵심에 놓여 있다. 그 관점은 수많은 형식적 기교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많은 지지를 얻으며 영화적 실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숏: 카메라가 한 번 촬영하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연속된 한 화면 단위.』
이 지문에서는 모두 네 문항이 출제되었는데, 그중 하나는 단어의 구조를 묻는 어법 문제였고, 나머지는 사실적 사고와 추론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였다.
「24.위 글에 나타난 ‘바쟁’의 생각과 거리가 먼 것은?
①조형 예술의 역사에는 ‘미라 콤플렉스’가 내재되어 있다.
②영화는 회화나 사진보다 재현의 완성도가 높은 예술이다.
③영화는 현실을 의도적으로 변형하고 재구성하는 예술이다.
④영화는 현실의 풍부함과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예술이다.
⑤사진은 회화가 표현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풀이] ‘영화’에 대한 바쟁의 생각은 2∼4문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쟁은 영화의 형식주의적 기교가 현실의 복잡성과 모호성을 침해해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현실의 참모습을 변조하는 과도한 편집 기법보다 단일한 숏을 길게 촬영하는 롱 테이크 기법을 지지했다. ③은 4문단에 제시된 이러한 바쟁의 생각과 어긋난다. ①과 ⑤는 2문단, ②와 ④는 3문단에서 소개한 바쟁의 생각과 일치한다.
「25.㉠∼㉤ 중 문맥상 지시하는 대상이 다른 하나는?
① ㉠ ② ㉡ ③ ㉢ ④ ㉣ ⑤ ㉤」
[풀이] 리얼리즘 영화가 지닌 특성을 이해하는지를 묻는 문제다. 영화는 사진의 기술적 객관성을 시간 속에서 완성한 예술 장르로,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 것이며, 현실과 최대한 닮은 모습을 그려낸다. 이는 곧 현실의 연장이고 현실적인 사건인 것이다. 그러나 ㉣의 ‘현실의 참모습’은 현실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나머지 넷과 그 의미가 다르다. 문맥상 ㉠, ㉡, ㉢, ㉤은 영화에 나타난(재현된) 현실을 가리킨다.
「26.위 글에 동조하는 감독이 영화를 제작하였다. 이 영화에 대한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편집을 자제하고 있구나.
② 현실을 대하는 것 같은 공간적 깊이감을 보여주는구나.
③ 대상을 왜곡할 수 있는 기교를 배제하려고 노력하는구나.
④ 숏의 길이를 길게 하여 현실의 시간과 유사한 느낌을 주는구나.
⑤ 화면 속의 중심요소에 주목하게 하여 관객의 시선을 고정하고 있구나.」
[풀이] 바쟁의 영화관은 4문단에 나와 있다. 이에 따르면 바쟁은 형식주의적 기교가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고 보았다(③). 그래서 현실의 참모습을 왜곡하는 과도한 편집 기법을 지양했다(①). 그리고 단일한 숏을 길게 촬영하는 롱 테이크 기법을 지지하였는데, 이것은 현실의 시간 또는 공간과 유사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④). 그는 또한 전경(앞쪽의 경치)에서 배경(뒤쪽의 경치)에 이르기까지 공간적 깊이를 제공하는 촬영을 지지했다(②). 이것은 현실을 진실하게 반영하여 관객의 시선에 자유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지, 관객의 시선을 고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⑤).
「27.<보기>의 내용을 근거로 볼 때, 단어의 구성이 ⓐ와 같은 것은?
「<보기>
파생어는 어근과 접사가 결합한 말이다. 어근에는 여러 가지 품사의 말이 쓰일 수 있다. 가령 ‘가위질’은 접미사 ‘-질’이 명사 어근 ‘가위’에 붙은 말이고, ‘헛디디다’는 접두사 ‘헛-’이 동사 어근 ‘디디-’에, ‘새까맣다’는 접두사 ‘새-’가 형용사 어근 ‘까맣-’에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① 길이 ② 기쁨 ③ 털보 ④ 오뚝이 ⑤ 달리기」
[풀이] <보기>에서 파생어의 어근에는 여러 품사의 말이 쓰일 수 있다고 하였다. ⓐ의 ‘믿음’은 어근 ‘믿-’에 접사인 ‘-음’이 결합된 파생어인데, 어근인 ‘믿(다)’의 품사는 동사이다. 답지에 제시된 파생어 중, 어근의 품사가 동사인 것은 ‘달리기’이다. ①길이: 길-(형용사) + -이(명사 파생 접사) ②기쁨: 기쁘-(형용사) + -ㅁ(명사 파생 접사) ③털보 : 털(명사) + -보(‘그것을 특성으로 지닌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④오뚝이 : 오뚝(부사) + -이(명사 파생 접사) ⑤달리기 : 달리-(동사) + -기(명사 파생 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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