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2외국어 가운데 가장 많은 수험생이 선택한 과목은 중국어도 일본어도 아닌 '아랍어'였다.
아랍어를 선택한 수험생은 2만9278명으로 일본어(2만7465명) 한문(1만6908명) 중국어(1만3445명)보다 많았다. 2005학년도에 531명에 불과했던 아랍어 선택 학생수가 불과 4년만에 50배 이상 늘었다.
전국 고교 가운데 단 한 곳도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기형적인 현상이다.
이는 아랍어를 선택해 잘 '찍으면' 표준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무작정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점수를 변환한 표준점수를 보면 근거가 있다.
아랍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00점(만점)이다. 일본어(70점) 한문(73점) 중국어(74점) 등 다른 제2외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70점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30점 정도 높다. 일본어는 만점을 맞아도 표준점수가 70점인데, 아랍어는 다 맞히면 100점을 받았다는 얘기다.
표준점수 계산법으로 해석하면 아랍어는 평균이 대단히 낮은 대신 상위 점수 학생도 대단히 적다는 얘기다. 즉, 아랍어를 아주 잘하는 학생 외에 나머지는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바닥을 깔아주고 있는 형국이다.
아랍어의 이상 열풍으로 인해 제2외국어의 난이도 조정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평가원은 과목 선택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선택과목별 난이도 조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 기형적인 아랍어 선택 열풍으로 제2외국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아랍어 100점)과 최하점(프랑스어 69점) 차이가 무려 31점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아랍어만 빼면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11점으로 줄어든다.
조용기 교육과정평가원 기획분석부장은 "아랍어는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다"며 "가르치는 학교는 없는데 제2외국어 선택과목에는 들어있는 이상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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