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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열전]연세대 "자유전공은 원하는 진로 찾는 지름길이었어요"

설경. 2009. 5. 3. 23:33

[우리대학 열전] 연세대

올해 처음 신설된 '자유전공'학생들은 특정 학부에 소속되지 않아 자신이 원하는 과목들을 수강하고 진로를 탐색한 뒤 2학년 때 자신이 원하는 과를 선택할 수 있다. 어떤 분야를 선택해야 할 지 고민하던 필자에게 '자유전공'은 '나를 위해 신설된 학과'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지금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 동기들 중에는 필자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었던 친구들이 적지 않다.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어느 학과를 선택해야 할 지 고민했다"는 친구, "학과를 선택하는 데 부모님과 의견을 달리하는 바람에 자유전공으로 타협을 봤다"는 친구 등 그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자유전공을 선택한 우리지만, 지금 어느 누구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대학교 1학년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문학적 기초 소양을 쌓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맞는 진로와 적성을 탐색하는 것뿐이다.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높이고자 우리 대학에서는 자유전공 학생들만을 위한 특별 강좌들을 개설했다. 자유전공 학생들이 특정한 학과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것을 고려해 대부분의 자유전공 강의는 여러 단과대에 소속된 교수님들의 팀티칭으로 이뤄진다.

매주 고전 텍스트를 읽은 후 철학과, 경제학과, 정치외교학과 교수님들의 강의를 두루두루 들을 수 있다. 또한 강의시간 외에 토론시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어 소수로 구성된 반에서 교수님들과 고전 텍스트에 대해 토론하며 현실과 관련지어 생각해보기도 한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 자체는 어렵기도 하지만 전공이 모두 다른 교수님들로부터 수업을 듣다보니 텍스트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 매우 흥미롭다. 또한 자유전공 학생들에게는 매주 각 단과대에 소속된 교수님들로부터 학과와 진로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정확한 정보로 학생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진로를 선택하도록 돕기 위한 학교 측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다른 학과 친구들은 "자유전공 학생들은 어떤 수업을 듣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때 필자의 대답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다"이다. 자유전공에 소속된 학생들의 경우 필수 이수 과목이 타 학과에 비해 적기 때문에 듣고 싶은 과목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수강하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수업을 필수 과목을 수강하느라 듣지 못하는 타 학과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올해 처음 신설된 학과이다 보니, 아직 '자유전공'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아직 학과가 정해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면 "아직까지 전공을 정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자유전공 친구들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 앞에 펼쳐질 세상을 제대로 경험해 보기도 전에 가야할 길이 정해져 있다면 진정으로 원하는 길을 찾기 위해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송이 연세대 자유전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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