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009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996개 시험장에서 58만8천282명의 수험생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된다. 공부하느라 애쓴 수험생과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을 학부모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위로를 보내고 싶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학벌 위주의 우리 사회에서 수능시험은 국가적 행사이며 이 시험이 개인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대학입시 전형에서 수능시험의 비중이 높으니 결국 수능시험 성적으로 진학할 대학이 결정되고,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가 취업으로 연결되는 등 평생을 따라다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험생들의 긴장과 초조감은 극도에 달할 것이다. 이제 그동안 준비한 것을 차분히 정리하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시험에 임하는 일이 남았다. 또한 수험 요강을 잘 지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수험생들은 시험 당일 당황하지 않도록 시험장을 미리 확인하고 시험장 입실 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수험표와 신분증을 놓고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MP3, PMP, 전자사전, 시각표시 외 기능이 부착된 시계 등 전자기기는 반입이 금지된다.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처리되므로 무심코 가져와서 실격당하는 억울한 일은 피해야 한다. 특히 휴대전화 소지로 인한 부정행위 적발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집에 놓고 오는 것이 안전하며 혹시 가져왔더라도 1교시 시작 전에 시험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4교시 탐구영역 시험의 경우 시험방법을 사전에 숙지해서 규정 위반이 없어야 한다. 한순간 실수로 수년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조심하자. 당국은 수능시험 관리감독에 허점이 없도록 신경써야 한다. 최근 법원이 감독관의 실수로 수능시험을 망친 학생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줘야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수험생 뿐 아니라 감독관도 주의해야 한다. 감독관의 사소한 행동이 예민해져있는 수험생들에게 커다란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수험생 만큼 고달픈 수험생도 없을 것이다. 공부에만 전념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바뀌는 입시제도에도 장단을 맞춰야 한다. 지난해에는 등급제 실시로 혼란이 야기되더니 올해는 표준점수, 백분위 위주로 전형이 진행된다고 하니 그에 맞춰 입시 전략을 짜야한다.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대학교육협의회로 이양했으나 대교협은 입시관리 능력에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고려대가 수시 2학기 일반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이 일었지만 대교협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혼란만 키우고 있다. 대학마다 입시 전형이 해마다 바뀌니 이를 연구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공부만 하라고 해도 힘든 판에 정보전에까지 시달려야하니 수험생이나 학부모나 모두 지치지 않을 수 없다.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해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결과가 만족스럽든 실망스럽든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최선의 대입 전략을 짜는 일이 남았다. 전형에 필요한 논술이나 면접 준비에도 충실해야 한다. 무엇보다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 선생님께 감사드리는 것을 잊지 말자. 주위 어른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그 동안 고생한 어린 학생들을 따뜻이 감싸안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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