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급제로 관심을 모았던 2008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수리 '가'영역 난이도 실패다. 1등급 비율은 4%대로 적절했지만 2ㆍ3등급 동점자가 크게 늘어 입시전략과 교사 진학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언어ㆍ외국어 등 다른 영역에서는 대부분 등급별 비율이 기준 비율과 비슷해 난이도 조절이 적절했다는 평가다. 등급제의 입시전략 핵심 포인트는 대학별 영역 가중치를 적용한 '환산점수'다. 평균 등급은 같아도 등급 조합에 따라 주요 대학 점수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등급 조합이 어떤 대학 전형에 가장 유리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수리 '가' 영역 등급 대혼란 = 자연계 수리 과목인 수리 '가'영역 대혼란의 원인은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내려갈 만큼 너무 쉬웠기 때문이다. 사설 입시기관들은 수리 '가' 1등급 점수를 100점 만점에 98점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수리 '가'형에서 2등급을 받은 학생이 1만2346명(10.08%)에 달해 2등급 기준 비율인 7%를 훌쩍 넘어섰다. 그 여파로 3등급 비율은 기준 비율(12%)에 못 미치는 9.55%로 크게 줄었다. 평소 1등급을 받던 학생 중 상당수가 한 문제 실수로 2등급으로 내려왔고, 반대로 평소 3등급 수준이던 많은 수험생이 2등급으로 한 등급 올라갔다는 얘기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리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로 연세대ㆍ고려대 등 하위권 학과나 중ㆍ상위권대 상위권 학과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럴 경우 학생부와 논술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주요 영역 1등급 인원수는 = 2008 수능에서 언어ㆍ수리ㆍ외국어 등 주요 3과목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3747명. 지난 9월 모의수능(5436명)보다 크게 줄어 변별력은 어느 정도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일단 수능 상위 등급을 받은 대부분 수험생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 원서를 넣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3개 영역 1등급 학생수는 3개 대학 정시모집 정원(6000여 명)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 의학계열(1000여 명) 한의예과(597명) 약학(719명) 등 자연계 인기학과 정원까지 더하면 합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다만 이들 대학 지원자들은 대부분 언ㆍ수ㆍ외 1등급으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사회ㆍ과학탐구 영역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언ㆍ수ㆍ외 3과목 외에 탐구영역 4과목까지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644명(0.11%)에 불과하다. 특히 정시모집 1단계에서 수능성적만으로 모집 인원의 2~3배수를 뽑는 서울대는 언ㆍ수ㆍ외 영역이 1등급이라면 일부 탐구과목에서 1~2개 과목 정도 2등급을 받아도 지원해 볼 만하다는 게 입시전문가들 지적이다.
◆ 대학별 수능영역 가중치 주목 = 평균 등급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환산점수다. 수험생들은 지망대학 수능 영역별 가중치 여부를 반드시 따져 환산점수를 산출해봐야 한다. 주요 대학들은 등급제 도입에 따른 수능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영역에 가중치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능 가중치를 따져보자. 인문계는 언어와 외국어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이 많다. 자연계는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반면 상위권 대학에서는 인문계에도 수리 '나'영역에 가중치를 많이 주기 때문에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자연계)는 수리에 50% 가중치를 둔다. 이에 따라 수리 1등급 150점, 2등급 144점에 비해 3등급은 136.5점으로 뚝 떨어진다. 서울대는 자연계는 물론 인문계에도 25% 가중치를 부여한다. 고려대는 수리 '나'형 1등급 200점, 2등급 194점을 부여하지만 3등급에는 183점만 준다. 다음으로 가산점은 자연계에서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영역에 부여한다. 특히 수리 '가'형 가산점은 지난해보다 높아져 최대 10%까지 주고 있으며 31개 대학에서 도입하고 있다.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도 15개에 달한다.
◆ 수능 평균 등급별 지원 전략 = 일단 평균 등급이 1.3등급 이상이면 최상위권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상위권 학과, 지방소재 의예과 한의예과에 지원 가능하다. 특히 서울 소재 대학들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어 사실상 두 번의 지원 기회가 있다. 동점자가 많은 만큼 논술과 구술면접 점수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부분 탐구영역을 3~4과목 반영하기 때문에 탐구영역 영향력도 상당히 큰 편이다. 평균 등급이 1.4~2.0등급이라면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나 지방 국립대 상위권 대학을 노려볼 만하다. ' 가' '나'군 대학 중 한 개 대학은 합격 위주로 안정 지원하고, 나머주 군 대학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점수대 역시 서울지역 대학들은 논술을 대부분 실시하는 만큼 논술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등급 평균이 2.1~4.0등급인 중위권 점수대는 '가' '나' '다'군에 복수 지원이 가능한 점수대로 심리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가장 몰려 있는 점수대로 경쟁이 어느 등급대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대부분 대학이 학생부와 수능만으로 신입생을 뽑기 때문에 다른 변수가 거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올해 중위권 점수대는 학생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평균 등급 4.1등급 이하인 하위권은 지방 소재 대학들에 지원 가능하다. 2개 대학 정도는 적성을 고려해 합격 위주로, 1개 대학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다만 중위권 학생들이 합격 위주로 하향 지원한다면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용 어> 평균 등급:수험생이 응시한 각 영역 등급 합계를 영역 수로 나눈 수치다. 가령 A학생이 언ㆍ수ㆍ외 모두 1등급, 사회탐구 3과목에서 각각 1ㆍ2ㆍ3등급을 받았다면 언ㆍ수ㆍ외 등급 합인 3등급에 사탐 영역 등급 평균 2등급을 더한 등급 합산(5등급)을 응시 영역 수(4개)로 나눈 1.3등급이 A학생 평균 등급이다. [박준모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8~ 대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 속 대입수능 등급제 - 변수 숨어있네 (0) | 2007.12.11 |
---|---|
[2008 수능성적 발표] 각 과목별 등급 분포 분석 (0) | 2007.12.07 |
<표> 수능 등급별 주요대 지원 범위 (0) | 2007.12.07 |
2008수능 등급별 지원 전략은 (0) | 2007.12.07 |
<수능 유불리 따지고 복수지원 활용해야> (0) | 2007.12.07 |