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수시 합격기준 공개하라” 고려대 입시 파문 확산

설경. 2008. 10. 27. 15:31

고려대가 올해 수시 2-2학기 대입 전형에서 외국어고 등 특목고 학생을 우대해 선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합격기준 공개를 요구하는 네티즌 청원 운동이 벌어지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고려대 입시상담 게시판에는 내신 성적에서 일반고 학생보다 못한 특목고 학생이 대거 합격한 지난 23일 수시2학기 전형 합격자 발표를 두고 학부모들의 항의글이 이어지는 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고대 입시상담 Q&A 게시판에서 한 고3 학부모는 “이번 고려대의 수시 전형은 도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우리 아이가 내신 1.8임이도불구하고 17배수선발에서 낙오되었고, 반에서 내신 1,2,3등은 모두 떨어지고 4,5등 친구들이 붙었다고 한다. 하물며 1.1등급도 떨어졌다고 하니 할말이 없다”며 일반고 학생 선발 기준을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따졌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일반계 고등학교도 특목고 못지않게 내신이나 모의고사평균성적이 우수한 학교도 많다”며 “내신 1.04등급받고도 탈락이라는 인생은 쓴잔을, 인생의 좌절감을, 사회의 불공평함을 안겨주는 고려대가 증오스럽다”며 고대측의 성의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지난 23일 합격자 발표 뒤 해명 요구와 항의글이 쏟아지자 고려대 게시판은 27일 오전 현재 차단됐다.

포털 다음 아고라에는 지난 24일부터 고대 수시 2학기 학격 기준 공개를 요구하는 네티즌 청원 운동이 벌어지며 사흘만에 543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청원 운동 주도자는 “이번 고려대 수시 2 일반전형의 합격자 선발 기준은 무엇인지 공개하고 각 학생별로 성적이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전산오류와 같은 경우가 발생해서 피해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는 지도 규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고라 토론방에도 고대 수시 합격 전형에서 탈락한 내신 우수 학생들 뿐만 아니라 현직 교사도 의혹을 제기하며 공방이 뜨겁다. 고3 담임이란 ID GTS를 쓰는 네티즌은 “성적만으로 대학입학순서를 정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뒤집는 결과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그러기 위해선 평가기준이 명확해야하는데 이번에 고대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대의 수시 전형이 편법적으로 운영됐다면서 “고대는 교과 90% + 비교과 10%라고 해놓고서 비교과 영역에서 특별히 다른 조건을 요구하지 않고 학생부만 요구해 놓고, 그 10%로 모든 입시 결과를 뒤집어버렸다”며 대학측의 무책임한 처사를 비난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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