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중 연세대 총장은 3일 고려대에서 '아름다운 꿈'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꿈꾸지 않는 조직과 개인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항상 마음 속에 꿈을 품고 노력하면 꿈은 이뤄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날 특강은 지난달 이기수 고려대 총장의 연세대 특강에 따른 답방 형식으로 이뤄졌다. 김 총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문을 인용해 "1968년 킹 목사가 인종차별 없는 사회에 대해 꿨던 꿈을 40년 만에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실현했다"며 아름다운 꿈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지난달 연세대 특강 때와는 달리 200여석을 꽉 채운 학생들을 향해 김 총장은 아름다운 꿈을 실험하기 위한 7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열병을 앓듯이 사랑해 보라' '가끔은 멍하니 하늘을 보라' '자신의 전공 분야에선 프로가 돼라' '인생의 멘토를 구하라' '세계와 소통하도록 영어공부를 하라'는 등의 조언이다. 특히 다독(많이 읽고)ㆍ다색(많이 생각하고)ㆍ다작(많이 쓰는)하는 '삼다(三多)'를 당부했다. 이어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의 훈련 파트너인 신철우씨의 '우리는 한 팀이다'라는 글을 소개하며 "인생을 코치해줄 선배나 스승,멘토를 찾고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할 친구 3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종일관 유머와 위트로 1시간가량 강의한 김 총장은 마지막으로 미리 준비해온 휴대폰 음원을 이용해 가수 인순이씨의 '거위의 꿈'을 직접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후 고려대 학생들의 재미난 질문들이 이어졌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인데 이제 평생 직장은 없는 것 같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일단 사시부터 보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딸도 신림동(고시촌) 낭인이 될 위기에 놓였다"며 "법대를 가라고 조언한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특강을 경청한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교내 홍보 포스터를 보고 특강에 참석했다는 임호연군(체육교육과 08학번)은 "김 총장의 유머러스한 강의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문을 들으며 다시 한번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특강에서 고려대와 연세대 두 대학 졸업장을 동시에 따는 복수학위제를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국내 대학 사이에 복수학위를 인정하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라며 "두 대학이 새로운 협력을 모색해서 세계 명문대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얼마 전 기공식을 한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캠퍼스를 연ㆍ고대 학생들이 공동으로 이용했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성선화/사진=양윤모 기자 d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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