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과정보

[학과 프리즘]법학과/ 기업·금융기관 법학 수요증가 희소성 때문 기회늘것

설경. 2009. 1. 15. 12:47

기업·금융기관 법학 수요 증가 희소성 때문에 기회 늘어날 것

오는 3월, 25개 대학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문을 연다. 그러나 로스쿨 미인가 대학은 법학과를 그대로 유지한다. 법조인을 꿈꾸는 수험생들은 법학과에 진학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다. 사실 로스쿨 도입 이후 법대 인기가 격감할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2009 정시 뚜껑을 열었더니 경쟁률이 전년에 비해 크게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대·단국대·동국대·숙명여대·숭실대·홍익대 등 주요 대학의 법학과 경쟁률이 올라가 커트라인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법학과 유지 대학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법 전공자를 필요로 하는 기관이 많아 오히려 희소성 탓에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동국대 법대 정용상(52) 학장은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 법학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법대 학생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장학제도, 고시반에 다양한 지원

단국대 법대는 한때 '사시 단대'라 불릴 만큼 다수의 법조인을 배출했다. 요즘도 토요일마다 고시반에서 모의고사를 치른다. '특별장학' 조건을 충족한 신입생에게 등록금 전액 및 매월 장학금과 기숙사비까지 댄다. 단국대는 민사소송, 국제거래 실무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영입, 실무이론이 교과과정에 스미도록 학제를 조정했다. 또 죽전과 천안캠퍼스의 법대를 통합, 경쟁력있는 단일 법대를 계획하고 있다. 단국대 정준현(51) 법대학장은 "로스쿨을 개원해도 법학과 학생들에게 유리한 사법시험 제도는 2016년까지 유지될 예정이라 법학과는 인기학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국대 법대는 사법시험에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과목마다 한 강좌씩 사시 집중반을 운영 중이다. 또 사시 출제경험이 있는 교수들을 중심으로 특강을 개설, 학생들에게 1대1 전담교수제를 도입했다. 여기다 우수 신입생 유치를 위한 장학제도도 손질한 상태. 이른바 '핵심인재 장학제도'는 법학과 신입생 30명에게 학부 4년간 등록금과 대학원 진학 시 석·박사과정의 등록금 전액을 감면하고 교재 구입비를 지원한다. 불교계 쟁송사건을 전담하는 교내 로펌인 '동국법률구조지원단'(가칭)을 설립인가 신청을 마친 상태. 정용상 학장은 "동국법률구조지원단은 불교법무를 해결하는 법률 클리닉으로 운영된다. 학부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법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동국대는 2009년 3월 법무대학원도 개원한다. 이 법무대학원은 미국 로스쿨입학 및 변호사시험 준비과정으로 '미국법무과정'과 '문화예술법무전공' '법률실무과정' 3개 트랙으로 운영된다.

홍익대 법학과는 1987년 법경대학으로 부활했다. 법학과와 경제학과가 결합된 형태이기에 학제가 실용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홍익대의 법대 특성화 방안 또한 실용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현재 대륙법과 영미법에 정통한 교수진을 중심으로 전문 특화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학기 법대 재학생 가운데 40.58%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을 만큼 수혜율이 높다. 미국 서포크대 로스쿨, 일본 소카대 로스쿨, 중국 사천대, 동북대 등과 학술교류도 활발하다. 법학과장 김성태(43) 교수는 "법과대학에서 법학을 먼저 공부한 사람이 로스쿨에서 훨씬 유리하다. 학부 4년간 선행학습을 마치고 나면 변호사시험은 물론 검찰사무직, 법원행시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무강의로 경쟁력 확보

국민대 법대 역시 이론과 실무 면에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실무수업으로 '법률 상담 과정' 과목을 꼽는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들으며 무료법률상담과 봉사활동을 병행한다. 또 사시 준비 학생을 위해 금요특강, 북악포럼, 동문멘토 등 다양한 특강을 실시한다. 법학과 박민(44) 교수는 "동문멘토는 현직에 있는 법조인 선배들이 직접 후배를 개별 지도하는 과정"이라며 "선배들의 강의를 듣고 진로를 결정하는 학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실시하는 한국법 연수프로그램도 이 대학만의 특징이다. 지난 1995년 미국내 한국법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산타클라라 로스쿨에 연수과정을 설치했다. 미국 현지 학생과 법대 학생이 함께 한국법 이론과 법조 실무를 배우게 된다. 미국법조협회(ABA)에서 정식 인증할 정도로 강의수준, 내용, 강사 모두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또 국민대는 미국 로스쿨 장학제도를 마련한 상태다. 지원 자격을 충족한 법대생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골든게이트 로스쿨에 진학시켜 1년간의 로스쿨 수업료를 지원한다.

숭실대 법대도 법조인 양성을 위해 실무수업으로 교과과정을 일부 개편했다. 그 예로 이론과 실무를 결합한 '형사클리닉' 강좌를 들 수 있다. '형사클리닉' 강좌는 기존 이론중심의 법학 강의에 케이스 풀이와 판례 심화과정을 더했다. 숭실대 법대에는 다른 법대에서 볼 수 없는 영법원강, 독법원강 수업이 개설돼 있다. 미국 로스쿨을 졸업한 교수진이 원어로 강의하는 이 강좌 역시 법조실무에 가까이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모색도 돕고 있다. 채우석(49) 법대 부학장은 "법학은 여러가지 분야로 적용이 가능한 학문이다. 어떤 시험을 봐도 법학 과목이 빠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의 진로설정을 위한 예로 매주 법무사, 노무사, 감평사, 세무사 등 현직에 있는 선배들의 팀티칭 수업이 이뤄진다. 1학년을 대상으로 '전공탐색 세미나'도 개최하고 있다.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위해 '진로교수제'를 도입, 교수와 학생 간의 1대1 진로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대학별 특성화로 승부

2005년에 법정대학에서 법과대학으로 개편한 숙명여대는 법대 특성화와 주력하고 있다. 특성화 방향을 '법조 글로벌화'로 정하고 올해부터 미국변호사시험을 대비한 LL.M.(MASTER OF LAWS) 과정과 연계해 원어강의를 실시한다. 앞으로 실시할 이 원어강의는 미국의 법률과 국내법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제도다. 또 3학년 이상은 미국의 '켄트 로스쿨'에서 수강할 수 있는 학점교류 기회가 주어진다. 그리고 국내 로스쿨을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 의사소통센터에서 전담하는 법학적성시험 대비강좌를 계획하고 있다. 이욱한(50) 법대 학장은 "미국 변호사시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원어강의를 철저하게 준비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외국어 100% 전형으로 일부 학생을 모집하고 외국 유학생도 유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대 특유의 섬세함을 살린 '멘토 프로그램'도 자랑거리다. 학생 예닐곱 명의 진로 설정을 교수 한 사람이 개별 지도한다.

2009년부터 항공·교통·물류·우주법학부로 통합된 항공대 항공우주법학과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학과다. 1~2학년 학부생은 운항, 교통, 공학 및 경영 등 항공분야의 전반을 배우고 3학년 때 전공선택을 한다. 이 때문에 인문계, 자연계 모두 지원이 가능하다. 또 일반 법대와 마찬가지로 국가고시에 대비할 수 있는 교과과정이 마련돼 있다. 물론 항공 우주분야의 전문 교과목이 개설돼 있다. 항공대 우주법학과는 헌·민·형 기본법을 바탕으로 항공법, 우주법 및 항공우주정책까지 섭렵할 수 있다. 항공대 법학과장 김선이(50) 교수는 "현재 항공우주산업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항공우주법은 법학분야의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허지혜 맛있는공부 인턴기자]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