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정시지원때 챙겨야 할 변수들

설경. 2008. 12. 1. 13:27


[중앙일보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정시지원전략을 세울 때도 명심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올해 입시에서는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공개되면서 대학별 수능 환산점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점수체계는 완전히 다르다= 수능 최종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기재되지 않는다.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2009 지원 대학별 지원 전략을 짤 때는 지난해 수능 등급에 의한 결과보다는 2007학년도 입시 결과가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7학년도 정시 전형에서 표준점수를 활용한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79개 대학이었다. 백분위를 활용한 대학은 경기대, 단국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111개 대학이었으며,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영역별로 혼합 반영한 대학은 강원대, 경인교대, 부산교대, 세종대 등 9개 대학이었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 중에서도 탐구영역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 표준점수를 반영한 대학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아주대 등 9곳이었다. 올해 입시에서도 원점수는 단지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수능 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을 가지고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표준점수는 성적 분포(평균 및 표준편차)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평균 점수가 낮은 영역의 표준점수가 높으며, 어려운 영역 및 과목에서는 상위권 점수대의 표준점수 변별력이 높게 나타난다.

백분위는 수험생들의 상대석차로 높은 점수 100점부터 0점까지 나타내는데, 점수대별 응시생 분포에 따라 백분위는 일정한 점수 차이로 표현되지 않는다. 백분위는 중위권 변별력이 높게 나타난다. 상위권은 쉬운 영역 및 과목에서 백분위 점수차가 크고, 어려운 영역은 백분위 차가 크지 않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가 유리한 대학을 선택할지, 백분위가 유리한 대학을 선택할지를 선택해야 한다.수험생 A는 2007 수능에서 언·수·외·탐(3과목) 조합에서 표준점수로는 532점(800점 기준), 백분위는 381.7점(400점 만점)을 받은 반면, 수험생 B는 표준점수 총점 529.3점, 백분위 총점 386점을 받았다. 표준점수로는 수험생 A가 2.7점 앞서고, 백분위로는 오히려 수험생 B가 4.3점 높다. 외국어 성적에서 수험생 B가 수험생 A에 비해 표준점수로는 2점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백분위로는 4점이나 앞선다. 이에 반해 수리 성적에서는 수험생 A가 수험생 B에 비해 표준점수로는 7점이나 앞서지만, 백분위로는 3점 차밖에 나지 않았다. 영역별 점수를 조합하면 수험생 A는 표준점수에서, 수험생B는 백분위에서 유리한 점수가 나오게 된 셈이다. 2007 정시 지원에서 수험생 A는 표준점수가 유리한 연세대 공대에 지원하여 합격했고, 수험생 B는 백분위가 유리한 이화여대에 지원하여 합격했다.

※ 백분위 산출 공식 (모든 영역 및 과목)


[백분위] = {(한 수험생 점수보다 낮은 점수의 수험생수)+(동점자수)÷2 한 수} ÷(전체 응시생 수) × 100

※ 표준점수 산출 공식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표준점수) = 100 + 20 × (원점수-평균) ÷ 표준편차

탐구영역(사탐/과탐/직탐)제2외 과목

(표준점수) = 50 + 10 × (원점수-평균) ÷ 표준편차


 

■ 정시 수능 우선 선발과 대학별고사의 상관 관계를 파악하라= 2009입시에서도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 주요대학 일반전형에서 '수능우선선발'이 실시된다. 선발 인원은 전체 모집 정원에 대략 30% 정도에 이른다. 이 때문에 대부분 수험생이 수능을 당락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인식하지만, 여기에 숨은 뜻을 잘 이해해야 한다.

우선선발은 '최초합격자 기준'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세대, 고려대 가군 수능 우선선발 모집인원은 총 1400여명이다. 서울대 정시모집 인원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나'군 서울대 합격자의 대부분이 '가'군에 연세대, 고려대에 지원하기 때문에 실제로 연·고대 수능우선선발로 합격하는 학생들은 거의 서울대와 중복 합격한다고 볼 수 있다. 연세대 및 고려대에 실제 입학하는 인문계 학생들은 대부분 논술을 치르고 입학하게 된다는 얘기다. 또 가군의 한양대, 성균관대, 이대의 수능우선선발 인원을 모두 합치면 3000여명이고, 동점자를 고려하면 서울대 1단계 통과자 숫자와 '나'군 연세대(공학계열 분할모집), 서강대 합격자 숫자의 합이 엇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수능 우선선발에 해당되는 학생들은 연세대, 고려대의 경우 대부분 서울대와 중복합격하고, 그 외 사립대의 경우에도 서울대 1단계 통과자들로 채울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우선선발을 이용해 수능 성적만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한다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따라서 연세대, 고려대 인문계의 경우 논술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 대학에 따라 모집군의 변화를 분석해 지원하라= 2008년도 입시에서 성균관대는 나군 입시의 핵이었다. 최근까지 '가'군을 고집하다 '나'군에 무논술로 도전장을 내민 결과'대성공'이었다. '나'군 성균관대 진입에 따라 '나'군의 경쟁 대학들이 그 유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모집군의 이동에 따라 합격선과 경쟁률의 변화를 추리해보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2009년은 대학들의 모집군 변화가 어느 해보다 심하다. 올해부터 중앙대가 가·나군을 분할 모집하면서 '가'군에 공대 및 자유전공학부를 모집한다. 서울시립대는 인문, 자연 전 모집단위에서 '가'군 및 나군분할 모집을 실시한다.

아주대는 올해 처음으로 '가'군 모집을 신설, 가·다군 분할 모집을 하고, 경원대는 '가'군 분할 모집인원을 대폭 늘려 가·나·다군 분할 모집을 한다. 이 점을 잘만 활용

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모집단위 재편에도 주목해야 한다. 인문계열은 로스쿨 도입에 따라 주요 대학들의 법대 모집이 폐지된다. 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 판도는 경영, 자유전공, 사회대 등의 흐름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은 약대 모집이 없고, 의·치·한의예 전문대학원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함에 따라 서울 소재 대학들의 의예과 정시 지원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자연계 모집단위의 합격선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적으로 약대 지망생들과 의학전문대학원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로 인해 자연계열 모집단위 중 생명과학과, 화학과 등 약대 유사학과의 경쟁률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도움말=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

02-552-6954, cheongsol.co.kr

[ⓒ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