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21. 견해 제시/적절한 근거로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라

설경. 2008. 11. 24. 17:52


[한겨레]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교과서 / 21. 견해 제시

■ 기출문제 유형 2 / 인하대 2008학년도 정시(계열 공통) [난이도 수준-중2~고1]

제시문에 나타난 두 사람의 사례를 통해서, 아래와 같은 두 가지 논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논점을 바탕으로 인하산악회의 새 회장으로 누가 당선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아래의 두 가지 논점에 관한 자신의 의견이 서술 속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

첫째, 공동체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실행능력을 검증받은 지도자 혹은 소수의 엘리트가 효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둘째, 지도자에 의한 일방적인 지시나 감독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도와주는 리더십을 서번트(servant) 리더십이라 한다. 이에 비해 전통적인 리더십은 공동체의 목표 달성을 위해 지도자가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찾아 구성원들에게 따르도록 지시하고 명령한다. 어느 쪽이 바람직한가?

<제시문> 인하산악회는 새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 차기 회장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업은 산악회의 숙원사업인 해발 4800미터의 알프스 몽블랑 등반이다. 히말라야의 경우 산이 너무 높고 등반 코스가 험하여 소수의 공격조만이 정상 정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산악회원 전체가 정상 정복에 나설 수 있는 몽블랑으로 등반 목표를 정해둔 터였다. 산악회 회원 중에는 해발 4000미터 이상의 산을 등반해 본 사람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모든 회원들은 몽블랑 등반에 나선다는 기대와 위험한 등산에 대한 걱정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어떠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회장이 되어야 하는가를 두고 회원들 사이에서 활발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등반 도중에 생기게 될 여러 위험들을 극복하고 몽블랑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리더십이 필요한지,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고 전체 회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덕목이 필요한지, 선거를 하루 앞둔 지금도 회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의가 분분하다. 최종적으로 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은 다음의 두 명이다. 이들 역시 몽블랑 등반 경험은 없다.

김씨 : 그동안 산악회의 회계책임자로 일하면서, 꼼꼼하고 치밀한 회계 관리를 통해 산악회의 살림을 튼튼하게 만들었다. 산악회의 등반 행사 뒤풀이를 할 식당이나 이동할 차량 등을 빈틈없이 점검하고, 산악회 비품도 저렴하게 구매하는 수완을 발휘해왔다. 적립된 회비를 독자적인 결정으로 주식에 투자하여 크게 불려놓기까지 했다. (중략)

김씨는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을 받아들여 산악회의 규모를 크게 키워 성장,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악회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오랜 시간을 들여서 회원 전체의 의견을 모으기보다는 자신처럼 능력이 뛰어난 일부 간부 회원들이 앞장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악회 회원들 중 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씨 : 산악회를 창립한 초기 멤버이자 현재 부회장이다. 산악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생각하며 회원들의 애로 사항을 자기 일처럼 고민하며 해결해주려 노력한다. 회원들의 경조사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으며, 등반 행사가 없는 기간에도 회원들과 자주 어울리며 인화를 위한 식사모임을 주도해왔다. 때로는 불우한 회원을 자기 돈으로 다른 회원 모르게 돕기도 했다. (중략)

이씨는 앞으로 산악회가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봉사 활동도 겸하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원들 간의 화합을 늘 강조하면서, 산악회의 일을 처리할 때는 회원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령층을 불문하고 회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장년층 이상에서 지지도가 높다.


■ 해결 전략

리더십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을 말한다. 주어진 논제는 산악회 회장 선출 사례를 주고, 각기 다른 리더의 유형 중 어떤 유형이 집단을 이끌어가는 데 적합한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두 가지 제시돼 있는데, 첫째는 의사 결정 방식이며, 둘째는 리더십의 형태이다. 답안 작성 과정에서 이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거론돼야 한다.

김씨와 이씨는 의사 결정 방식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인다. 김씨는 의사 결정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산악회가 발전하려면 신속하게 의사를 수렴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산악회 전원 몽블랑 등반’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김씨와 같은 의사 결정 방식이 유효할 수 있다. 그러나 간부들의 결정 위주로 일이 진행되면 일반 회원들의 의견이 무시될 위험성이 있다. 산악회가 기본적으로 친목단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씨는 구성원의 화합과 협력을 중시한다. 이런 특성은 의사 결정 방식에도 적용된다. 의사 결정은 전체 회원의 합의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이런 방식은 구성원 각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고, 자발적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다양한 위험 요인이 있는 산악 등반 과정에서 모든 의사 결정이 구성원 전체의 합의에 의해 이뤄지기는 어렵다. 답안을 작성할 때 산악회라는 모임의 특성을 고려해 의사 결정 방식 및 리더십 유형에 있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를 고르고, 그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 자료 검색

CEO들의 다양한 리더십 색깔

컬러로 본 ‘대한민국 리더십’

위기의 순간마다 리더가 발휘하는 리더십은 한 조직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있을까.

연초마다 전략경영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남색 비전 리더이다. 87년 취임과 함께 밝힌 제2 창업, 93년의 ‘신경영 선언’ 그리고 최근의 ‘창조경영’에 이르기까지 시류를 읽고 비전을 제시하는 이 회장의 리더십이 삼성이 있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경영계의 평가다. 오늘날 화두가 되고 있는 디자인, 창조 경영을 이 회장은 10, 20년 전에 설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곁에서 지켜본 사람도 이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에 탄복하는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은 강력한 초록색 파워 리더십의 소유자다. 1999년 취임한 이래 직접 현장을 누비며 현대자동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향상된 품질로 미국 시장에서 ‘10년 10만마일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정 회장은 올해로 만 69세로 고희에 가까운 나이지만 사무실보다는 비행기와 공장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다. 정 회장의 리더십 원칙은 명료하다. 현장에 몸과 마음을 두고 품질 혁신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혁신 리더십으로 돋보이는 유한킴벌리의 문국현 사장은 보라색 변혁적 리더다. ‘고성과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가?’ ‘승자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역발상 전략을 강조하는 문 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할 때, 4조 교대제와 평생교육제도를 주장해 화제가 됐다.

약 40년 가까이 ‘철’과 살았던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따뜻한 가슴을 지닌 빨간색 서번트 리더다. 본사에 근무하면서도 명절 때 귀향한 동료들을 대신해 현장에 내려가 작업을 하기도 했던 이 회장은 ‘다른 사람이 있기에 자신과 회사가 존재한다’는 역피라미드 사고방식에 투철한 리더다. 이 회장의 서번트 리더십은 국내 대기업 중 포스코가 최고 수준의 투명경영을 이룩하는 데 기여했다.

에스케이(SK) 최태원 회장은 학습 문화를 강조하는 파란색 슈퍼 리더십이 돋보인다. 최 회장은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에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적 자산이 조직에서 가장 우선순위임을 강조한다. 1998년 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수직적인 권위 중심 문화를 수평적 인재 경영으로 바꾸며 글로벌 환경에 맞는 자생적 경쟁 모델을 개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글로벌 기업에게도 독특한 컬러를 엿볼 수 있다.

주황색 브랜드 리더십엔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비가 자주 내리는 시애틀의 아침을 산뜻한 커피 향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깨운 하워드 슐츠는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커피시장을 제패했다.

구글은 노란색 사이드 리더십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고객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 철저하게 예방 지향 전략으로 승부했기 때문.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을 검색 기능과 무차별 광고배너를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구글은 치밀한 분석력을 발휘하여, 검색에 몰입하려는 고객과 적기에 배너를 공유하고 싶은 광고주의 절묘한 조화를 찾아냈다. 초록색 파워 리더십의 성실한 실행력이 돋보이는 회사는 단연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웰치에서 이멜트에 이르기까지 목표 지향적 기업문화를 통해 철저하게 미션 지향적으로 조직을 이끈 지이는 오늘날 많은 기업의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학습하는 조직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파란색 슈퍼 리더십 기업이다. 시이오인 빌게이츠의 컬러와 같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인재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새로운 정보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직원을 용납하지 않는다. -김은지 기자, <이코노미21> 2007년 3월17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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