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내신이 상위 10%입니다. 특목고 진학은 어려울 것 같은데, 지역 단위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엔 합격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하는 학부모가 많다. 하지만 답할 수 있는 교육 전문가는 없다. 지역 단위 자사고는 학교별로 중학교 내신 상위 30~50% 내에서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어떤 스펙보다 운(運)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국에는 49개 자사고가 있다. 서울에 있는 지역 단위 자사고는 24개다. (전국 단위 모집 하나고 제외) 지난 이명박정부가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를 추진한 지 3년 만인 올해 자사고 첫 졸업생이 쏟아져나왔다. 당연히 관심은 대학 진학률에 쏠렸다.
일단 명문대 진학률과 수능 성적만 놓고 보면 실망스럽다. 중동고와 세화고의 올해 서울대 합격자 수는 각각 16명, 17명으로 자사고 전환 전 21명, 16명과 큰 차이가 없다. 수능 성적도 마찬가지다. 언어·수리·외국어 1, 2등급 비율은 중동고 37.7%, 세화고 35.1%로 일반고인 휘문고 36.6%, 숙명여고 36.1%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서 학부모 사이에서 “굳이 비싼 등록금 내고 자사고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한 해 입시 결과만 보고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구조조정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사고 내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2014학년도 입시 결과가 나오면 살아남는 자사고와 일반고로 다시 돌아갈 학교가 뚜렷하게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립 초반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특목고의 대안이었던 자사고가 3년 만에 위기에 처한 셈이다.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자사고의 과다 지정으로 인한 지원자 미달 사태, 일반고와의 커리큘럼 차별화 실패, 대학 진학률 부진이다.
서울 지역 단위 자사고는 첫해인 2010년 13개 교로 출발했다. 2011년 26개까지 늘었다, 올해 24개로 줄었다. 2012년엔 신입생을 거의 못 받은 동양고, 2013년엔 정원 60%를 못 채운 용문고가 각각 일반고로 전환했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도 경문고·대광고·숭문고 등 5개 학교 경쟁률이 일대일을 넘지 않았다. 미림여고는 350명 모집에 183명만 지원했다.
일반고와 커리큘럼 차별화에 성공한 학교도 별로 없다. 자녀를 한가람고에 보내고 있는 이모(55·마포구 망원동)씨는 “일반고와 다른 게 뭔지 모르겠다”며 “목동에 오래 살아서 10년 전부터 한가람고를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자사고로 바뀐 뒤 달라진 건 등록금이 비싸졌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입 경쟁력이다. 김현정 디스쿨 대표는 “대학 입시 실적이 저조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입시에서 하나고처럼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면 자사고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사고의 강점은 분명히 있다. 대학 진학에 뜻이 있는 상위 50% 학생 중에서만 선발하기 때문에 수업 분위기가 좋다. 또 일부 학교는 동아리와 방과후 수업 활성화 등을 통해 진학·진로 교육에 힘쓰며 학생들 경쟁력을 키워주고 있다. 정부에서도 자사고를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교육부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교육과정 운영 다양화와 법인 전입금 납부 현황,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여부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해 문제점은 개선하고, 발전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질문을 하는 학부모가 많다. 하지만 답할 수 있는 교육 전문가는 없다. 지역 단위 자사고는 학교별로 중학교 내신 상위 30~50% 내에서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어떤 스펙보다 운(運)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국에는 49개 자사고가 있다. 서울에 있는 지역 단위 자사고는 24개다. (전국 단위 모집 하나고 제외) 지난 이명박정부가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를 추진한 지 3년 만인 올해 자사고 첫 졸업생이 쏟아져나왔다. 당연히 관심은 대학 진학률에 쏠렸다.
일단 명문대 진학률과 수능 성적만 놓고 보면 실망스럽다. 중동고와 세화고의 올해 서울대 합격자 수는 각각 16명, 17명으로 자사고 전환 전 21명, 16명과 큰 차이가 없다. 수능 성적도 마찬가지다. 언어·수리·외국어 1, 2등급 비율은 중동고 37.7%, 세화고 35.1%로 일반고인 휘문고 36.6%, 숙명여고 36.1%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서 학부모 사이에서 “굳이 비싼 등록금 내고 자사고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한 해 입시 결과만 보고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구조조정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사고 내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2014학년도 입시 결과가 나오면 살아남는 자사고와 일반고로 다시 돌아갈 학교가 뚜렷하게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립 초반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특목고의 대안이었던 자사고가 3년 만에 위기에 처한 셈이다.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자사고의 과다 지정으로 인한 지원자 미달 사태, 일반고와의 커리큘럼 차별화 실패, 대학 진학률 부진이다.
서울 지역 단위 자사고는 첫해인 2010년 13개 교로 출발했다. 2011년 26개까지 늘었다, 올해 24개로 줄었다. 2012년엔 신입생을 거의 못 받은 동양고, 2013년엔 정원 60%를 못 채운 용문고가 각각 일반고로 전환했다.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도 경문고·대광고·숭문고 등 5개 학교 경쟁률이 일대일을 넘지 않았다. 미림여고는 350명 모집에 183명만 지원했다.
일반고와 커리큘럼 차별화에 성공한 학교도 별로 없다. 자녀를 한가람고에 보내고 있는 이모(55·마포구 망원동)씨는 “일반고와 다른 게 뭔지 모르겠다”며 “목동에 오래 살아서 10년 전부터 한가람고를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자사고로 바뀐 뒤 달라진 건 등록금이 비싸졌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입 경쟁력이다. 김현정 디스쿨 대표는 “대학 입시 실적이 저조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입시에서 하나고처럼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면 자사고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입력 2013.07.17 00:40 / 수정 2013.07.17 00:40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ctg=12&Total_ID=12089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